"도저히 방망이 못 잡겠더라"…1차지명 유격수 돌연 현역 입대, 선수 생명 걸린 문제였다[인터뷰]

김민경 기자 2023. 11. 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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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재석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손목이 도저히 방망이를 못 잡겠더라. 손목 때문에 현역을 조금 더 고려해 입대를 결심했다."

두산 베어스 1차지명 유격수 안재석(21)이 현역 입대를 결심한 이유를 직접 밝혔다. 두산 구단은 지난달 31일 이천베어스파크에서 마무리캠프를 시작하면서 안재석의 거취를 이야기했다. 안재석은 시즌 막바지 손목 상태가 좋지 않아 9월초 이후로는 2군에서도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시즌을 마치고 구단과 신중히 협의한 끝에 군 문제부터 해결하기로 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안재석이 허리를 다친 뒤로 컨디션도 안 올라오고, 본인 스스로 힘들어하더라"고 입대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두산 관계자는 안재석이 상무를 선택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지금은 잠시 야구를 내려놓고 싶다고 하더라"고 했다.

안재석은 1일 스포티비뉴스와 통화에서 "입대한다고 하니 모든 분들이 의아해하시더라. 상무도 좋은 선택지고 가고 싶었지만, 12월에 지원해서 내년 5월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그 시간이 아깝다고 판단했다. 구단과 많이 상의해서 결정을 빨리 내렸다"고 밝혔다.

올해 유독 안 풀리는 시즌이었다. 안재석은 서울고를 졸업하고 2021년 1차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했을 때부터 '포스트 김재호'로 주목을 받았다. 2004년 김재호에 이어 17년 만에 뽑은 1차지명 내야수로 구단 내부에서도 기대감이 높았다. 김재호 다음 세대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안재석이 3~4년 사이에 잘만 성장한다면, 순조롭게 세대교체도 가능하리라 믿었다. 2021년 두산 신인 야수로는 이례적으로 1군 96경기에서 224타석에 나섰고, 지난해도 99경기 264타석을 기록했다. 그런데 올해는 27경기에서 68타석밖에 들어가지 못했다. 시즌 초반에는 이유찬이 주전 유격수로 나서면서 벤치를 지켰고, 시즌 도중에는 허리, 손목 등 부상 여파로 부진해 출전 기회가 갈수록 줄었다.

마음처럼 시즌이 풀리지 않아 답답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지난해부터 괴롭힌 손목 부상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안재석은 지난해에도 9월초에 시즌을 접었는데, 당시 김태형 전 감독(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유격수는 저런 손목 부상을 그대로 두면 고질병이 된다. 그래서 경기 뒤에 타격 훈련 같은 것도 하지 말고 훈련량을 조절하라고 이야기했는데, 어린 선수라 그런지 그러지를 못하더라"며 그라운드에서 멀어지게 한 배경을 설명했다.

▲ 안재석이 타격하고 있다.ⓒ곽혜미 기자
▲ 안재석 ⓒ 두산 베어스

안재석은 "물론 야구선수가 그라운드에서 많이 못 뛰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야구를 하기 싫은 게 아니다. 자꾸 부상이 여러 차례 똑같은 부위에 생기다 보니까 상무에서 계속 야구를 하면 심하게 악화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손목 부상이 잠깐 재발했다. 작년에 아팠던 곳이 재발해서 2군 경기마저도 마지막에는 뛰지를 못했다. 허리는 지금은 다 나았는데, 허리 부상은 참고 관리하면서라도 경기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손목 부상은 도저히 방망이를 못 잡겠더라. 손목 때문에 현역을 조금 더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선수 생명이 걸린 문제라 판단하니 휴식이라는 과감한 결정도 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현역으로 군 문제를 해결하는 선수들도 많아 크게 걱정하진 않았다. 안재석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니 편하게 다녀오라고 했다.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하더라. 조금 시간이 안 갈 뿐이지 생활해 보면 나름대로 재미있다고 말해주더라"며 건강하게 군 생활을 잘 마치고 돌아오겠다고 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는 구단의 기대에 걸맞은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안재석은 "시기적으로 당장 기회를 많이 못 받을 것 같아서 지금 빨리 군 문제를 해결하고 오는 게 맞는 것 같았다. 올해는 나름대로 캠프 때 열심히 준비했다. 개인적으로 챔프 때 좋았던 감을 이어 가고 싶었는데, 시즌 초에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초반에 좋을 때라도 더 보여주고 싶었는데, (이)유찬이 형이 먼저 나가고 (김)재호 선배가 나가면서 기회가 많이 오지 않았다. 그런 점이 개인적으로 아쉬웠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지난 3년 동안) 아직 완벽한 모습은 못 보여 드렸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올해는 수비가 굉장히 늘었다고 생각한다. 수비는 안정감을 보였다고 생각하고, 타격은 더 많이 발전해야 한다. 피할 곳이 정말 없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발전되고 성숙한 모습도 보여야 한다. 군대 다녀와서 야구를 잘하는 게 첫 번째 목표고, 이제는 진짜 안 다쳤으면 좋겠다. 몸도 잘 만들어서 오래 야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 안재석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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