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인 유독 몰리는 한국공항은 어디?..한류와 산단의 힘[르포]
【김해(경남)=권준호 기자】 지난 10월 31일 오전 9시 김해공항 국제선 출입구. 아침부터 여행을 떠나기 위한 사람들로 가득했다. 특히, 베트남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은 게 이채로웠다. 일부 승객은 베트남 국기가 그려진 옷을 입고 있었다. 남창희 김해공항장은 “코로나19 전 대비 올해 1~10월 23일까지 김해공항에서 국제선 여객 회복이 가장 빠른 국가는 베트남”이라며 “회복률은 98.6% 수준”이라고 말했다.
올해 점유율은 9.4%로 소폭 줄었지만 최근 회복세는 가파르다. 실제로 코로나19 전 대비 55.1%에 불과하던 올해 1월 국제선 여객 회복률은 7월 68.8%, 8월 69.2%, 9월 79.7%로 빠르게 상승했다. 10월 28일 기준 회복률은 85.5%로 연중 최고를 기록했다.
국제선 여객 회복 중심에는 베트남이 있다. 남 공항장은 “베트남의 여객 회복률이 가장 높은 이유는 창원 등 경남지역 산업단지에 베트남인들이 많이 들어와 일하고 있어 김해-베트남 이동 인구가 많고, 최근 부쩍 늘어난 한류 인기로 (베트남에서) 관광도 많이 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엣젯 항공 등 베트남 항공사들이 공격적으로 들어온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올해 김해공항 국제선의 회복률 2위 국가는 81.4%를 기록한 일본이다. 필리핀이 72.1%, 태국 68.7%, 대만 65.2%로 뒤를 이었다. 다만 중국 여객 회복률은 16.2%에 불과했다.
남은 과제는 중국 여객 회복과 5000㎞ 이상 장거리 신규 취항이다. 남 공항장은 "장거리 노선 확충은 김해공항 노선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지역민의 항공교통 편의 증대를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동남아뿐 아니라 미주, 유럽 등 노선이 운영돼야 그쪽 지역에 있는 외래객의 직접적인 방문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장거리 노선 신규 개설을 위해서는 높은 수요가 예상되는 '타깃 노선'을 정하고 부정기편을 통한 시범운영을 유도하고 있다. 구체적인 타깃 노선은 이스탄불(터키), 바르샤바(폴란드), 두바이(아랍에미레이트), 자카르타·발리(인도네시아), LA·샌프란시스코(미국) 등이다.
올해 6월에는 부산시와 함께 항공사, 여행사를 대상으로 장거리 노선 인센티브 제도를 설명했다. 남 공항장은 “올해 부산시 장거리노선 확충지원 조례 개정에 참여해 지원금 10억원 정도가 유치됐다”며 “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항공사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토교통부에 부산지정 운수권 확대도 계속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한국공항공사 김해공항, 부산시, 부산관광공사, 부산상공회의소 등과 김해공항 장거리노선 협의체를 유치했다. 남 공항장은 “미주를 제외한 나머지 노선들은 모두 추가 항공협정을 통한 운수권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국내외 항공사들의 긍정적인 취항 검토 의사가 있으나 운수권이 확보되지 않아 노선개설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 간 운수권이 아닌 부산 지정 운수권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해공항은 올해 12월 월간 기준 국제선 여객을 코로나19 전 대비 90% 이상 회복하겠다는 목표다. 남 공항장은 “11월 월간 기준 최대 90%까지 회복할 수 있다”며 “연간 국제선 여객 목표는 670만명 가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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