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손실흡수능력 높인다…특별준비금 요구권 도입

금융위 정례회의서 은행업감독규정 개정고시안 의결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연 1.25% 인상으로 KB·신한·우리·하나·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이번 주 들어 모두 예·적금 금리를 상향 조정했다. 20일 서울 시내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2022.01.20.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한 은행의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위해 금융당국이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1일 제19차 정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은행업감독규정' 개정고시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은행권에 대한 금융당국의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을 도입하고 은행별 대손충당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예상손실 전망모형 점검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근거규정을 마련하는 것이 골자다.

이는 지난 3월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에서 발표한 은행 건전성 제도 정비방향의 후속조치다.

앞서 지난 4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을 계기로 은행권 위기대응능력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바 있다. 국내 은행은 회계기준에 따라 향후 예상손실에 상응하는 대손충당금을 적립해 왔지만 대손충당금 적립수준이 미국, 유럽 등에 비해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금융위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국내 은행의 총여신 대비 충당금적립률은 0.93%로 유럽(1.51%)과 미국(1.67%)보다 크게 낮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 도입을 통해 은행의 대손충당금 및 대손준비금 적립수준이 부족하다고 판단될 경우 대손준비금 추가적립을 유도키로 했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은행들에 선제적으로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가 없었다. 이에 따라 필요시 금융감독원이 은행권에 대손충당금 및 대손준비금 추가 적립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는 식으로 대응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은행이 보유중인 잠재부실여신의 부실화를 가정할 때 필요하다고 추정되는 충당금·준비금 규모에 비해 현재 충당금·준비금 적립규모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금융위가 은행에 대손준비금 추가적립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는 "실제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은 은행권의 자산건전성 및 손실흡수능력 추이를 봐가며 금융위 의결을 거쳐 시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금융위는 또 예상손실 전망모형 점검체계를 구축해 은행별 대손충당금 적립수준의 적정성을 검증하고 향후 예상손실 수준에 걸맞는 대손충당금 적립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은행은 회계기준(IFRS9)에 따라 자체적으로 마련한 예상손실 전망모형을 기반으로 예상손실을 추정하고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는데 과거 저금리 상황에서의 낮은 부도율을 기초로 예상손실을 산출하는 등 미래전망정보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감독규정 개정안에 따라 앞으로 은행은 예상손실 전망모형에 따른 충당금 적립의 적정성을 점검해 그 결과를 금감원에 제출하고 금감원은 이를 토대로 향후 예상되는 신용손실을 은행이 적절히 측정하였는지 등을 확인해 개선 요구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는 "올해부터 예상손실 전망모형에 대한 은행 자체 점검을 실시하고 금감원은 점검결과를 평가해 은행별로 필요한 조치를 추진할 것"이라며 "이번 제도개선을 통해 은행권 손실흡수능력이 향상됨으로써 국내은행의 건전성에 대한 대내외 신뢰도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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