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내년 예산 11조1605억원···‘교권 보호 정책’ 83억 투입
서울시교육청이 세수 결손으로 사업비가 줄면서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13%가량 줄여 편성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전체 예산 규모는 줄었으나 교권 강화 정책 예산은 우선으로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024년도 본예산으로 11조1605억원을 편성했다고 1일 밝혔다. 올해 본예산보다 1조7310억원(13.4%) 줄었다. 우선 세수 감소에 따라 보통교부금 등 중앙정부 이전수입이 전년 대비 6341억원 감소했다. 교부금은 전체 내국세 20.79%와 교육세 일부로 조성되는데, 올해 세수 결손이 약 59조원에 달하면서 교부금 또한 줄었다. 서울시법정전입금 등 지방자치단체이전수입도 999억원 감소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세수 결손 등으로 인해 내년 교육재정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예산 편성 과정에서 다수 사업의 규모를 축소하고 구조조정을 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며 “그런데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교육활동 보호, 미래교육 전환 등과 같이 투자가 필요한 핵심과제의 사업비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먼저 ‘교육활동 보호 및 지원’을 위해 83억원을 편성했다. 이 가운데 33억6000만원이 학교자문변호사제(1교 1변호사)를 도입하는 데 들어간다. 녹음 가능전화 시스템을 설치하고 11개 교육지원청에 교권전담변호사를 배치하는 데에도 각각 13억원과 9억3000만원을 들이기로 했다.
‘미래교육기반 구축’에는 3884억원이 편성됐다. 2025년에 전면 도입되는 AI 디지털 교과서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데 17억원이 쓰인다. 학습용 스마트 기기인 ‘디벗’ 보급을 늘리는 데에는 2977억원이 편성됐다. 올해까지 디벗은 중1과 중2 학생들에게만 보급됐는데,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맞춰 전 학년에 제공할 방침이다.
초등 1~2학년에 협력강사를 지원하고 맞춤형학업성취도평가 문항을 개발하는 등 ‘기초학력 내실화’에는 310억원이 들어간다. 학교 노후시설과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하는 등 ‘안전한 학교환경 조성’에는 7045억원이 편성됐다. 예산안은 서울시의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올해는 세수 감소로 교부금이 줄어들었으나, 장기적으로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만큼 내국세 교부금 연동률을 낮추고 교육재정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제321회 서울특별시의회 정례회 시정연설에서 이같은 의견에 대해 “국가의 미래를 포기하겠다는 말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학령인구 감소와 일시적 세입 증가에 따른 교부금 증가분을 기금에 담아뒀다는 이유로 교육재정을 축소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다”며 “하지만 지방교육재정은 인건비 64%를 포함해 경직성 고정경비 비중이 80%에 이르러 실제 재원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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