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선거 야권 단일화 협상 난항… 양당 기싸움 속 민중당·무소속 연대 가능성도

이종섭 기자 2023. 11. 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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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여일 앞으로 다가온 대만 총통 선거가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로 복잡한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제1야당인 중국국민당(국민당)과 제2야당인 대만민중당(민중당)의 후보 단일화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민중당이 무소속인 궈타이밍(郭台銘) 폭스콘 창업자와 손을 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국민당 주리룬(朱立倫) 주석과 허우유이(侯友宜) 총통 후보, 민중당 총통 후보인 커원저(柯文哲) 주석이 지난달 31일 3자 회동을 갖고 후보 단일화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실패했다고 1일 보도했다. 양측은 전날에도 주 주석과 커 후보가 참여하는 비공개 회동을 통해 단일화 협상을 진행했지만, 내년 1월13일 총통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입법위원 선거를 포함한 포괄적 선거 연대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을 뿐 총통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양측이 정권 교체를 위한 선거 연대 필요성에 공감하며 지난달 14일 첫 단일화 협상에 들어갔지만 총통 선거 후보 등록을 20일 앞둔 상황에서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당과 민중당이 후보를 단일화 하려면 후보 등록일인 오는 20일 전까지는 단일화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대만 총통 선거는 정·부 후보가 러닝메이트로 함께 출마한다. 국민당과 민중당은 허우 후보와 커 후보가 러닝메이트로 함께 출마하는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단일화 방식이다. 단일화 방식과 관련해 국민당과 허우 후보 측은 정권 교체를 바라는 시민들이 직접 투표에 참여하는 오픈 프라이머리(예비 경선)를 주장하고 있지만, 커 후보 측은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를 단일화하자는 입장이다. 대중 동원력에서 앞서는 국민당과 여론조사에서 다소 우위를 보이는 민중당 사이에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만 총통 선거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궈타이밍 폭스콘 창업자. 로이터연합뉴스

양당 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커 후보가 무소속인 궈타이밍 후보와 연대를 모색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커 후보는 지난달 국민당과의 협력은 너무 복잡하고 궈 후보와의 협력이 보다 간단하다면서 궈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커 후보로서는 국민당과의 후보 단일화가 당선 가능성을 높이는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협상이 결렬될 경우 궈 후보와의 단일화로 지지층을 흡수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지만 선거전에서 좀 처럼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지 못한 궈 후보 입장에서도 단일화는 나쁘지 않은 카드일 수 있다. 폭스콘 창업자인 궈 후보는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폭스콘에 대한 중국 당국의 세무조사 등으로 암묵적인 사퇴 압박도 받고 있다. 궈 후보는 보다 적극적으로 커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총통 선거를 앞두고 진행되는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집권 여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賴淸德) 후보가 줄곧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지지율 격차는 다소 좁혀지는 모습이다. 지난달 24일 대만민의기금회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4자 대결을 가상했을 때 라이 후보가 26.5%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 후보와 허우 후보 지지율은 각각 21.7%와 20.2%였고, 궈 후보는 12.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전달 조사와 비교하면 라이 후보와 커 후보의 지지율이 모두 하락했지만,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8.3%포인트에서 4.8%포인트로 좁혀졌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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