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정부가 기업 中엑시트·투자 지원", 최태원 "국가투자지주회사 설립"

김나경 2023. 11. 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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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주요국들의 경제 분절화 움직임이 커진 가운데 정부가 기업의 리쇼어링을 지원하고 정부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중국 특수는 옛말'이라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중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들이 국내로 돌아올 때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기업이 투자를 안 해서 정부가 직접 투자하는 게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에 공감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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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대한상의 공동 세미나서
韓 기업 발전 위해 국가 역할 확대 필요성
이창용 "리쇼어링 기업 법적 문제 多, 국가 지원해야"
최태원 "고위험·고성장 자본형성 위해 국가가 투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부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 컨퍼런스 홀에서 열린 한국은행-대한상의 공동세미나(BOK-KCCI Seminar) ‘글로벌 무역 파고 어떻게 극복하나’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 세미나는 한국은행과 대한상공회의소 양 기관 간 이해와 협력을 증진하고,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전략 마련에 대한 논의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3.11.1/뉴스1 /
[파이낸셜뉴스]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주요국들의 경제 분절화 움직임이 커진 가운데 정부가 기업의 리쇼어링을 지원하고 정부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중국 특수는 옛말'이라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중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들이 국내로 돌아올 때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고위험·고성장 첨단기술 분야 성장을 위해 국가투자지주회사를 설립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1일 한국은행과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글로벌 무역 파고 어떻게 극복하나'를 주제로 공동 개최한 세미나에서는 이같은 의견이 나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종화 고려대 교수(前 한국경제학회장)과의 대담에서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 특히 고품질 소비재를 파는 기업들이 중국의 (소비재 산업) 경쟁력이 커져서 어려워한다. 무역장벽 문제도 있어서 (중국에서) 나오려고 한다"라며 "중국에서 체계적으로 엑시트(exit·퇴장)하는 걸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중국에 가면 한국 기업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데 중국에서 나오려면 세금 등 법적인 문제가 많다고 한다"면서 이날 참석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게 기업 지원대책을 요청했다.

'각자도생'의 보호무역 움직임이 강해지는 가운데 국가 투자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공통적으로 제시됐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고위험·고성장 첨단기술 분야의 고통을 참을 수 있는 인내 자본 형성을 위해 국가투자지주회사를 설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투자가 안 된 부분에 투자하고 투자된 것은 민간에 위탁해 운영하는 '역(逆) 임대형 민간투자사업(리버스 BTL)' 방식을 제안했다.

이어 최 회장은 "그동안은 자동차와 반도체 등 전 세계에 통용되는 제품을 대량으로 싸게 잘 만들면 수출이 잘 돼 왔지만 (공급망 이슈가 불거지며) 이제는 작게 쪼개진 시장에 맞춤형 솔루션 어프로치(solution approach) 수출 전략으로 변화해야 한다"면서 "저탄소 친환경 제품과 새로운 수출 지역으로 우리 경제의 자원과 자본을 재배치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이 총재 또한 최 회장의 견해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기업이 투자를 안 해서 정부가 직접 투자하는 게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에 공감한다"라고 했다. 다만 이 총재는 "정부가 직접 하는 모양새를 보이면 세계무역기구(WTO)가 공기업(state-owned company)으로 보고 제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직접투자는 WTO 제재나 보조금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정부 지원방법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런 가운데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산업 경쟁력과 노동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총재는 "인구가 감소해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높이려면 젊은 사람들이 창의적인 기업을 만들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라며 "(고령의) 부모가 아프면 지원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하고, 해외 노동자를 데려와서 요양 분야 등에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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