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KT의 마지막 에이스 승부···“형들, 좀 일어나봐”
KT가 벼랑 끝에 섰다. 가을야구 시대를 연 2020년 이후 한 번도 없었던 3패 탈락 위기에 몰렸다. 베테랑 타자들의 기운이 절실하다.
KT는 지난 10월31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NC에 2-3으로 져 2패째를 당했다. 홈에서 2패를 당한 KT는 창원으로 넘어가 2일 3차전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한 번도 못 이기고 탈락하게 된다.
KT는 1·2차전에서 NC 선발 에릭 페디와 신민혁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1차전 페디에게는 6이닝 동안 무려 12개의 삼진을 헌납하고 3안타밖에 치지 못했다. 문상철이 친 솔로홈런으로 유일한 실점을 안겼고, 배정대와 대타 이호연이 안타 1개씩을 쳤다. 2차전 신민혁에게는 6.1이닝 동안 1안타밖에 치지 못하고 득점 없이 물러났다. 역시 문상철이 친 2루타가 유일한 안타였다.
국내 에이스 고영표를 선발로 마지막을 걸고 싸워야 하는 KT의 3차전 관건은 단연 타격이다. NC 선발 태너 털리를 초반에 공략해야 승산이 있다. 결국 타선 윗쪽에 포진하고 있는 베테랑 타자들이 쳐야 한다.
2번 타자 황재균은 2경기에서 8타수 1안타에 머물렀다. 2차전 8회말 네번째 타석에서야 이용찬을 상대로 중전안타를 쳐 이번 가을야구 첫 안타를 쳤다. 4번 타자 박병호도 2경기에서 8타수 2안타에 그쳤다. 역시 2안타 모두 1·2차전에서 9회에 하나씩 나왔다. 올시즌 NC에 강했던 외인 타자 알포드는 7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있고, 톱타자 김상수는 8타수 1안타, 5번 타자 장성우는 7타수 2안타를 기록 중이다. 황재균은 1·2차전 모두 실책을 했다. 1루 수비에서 최고로 꼽히는 박병호까지도 안 하던 포구 실책을 2차전에서 기록해 실점으로 연결됐다. 핵심 타자들이 정상적인 경기력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KT 2패의 원인이다.
2015년 KBO리그 합류 이후 최하위권에 머물다 2020년 정규시즌 2위로 창단 첫 가을야구에 진출한 KT는 이후 올해까지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강팀 대열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3차례 가을야구를 치른 동안 한 번도 ‘전패’를 당한 적은 없다.
처음으로 가을야구에 나간 2020년에도 한국시리즈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만나 1승3패를 한 KT는 2021년 한국시리즈에서 4전 전승으로 두산을 꺾어 통합우승 했고,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4위로 와일드카드전을 거쳐 준플레이오프에서는 5차전 승부 끝에 2승3패로 플레이오프에 가지 못했다.
올해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KT는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겨야 한국시리즈에 갈 수 있지만 일단 3차전을 승리해야 첫 ‘전패 탈락’을 면할 수 있다. 강한 선발을 갖고도 상대 선발에 압도당해 무기력하게 2승을 내줬다. 결국 타격이 문제, 베테랑 타자들의 ‘정상’ 활약이 필요하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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