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경고? 응~ 공매도 더 할 거야”…하루 6800억어치 거래

김대은 기자(dan@mk.co.kr) 2023. 11. 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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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엄중대처 의지 거듭 밝혔지만
日거래대금 공매도비중 8.3% 되레늘어
전기차 수요둔화 우려에 2차전치 하락탓
[사진 = 연합뉴스]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연일 공매도 문제에 엄중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유가증권시장에서 공매도 거래는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불법 공매도 전수조사를 발표한 지난달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루 만에 6816억원어치 공매도 거래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거래대금 8조2330억원 대비 8.28%가 공매도 거래에 해당됐다. 이 비율은 전날의 6.44%는 물론이고 10월 초 공매도 거래대금 비율이 5~6% 내외를 오간 것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특히 이날 외국인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5334억원으로 전체 공매도의 78%가량을 차지했다.

그 전날 공매도 거래대금 4482억원 중 외국인 몫이 3208억원으로 72%가량이었던 것에 비해 오히려 외국인 비율이 늘어났다.

지난달 외국인 공매도 거래대금은 하루 평균 4100억원 내외였다.

이처럼 31일 공매도 거래가 늘어난 이유는 이날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로 국내 2차전지 등 주요 종목 주가가 대거 하락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파나소닉이 올해 3분기 일본 내 배터리 셀 생산을 전 분기 대비 60% 줄였다고 밝히자 테슬라 주가가 급락했고, 이에 국내 증권시장에서도 2차전지주에 공매도가 몰렸다. 이 과정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공매도 과열금지 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앞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 출석해 “(공매도 제도를) 다시 원점에서 개선할 것”이라고 밝힌 지난달 27일에도 유가증권시장에서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은 전일 대비 0.42%포인트 오른 7.53%에 달했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이 기관투자자에 유리한 공매도 제도에 반발하면서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잇따라 규제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 “불법 공매도는 주가조작에 준해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에는 백혜련 정무위원장이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 문제 때문에 굉장히 많은 피해를 받고 있다”며 규제 강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다만 공매도가 실제로 주가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달 31일 공매도 거래가 쏟아졌던 LG에너지솔루션, 한국항공우주 등 주요 종목들은 각각 4.8%, 10.5%씩 주가가 급락했다.

반면 같은날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이 39.98%에 달했던 롯데케미칼은 주가가 0.2% 상승하고, 마찬가지로 공매도 비중이 23.41%였던 한진칼도 주가가 1.55% 오르는 등 정반대의 현상도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공매도 규제가 과도할 경우 국내 증권시장의 효율성과 경쟁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한다.

익명을 요청한 증권가 관계자는 “우리나라 증권시장은 미국 등 다른 곳과 비교해도 공매도 규제가 강한 편”이라며 “공매도 규제를 강화할 경우 유동성이 줄어들고 외국인 자금 유입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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