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첫 공공계절근로자 "감귤 수확 일손에 큰 도움"

제주CBS 김대휘 기자 2023. 11. 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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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미농협 제주 첫 공공계절근로자 운영 '농가 기대'
내년 3월까지 베트남 남딘성 근로자 50명 감귤 수확
계절근로자 숙소 제공‧이탈 관리가 가장 큰 고민

 

베트남 남딘성 출신 공공형 계절근로자들이 1일 서귀포시 남원읍 감귤농가에서 감귤 수확하는 방법을 배우며 기념 촬영을 하며 여유를 보이고 있다. 김대휘 기자


"본격적인 감귤 수확 철이지만 일손이 없어 제때 수확을 하지 못할까 걱정했는데 공공형 계절근로자들 덕에 걱정이 줄었다. 돈을 줘도 일손을 구하기 어려운 게 현재 농가 실정인데 공공형 계절근로자를 통해 감귤 수확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서귀포시 남원읍에서 감귤 농사를 하는 위미농협 조합원 강성민(59)씨의 말이다.

이미 외국인 근로자 3명을 신청한 강씨는 "현재는 5개월만 일하는데 1년 내내 인력을 제공하는 제도로 바뀌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출신 근로자 50명 감귤 농가 배치


 제주 최초로 도입된 외국인 공공형 계절근로자인 베트남 출신 근로자 41명이 제주 감귤 농가에서 일을 시작했다.

1일 오전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농협이 마련한 공공형 계절근로자 오리엔테이션에는 베트남 남딘성 출신 남성 16명, 여성 25명 등 모두 41명이 참석했다. 나머지 9명은 추후 입국할 예정이다.

오리엔테이션이 끝난 이날 오후에는 남원읍 신례리 감귤 과수원 현장에서 현장실습 교육도 진행됐다.

감귤 수확을 처음 해본 베트남 남딘성 출신 에티김꾹(38)씨는 "감귤을 직접 수확해 보니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다.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고 농업 기술도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지켜본 농장주 강애자(72)씨는 "말이 달라서 처음에는 어렵겠지만 점차 잘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감귤 수확 철이 되면 일손을 구하지 못해 힘들었는데 그나마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한 달 200여만 원 월급 형식으로 지급…숙련도 높으면 또 초청

베트남 남딘성 출신 공공형 계절근로자들이 1일 서귀포시 남원읍 감귤농가에서 감귤 수확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김대휘 기자

제주 공공형 계절근로자는 베트남 남딘성 지원자 325명 가운데 서류심사를 통해 선정된 60명을 대상으로 서귀포시와 위미농협 관계자의 심층면접을 통과한 50명이 현지에서 제주위미농협과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계절근로비자(E-8)를 받은 이들은 내년 3월까지 5개월 동안 서귀포 위미농협 조합원 농가에서 일한다.

위미농협에서 준비한 숙소인 펜션(남성)과 게스트하우스(여성)에서 각각 머물며 농가에서 일손을 신청하면 농가당 최대 4명(남성1명, 여성3명)까지 감귤농가에 각각 배치된다.

근로계약은 위미농협과 계절근로자 사이에 이뤄졌기 때문에 위미농협에서 근로자에게 개별 통장을 통해 월급을 지급한다.

위미농협 김은주 경제상무는 공공형계절근로자 인건비에 대해 "숙식비를 포함해 시간당 9620원, 주 5일씩 근무의 경우 한 달 201만원, 주6일의 경우 247만원을 월급으로 제공하고 숙식비용은 저렴하게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농협은 농가로부터 1일 인건비를 정산해 받게 된다. 남성은 1일 11만원, 여성은 7만5천원으로 점심도 농가에서 제공한다.

감귤 수확시기 평균 인건비가 남성 1인당 15만 원 정도와 비교하면 저렴하다. 이마저도 일손을 구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위미농협은 감귤 수확시기에 일손이 부족한 농가 신청이 많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15일 단위로 선착순 접수를 원칙으로 일반농가와 취약농가를 구분해 신청을 받기로 했다.

농가 신청이 부족해 인력이 남을 경우 위미농협은 유통사업소 단순 작업에 이들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김은주 경제상무는 "이번에 초청된 인력 가운데 숙련도가 뛰어난 분들은 다시 초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귀포시와 위미농협은 외국인 근로자의 조기 적응과 이탈방지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우선 계절근로자 농작업 상해보험을 가입하고 입국 후 현장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매월 한 차례 근로자 고충상담 간담회도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휴무일에는 근로자 개인 취미활동도 지원하기로 했다.

베트남 지방노동고용센터장 "한국 농업기술도 배우는 기회"


 공공형 계절근로자는 농가에서 직접 고용하던 기존 계절근로자 방식과 달리 농협이 근로계약과 배치를 담당하기 때문에 농가의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귀포시와 위미농협은 지난 3월 베트남 남딘성에서 MOU를 체결하면서 사업이 시작됐다.

베트남 남딘성 지방노동고용센터 라이하남 센터장은 "베트남 노동자들은 한국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 이곳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 며 "불법체류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선발된 인력"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앞으로 이런 기회가 되면 더 많이 참여하길 바란다"며 "노동자들이 월급을 받은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의 우수한 농업기술을 습득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외국인근로자 숙소 운영과 관리 어려움 해결 과제

 
베트남 남딘성 출신 공공형 계절근로자들이 1일 서귀포시 남원읍 감귤농가에서 감귤 수확하는 방법을 실습하고 있다. 김대휘 기자

공공형계절근로자 제도의 우수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각 농협에서 쉽게 이 제도를 도입하지 못하는 것은 숙소 운영의 어려움 때문이다.

실제로 위미농협은 숙소를 마련한 후 공공형 계절근로자 신청을 했다.

위미농협 김은주 경제상무는 "호텔을 숙소로 사용할 계획이었지만 예산상의 문제로 펜션과 게스트하우스를 마련했다"며 "숙소를 마련하는 것도 어렵지만 일과 이후 이들을 관리하는 관리체계가 부족한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때문에 제주도에서 권역별로 기숙형 숙소를 마련하고 관리 운영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숙형 숙소의 경우 인권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근로자 개별 숙소를 마련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농협 제주본부 윤재춘 본부장은 이에 대해 "기숙형 숙소도 좋지만 개별 근로자 숙소를 제공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라며 "제주도와 이 문제를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농가에서는 특정 계절만 일손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밭작물까지 고려하면 1년 내내 일손이 부족하다며 제도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제주도는 현재 베트남뿐만 아니라 몽골과 캄보디아 등과 공공형 계절근로자 협약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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