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이화영 제기 '법관 기피신청' 기각

李 측 "불공정 재판 우려" 주장하며 기피신청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 등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받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불공정 재판이 우려된다"며 제기한 법관 기피 신청이 기각됐다.

이화영 전 부지사 변호인, 재판부 기피신청 제출 (수원=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지난 달 23일 오전 경기도의회 중회의실에서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외국환거래법 위반),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 중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변호인(법무법인 KNC 김현철 변호사)이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부(수원지법 형사11부) 기피신청서를 제출하는 사유에 대해 밝히고 있다. 2023.10.23 stop@yna.co.kr

수원지법 형사12부(황인성 부장판사)는 1일 이 전 부지사가 제기한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 법관 3명 기피신청을 기각했다.

신청이 접수된 지 9일 만이다.

이 전 부지사 변호인은 지난 달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피고인과 상의해 재판받고 있는 수원지법 형사11부에 대해 기피 신청하기로 했다"며 "형사소송법 제18조 제1항의 2호에 근거해 법관이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을 때 기피 신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기피 사유로 재판장이 검찰의 유도신문을 제지 및 제한하지 않은 점을 비롯해 ▲ 불명료한 쟁점에 대한 석명의무 불이행 ▲ 기소되지 않은 사실에 관한 증인신문 허용해 예단 형성 ▲ 재판 진행 불공평 ▲ 위법한 추가 구속영장 발부 등을 들었다.

법관 기피신청에 따라 이 전 부지사의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 재판은 중지됐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입장문을 내고 "돌연 재판 진행의 불공정 등을 주장하면서 재판부 기피 신청을 하고, 법원이 아닌 경기도의회에서 언론에 이를 공표한 것은 의도적으로 형사사법 절차를 지연·방해하고, 재판의 공정과 독립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검찰은 또 신속한 기각 결정을 요청하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 전 부지사 변호인 측은 법원의 기각 결정 사유 등을 확인한 뒤 항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3억원대의 뇌물 및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14일 구속기소 돼 재판받고 있다.

이후 검찰의 추가 수사로 쌍방울 측에 자신과 관련한 증거를 없애달라고 부탁한 증거인멸 교사 혐의,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의 800만 달러 대북송금(외국환거래법 위반)에 공모한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돼 1년 넘게 수감 중이다.

쌍방울 그룹과의 연관성을 부인하던 이 전 부지사가 검찰 조사에서 일부 진술을 번복하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도 대북 송금을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는 내용이 언론보도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당시 변호인단 일부 해임, 재판 중 변호인 중도 퇴정 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전 부지사는 최근 재판부에 자필로 작성해 제출한 진술서에서 "검찰 신문조서는 임의성이 없는 상태에서 진술한 것으로 사실이 아니다"라며 검찰 진술 내용을 부인했다

young86@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