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아일로 [3] “브랜딩과 마케팅, 결국 우리를 알린다는 것"
[스케일업 x SBA] 스케일업코리아는 서울경제진흥원(SBA)과 함께 ‘2023년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스케일업코리아는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각각의 스타트업이 지금 진행 중인 사업 전반을 소개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도전 중인 문제를 조명합니다. 이를 해결하도록 여러 전문 영역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를 연결해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지난 2022년 1월 설립한 아일로는 디지털 굿즈 올인원 플랫폼 ‘하플(hapl)’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하플은 사용자들이 디지털 굿즈를 보다 쉽게 구매하고, 보관하며,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디지털 굿즈는 디지털 상품, 디지털 문구를 뜻한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디지털 상품이다.
류지현 아일로 대표는 요즘 고민이 깊다. 아직 국내는 디지털 굿즈 초기 시장으로,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스마트폰 보급은 전 세계 어디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지만, 아이패드와 갤럭시탭과 같은 태블릿PC 보급은 그리 많지 않다. 태블릿PC에 최적화한 디지털 굿즈를 우선 기획했지만, 만족할만큼 시장이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직 성숙하지 않은 시장 속에서 어떻게 하면 아일로, 그리고 하플을 더 알릴 수 있을지 고민이다.
이에 스케일업팀은 O2O(Online to Offline/Offline to Online) 마케팅 기획사 더볼트아이디어(THE BOLT IDEA) 김보라 대표를 연결했다. 김보라 대표는 글로벌 광고대행사 TBWA와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 등에서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기획하고 운영한 IMC 캠페인 전문가다. 국내 최초로 클리오스포츠 광고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맥머도 바이럴 캠페인'을 비롯해 삼성증권, 배달통, 요기요, 쉐보레, 42dot, 웨이브, 배달의민족, 농심 등 다양한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 프로모션을 진행한 바 있다.
- 아래 기사는 김보라 더볼트아이디어 대표(김 대표)와 류지현 아일로 대표(이하 류 대표)가 나눈 대화를 정리한 내용이다.
디지털 굿즈 플랫폼 ‘하플’을 알리고 싶습니다
김 대표: 미팅 전에 보내 온 아일로의 회사소개서와 궁금한 것을 정리한 내용을 흥미롭게 읽었다. 하플이라는 브랜드 소개에 많이 고민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왜 이런 서비스를 준비했는지, 앞으로 도전하고자 하는 영역이 무엇인지 등을 설정하며 도전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이제 브랜드 마케팅을 고민 중이라고 했는데, 이에 앞서 몇 가지 확인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 아일로가 생각하는 하플 고객 타겟은 어떻게 구분하고 있는지도 알고 싶다.
류 대표: 2021년 아일로는 설립하고, 2021년 말부터 하플 서비스를 선보였다. 우리가 우선적으로 타겟하고 있는 고객 대상은 젊은 태블릿PC 사용자, 그 중에서도 아이패드 사용자다. 태블릿PC 구매로 아이패드를 선택하는 고객이 많고, 아이패드를 조금 더 나만의 기기로 꾸미고자 하는 고객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른 해외 디지털 굿즈 시장도 대부분 아이패드 사용자 대상으로 성장했던 부분도 반영했다.
김 대표: 확실히… 본인도 아이패드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게 이렇게 불편한 기기인지 몰랐다(웃음). 일단 결과부터 얘기하자면, 아일로는 타겟 고객을 예상보다 잘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집중하고자 하는 대상이 명확하다. 혹시 사전에 어떤 조사를 통해 파악한 것인지.
류 대표: 최근에 CBT를 진행했었다. 신청자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으로 나타났다. 다소 의외였다. 우리가 생각한 주요 고객은 20대 초반의 대학생이었는데, 예상보다 연령대가 높아서 놀랐다.
김 대표: 사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하기 전에 설정한 타겟 고객 오차는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조정해 나가면 된다. 그런데, 왜 아이패드 사용자에만 우선한 것인지 알려줄 수 있나.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 사용자나 안드로이드 사용자도 하플을 이용할 수 있을텐데. 이유를 듣고 싶다.
류 대표: 국내 태블릿PC 사용자 중 80%는 아이패드이기 때문에 가장 우선적으로 개발한 게 아이패드 앱일 뿐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오히려 안드로이드 시장이 더욱 크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앱도 지원하고 있다. 태블릿PC에 한정한 이유는, 현재 우선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분야가 필기에 최적화한 디지털 굿즈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처럼 작은 화면에 필기하는 것은 사용성 측면에서 유연하지 못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스마트폰 앱 시장은 정말 수많은 경쟁자들이 활약하는 영역이다. 치열한 레드오션이다. 아직 국내에 많이 보급되지 않은 태블릿PC 시장을 확인한 뒤, 이곳이 블루오션이라고 판단했다. 먼저 경쟁력을 확보한 뒤 할 수 있다면 스마트폰 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은 가지고 있다. 성장 전략로 고려하고 있는 부분이다. 애플 앱 생태계에 최적화했기 때문에 아이폰서도 하플 앱을 설치하고 우리가 제공하는 디지털 굿즈를 이용할 수도 있다.
하플을 소개하는 메시지를 찾고 있습니다
김 대표: 캐릭터를 활용한 하플 브랜드를 알리는 방법을 고려 중이라고 했는데.
류 대표: 브랜드를 알리는데 어떤 곳이 좋을까 팀원들과 토론하며 결정한 내용 중 하나였다. 가장 먼저 결정한 것은 우리가 전달하고 하는 메시지 였다. 고객이 하플을 사용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우리 스스로 쫓았다. 그리고 우리가 고객에게 어떤 것을 제공할 수 있는지 따졌다.
그렇게 찾은 메시지는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며 그냥 흘려버리기 쉬운 나의 하루를 온전히 플러스하자!’였다. 바쁜 현대인으로 살면서 가끔 스스로 매일을 놓치지 않나. 귀찮아서 시작하지 못한 일기, 찍기만 하고 그냥 쌓여버린 사진처럼 말이다. 아일로는 그렇게 기록하지 못했던 순간은 잊혀지고 왜곡되기 마련이라고 생각했다. 이를 잘 정리하고 보관할 수 있도록 하플로 돕고자 한다.
디지털 굿즈를 사용해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기록하고, 취미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만들고자 한다. 하플은 오늘 하루치의 성장, 오늘 하루치의 행복, 오늘 하루치의 에피소드를 기록하고, 그런 기록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시간들을 최소화하기 위한 올인원 서비스다. 이런 우리의 바람을 담아 캐릭터를 준비해 봤다.
김 대표: 브랜드 정체성을 알리는 로고, 폰트 등의 컨셉과 캐릭터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특정 색깔을 지속해서 사용하는 몇몇 브랜드처럼 한번 고객에게 인식된 브랜드 컨셉은 해당 브랜드가 추구하는 목표와 비전,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담아내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에서 아일로는 크게 2가지 가안을 준비했는데, 설명을 부탁한다.
류 대표: 1안과 2안 2가지를 준비했다. 내부에서도 한참을 논의했지만, 아직 명확하게 결정하지는 못했다(웃음). 각각의 차이점이 명확하다. 1안은 독특한 캐릭터를 바탕으로 보다 젊은 고객을 위한 컨셉으로, 2안은 필기를 원하는 직장인을 위한 컨셉으로 기획했다.
1안은 통통튀는 나만의 것, 특이한 고양이를 모델로 스토리를 짜며 원색의 강렬함을 담아내고자 했다. 2안은 과거 다이어리를 꾸미며 스티커를 자르고 보관했던 직장인들이 10대 때의 소녀 감성을 떠올리는 모습을 연상시키고자 했다. 두 브랜드 컨셉 모두 아이패드에 일기를 쓰고, 일정을 기록하는 필기의 경험을 콘텐츠처럼 경험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데 집중했다.
김 대표: 류 대표님이 얘기하신 말에 중요한 포인트가 담겨 있다. 1안과 2안, 어떤 것이 더 좋고 나쁘다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브랜드 컨셉을 기획하며 캐릭터, 로고, 폰트 등이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의 브랜드 정체성은 무엇인지 담아내고자 했다는 것이 주요 포인트다. 어떤 브랜드 컨셉이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지는 사실 아무도 확답할 수 없다. 다만, 이렇게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한가지 더 얘기하고 싶은 것은, 1안의 캐릭터다. 캐릭터에 이야기를 담았다. 이 부분은 (향후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매우 긍정적이다. 실제로 캐릭터로 인해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알린 사례는 너무나 많다. 전 국민이 사용하는 카카오도 대표적인 캐릭터 성공 사례다. 다만, 캐릭터라고 해서 꼭 10대, 20대 초반의 젊은 고객이 대상이어야 할까? 1안의 캐릭터를 30대, 40대라고 싫어할 것 같지는 않다.
한 가지 조언이라면, B2C를 상대로 브랜드를 알리는 캐릭터는 많은 이야기를 담아야 한다. 지금 하플이 캐릭터를 기획하며 설정한 내용 말이다. 무심한 듯 시크하게 ‘날 가져라’라고 말하는 캐릭터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해 정말 많은 고민을 했을 것 같다.
(고개를 끄덕이는 류 대표를 보며)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한다(웃음). 이 캐릭터를 그저 단순하게 하플 브랜드를 알리는 용도로만 사용하지 말고, 다양하게 활용했으면 싶다. 할 수 있다면 카카오톡 이모티콘처럼 다른 채널에도 입점해 보길 바란다. 아일로라는 회사명보다, 하플이라는 서비스명보다 캐릭터가 더 유명해져서 고객이 유입될 수도 있다.
류 대표: 그래도 상관 없을까?
김 대표: 괜찮다. 하플을 30대가 사용할 것이라고 예상해서, 30대를 위한 브랜드 컨셉을 제공했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정말 30대 고객이 우리가 결정한 브랜드 컨셉을 좋아할까? 그건 모른다. 미지의 영역이다. 어디까지나 브랜드, 마케팅을 위한 타겟 고객 설정은 이상적일 뿐이다.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다른 효과를 낼 수 있다.
갱년기 여성을 위한 제품인데 갱년기 여성이 아닌 젊은 여성을 모델로 내세우고, 프리미엄 제품을 판매하는 브랜드(20~30대가 주 고객인)가 스케이트 보드를 타는 활동적인 10대를 모델로 내세운다. 반응도 좋다. 다이어리를 꾸미고 싶어하는 30대 직장 여성이라고 캐릭터를 싫어할까? 이런 측면에서 접근했으면 좋겠다.
브랜딩과 마케팅, 굳이 구분해야 할까?
류 대표: 다음으로 초기 스타트업 브랜드는 브랜딩과 광고성 마케팅 중 어디에 우선 순위를 둬야 할지 궁금하다.
김 대표: 사전에 받은 질문 중 하나다. 이 질문을 보내 온 이유가 궁금하다.
류 대표: 기존에 하플을 알리기 위해 했던 것은 광고성 마케팅이 대부분이었다. 앱을 설치하면 뭔가를 무료로 제공하거나 TV나 잡지에 광고를 진행하는 형태를 고민했다. 하지만, 이런 마케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필요한데, 아일로처럼 초기 스타트업이 많은 비용을 사용하며 마케팅하는 것이 맞을지 궁금하다.
김 대표: 브랜딩과 마케팅을 분리해서 고민하기 때문에 생긴 오해다. 인터넷, 모바일 시대로 접어 들면서 사실 브랜딩과 마케팅을 구분하지 않는다. 정말 많은 것이 바뀌었다. 홍보 배너로 고객을 유입시켜 제품 판매를 일시적으로 높이는 활동을 마케팅이라고 한다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채널에 제품을 노출해 판매로 연결하는 것도 마케팅일까?
과거에는 제품을 구매하는 과정을 인지, 흥미 유발, 검색, 구매, 리뷰, 반영 등 각 단계별로 나눠 접근했지만, 이제는 이 모든 과정이 한번에 이뤄진다. 페이스북에서 제품 정보를 보고 몇 번 클릭하면 바로 결제까지 이어진다. 페이스북 피드가 곧 배너이고, 상품 정보 페이지이자, 누군가의 고객 리뷰다.
고객들이 특정 브랜드를 처음부터 떠올려 구매하는 제품은 그리 많지 않다. 몇몇 패션 명품과 전자제품 정도에 불과하다. 일상용품, 예를 들어 칫솔을 구매할 때 수많은 채널에서 정보를 보며 바로 결제한다. 결론적으로 브랜딩과 마케팅을 구분해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류 대표: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사용자에게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방법도 궁금하다.
김 대표: 사실 이 질문은 이어지는 다른 질문과도 연결된다. 다음 질문이 브랜딩의 타겟을 넓게 잡는 것이 좋을지, 좁고 뚜렷하게 잡는 것이 좋을지였다. 자, 우선 브랜딩과 마케팅의 경계를 지워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럼 우리가 노출하고자 하는 모든 채널이 브랜딩이자 마케팅 채널이다.
예를 들어 보자. 1안의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만들어 보도록 하자. 캐릭터의 세계관도 더 보완하고, 이 캐릭터는 언제 일어나는지, 일어나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하는지,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현재 직업은 무엇인지 등 한 사람처럼 옷을 입혀 보기를 권한다. 그렇게 설정한 캐릭터를 앞서 언급한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노출하고, 페이스북으로도 알리고, 류 대표님 개인 인스타그램에도 올려보자.
어느 한 고객이 캐릭터를 보고 ‘이거 너무 이쁜데?’라는 생각에 하플 앱을 내려받았다. 그럼 우리 고객은 어떤 채널의 정보를 보고 앱을 내려받은 것일까? 이 모든 것을 정학하게 파악할 수 있을까? 추적하더라도 가장 마지막에 고객이 왔던 루트(여정) 정도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전에 어디서 정보를 얻었는지, 어떤 메시지 또는 어떤 내용이 고객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는지는 세세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이처럼 브랜딩과 마케팅의 경계가 희미해졌듯, 고객에게 우리의 메시지를 노출하는 채널과 방법도 다양해졌다. 페이스북에 하플 캐릭터를 알리는 피드는 브랜딩이고, 페이스북에 하플 앱을 내려받는 링크를 넣은 것은 광고 마케팅일까? 아니다. 이 모든 것이 브랜딩이자 마케팅이다.
사람들의 시선이 멈추는 방법은 정말 다양하다. 만약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방법으로 아이패드에 다이어리를 작성하며 정말 혹할 정도로 이쁘게 그리는 20초 영상이 있다고 가정하자. 따라해 보고 싶지 않을까? 이런 영상을 만들어서 유튜브에도 공개하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포털 등에 공개해 보면 ‘아일로’가 어떤 기업인지, ‘하플’이 어떤 서비스인지 알리지 않아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올 수 있다.
브랜딩과 마케팅, 결국 우리를 알린다는 것
류 대표: 아… 어떤 의미인지 이해했다.
김 대표: 캐릭터를 이용해 SNS에서 앱 다운로드를 유도한 것을 두고, 이를 퍼포먼스 마케팅인지 브랜딩인지 구분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로 고객에게 접근했을 뿐이다. 굳이 구분하지 않아도 아일로를 알리고, 하플을 알릴 수 있다.
브랜딩과 마케팅 타겟을 넓게 잡거나 좁게 잡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이 모든 것이 하나의 과정이다. 처음에는 우리 고객을 세분화해서 접근하지만, 결과는 바뀔 수 있다. 20살에 처음 대학교에 입학해 아이패드를 이제 막 구매한 여학생을 위한 메시지로 하플을 소개했는데, 오히려 30대 직장인이 하플을 내려받아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하플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그들은 무엇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계에 가깝다. 하플을 내려받은 고객의 연령, 성별, 살고 있는 지역, 평소에 활동적인지 집에서 휴식을 즐기는지... 이러한 통계를 파악하는 게 더 중요하다.
다이어리 꾸미기를 좋아하면 하플을 좋아할 것이라고 예상해 다이러리 꾸미는 사람들에게만 메시지를 전달한다면, 시장 규모 자체는 작을 수밖에 없다. 아이패드를 구매한 모든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이 더욱 큰 효과를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어딘가에 무엇을 적으며 기록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잠재 고객일 것이다. 즉,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하플의 고객 타겟은 더 넓어질 수 있다. 이들에게 우리의 메시지를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류 대표: 한번 정한 브랜드 컨셉을 변경하는 것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로고, 심볼, 컬러 등이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방향과 맞지 않는다면 리뉴얼을 고민해야 할까.
김 대표: 결정자가 필요하다. 로고와 심볼, 컬러 등을 결정할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모두가 하나로 공감하기는 매우 어렵다. ‘역동적이고 활동적인 메시지를 담은 캐릭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가정하자. 이걸 발안한 사람과 캐릭터를 그리는 사람,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기획자 등 각자의 생각과 의견이 하나로 통일되기는 쉽지 않다.
수많은 의견을 얘기하며, 서로 대화하는 과정은 중요하다. 하지만, 최종 결정까지 원활하게 마무리하는 것은 수많은 조율이 필요하다. 그래서 스타트업의 경우 이 같은 결정은 대부분 대표가 맡는다. 과거에 우리 직원들과 같이 명함을 새로 디자인했었다. 각자 3시간 동안 고민해 모였는데, 가져 온 디자인은 모두 달랐다. 이럴 때 누가 결정해야 한다? 바로 대표(웃음).
이렇게 결정한 브랜드의 로고, 심볼, 컬러 등은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 크게 보면 회사의 비전도 바뀔 수 있다. 단기 목표와 장기 목표가 있을 뿐이다. ‘우리는 농구화만 판매할거야’라고 비전을 제시했던 기업이 시간이 흘러 인기를 끌면서 농구공, 농구 유니폼, 손목 보호대 등 전반적인 스포츠 용품을 판매할 수도 있다. 장기적인 목표는 치열하게 고민해 크게 변경하지 않는 것을 정하고, 단기적인 목표는 상황에 따라 변경할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브랜딩과 마케팅을 너무 어렵지 않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결국 아일로를, 아일로의 서비스인 하플을 알리는 과정이다. 이것 하나에 집중해 우리에게 어울리는 방법을 선택해 활용한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아일로에서 보내 온 자료를 살펴 보면서 새삼 많은 것을 고민하며 준비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어떤 문제에 집중하고 있고, 어떻게 해결할 것이며, 이를 통해 무엇을 (고객에게) 전달하고 싶은지 알 수 있었다. 이렇게까지 준비하는 경우는 많이 접하지 못했다. 그만큼 성장할 수 있는 열정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아일로가 하플을 통해 만들고자 하는 디지털 굿즈 플랫폼을 기대하겠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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