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에 밀린 아이폰…“애플의 긴 겨울 시작됐다”
구글 기본 검색엔진 설정 관련 소송에 순이익 17% 불안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에게 이른 겨울이 찾아왔고, 겨울은 꽤 길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올해 8월 3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애플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한 818억달러를 기록했다. 애플 주가는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10% 넘게 하락해 시가총액 약 4000억달러가 줄었다.
WSJ는 “애플이 그간 가을 시즌에 맞춰 아이폰 등 매년 주력 제품을 출시하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주가 하락은 전형적인 변동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지난 2015년부터 작년까지 애플의 주가는 신제품을 공개하는 세계개발자회의(WWDC)가 열리는 6월과 대체로 10월 말에 공개되는 4분기 실적 사이 기간 동안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올해 처음으로 같은 기간 동안 애플의 주가는 179달러대에서 170달러대로 약 5%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애플의 중장기 전망을 걱정하는 두 가지 요인으로는 미중 갈등과 ‘구글 반독점 소송’이 거론됐다. WSJ는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갈등이 커지면서 애플이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됐다”며 최근 중국 정부가 공무원의 아이폰 및 애플 기기 사용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장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경쟁사 화웨이가 3분기 중국에서 애국소비 열풍의 주역으로 떠오른 ‘메이트 60 프로’를 출시하며 기준 중국 시장 점유율을 4%포인트 끌어올린 반면, 애플은 같은 기간 ‘아이폰15’의 판매량이 전작 ‘아이폰14’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에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을 깜짝 방문해 중국 상무부 고위급 등 관료들과 만남을 가졌지만 며칠 뒤 중국 내 최대 아이폰 제조 파트너 폭스콘이 중국 정부의 세무조사 및 토지 이용 실태 조사 대상으로 지정됐다.
시장에선 애플 3분기 실적 발표를 계기로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면서도, 4분기 가이던스 내용에 따라 애플의 전망이 엇갈릴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팩트셋 추정치에 따르면 올 4분기 아이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WSJ는 애플이 긍정적인 4분기 가이던스를 제시해도 애플 매출의 19%를 차지하는 중국에서 장기 사업 전망에 놓인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진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현재 반독점 소송이 진행 중인 구글로부터 매년 받는 수수료 수입도 장기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구글은 지난 2002년부터 자사 검색 엔진을 애플 아이폰의 기본 검색 엔진으로 지정하는 계약을 체결해 왔다.
최근 미국 법무부는 구글을 2016년 애플 사파리 브라우저에 구글 기본 검색 엔진 설정으로 설정하는 과정에서 수십억 달러의 수수료를 내며 타사와 경쟁을 제한했다며 연방 법원에 반독점 행위로 제소했다. 올해 애플이 구글로부터 기본 검색엔진 설정으로 받는 수입은 190억달러로 애플 주당순이익의 약 17%에 달한다고 WSJ는 설명했다.
WSJ는 “애플의 수익원이 당장 위협받진 않지만,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 수익원을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은 중요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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