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짭짤'해진다… 식수 공급 위협받는다

박건희 기자 2023. 11. 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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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에서 인위적으로 생산·사용하는 소금의 양이 증가하며 지구의 물, 대기, 토양이 빠르게 염분화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최근 산업계에서 소금 성분이 다량 생산·활용되면서 지구 시스템 전반에 걸쳐 염 이온의 자연적인 균형이 깨졌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미국 산업계에서의 소금 사용과 이때 방출된 염류가 강줄기를 타고 생태계로 스며드는 과정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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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에 사용되는 소금량이 전지구의 염분화에 영향을 미쳤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산업계에서 인위적으로 생산·사용하는 소금의 양이 증가하며 지구의 물, 대기, 토양이 빠르게 염분화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수제이 코샬 미국 매릴랜드대 지질학과 교수 연구팀은 31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리뷰 지구환경(Nature Reviews Earth & Environment)'에 이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바닷물에서 짠맛이 나는 이유는 바닷물에 염화나트륨(NaCl)이 함유돼있기 때문이다. 육지의 암석이 풍화되면서 생긴 나트륨과 염소가 대기 중에 섞여 비가 되어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해저 화산의 활동으로도 염소 이온이 유입된다. 이 원소들이 물에서 결합되면서 소금이 된다. 

염화나트륨은 화학공업의 원료다. 대표적인 게 2차전지중 하나인 나트륨이온 배터리다. 염화나트륨의 주성분인 나트륨은 리튬보단 가격이 훨씬 저렴하면서 지구상에 매장된 양도 많아 각광받는다. 연구팀은 최근 산업계에서 소금 성분이 다량 생산·활용되면서 지구 시스템 전반에 걸쳐 염 이온의 자연적인 균형이 깨졌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미국 산업계에서의 소금 사용과 이때 방출된 염류가 강줄기를 타고 생태계로 스며드는 과정을 분석했다. 그 결과 숲을 벌목한 후 만든 농장, 공장지대, 도로 등에서 사용된 소금이 공기의 흐름, 빗물 등을 타고 미국 전역의 하천에 유입되며 하천 유역의 염화나트륨 농도를 증가시켰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매년 100억 킬로그램(kg) 정도의 소금을 주성분으로 하는 제빙제가 생산된다. 도로의 결빙을 방지하기 위해 쓰이는 제빙제는 2013년~2017년 사이 미국 소금 소비량의 44%를 차지했다. 제빙제에 사용된 소금이 전국 하천으로 유입됐는데, 이는 하천으로 유입된 용해성 고형물의 13.9%를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염화나트륨이 생태계로 들어가 자연적인 염분 형성 구조와 합쳐지며 지구가 자연 상태보다 더 빠르게 염분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지구 표면 뿐만 아니라 지하수의 염분 농도까지 높아져 향후 인간의 식수 보급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코샬 교수는 "미국만 하더라도 염분을 주요한 식수 오염물질로 간주하지 않기 때문에 규제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러나 전 지구의 염분이 환경에 해로운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는 건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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