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메가서울’ 속도전···“시대 역행하는 정책” 비판도

문광호·조미덥 기자 2023. 11. 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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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서울 편입 위한 TF 발족
이르면 이번주 특별법 발의
“더 큰 걸 잃을 수 있다” 우려도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지난 30일 김포골드라인을 관리하는 김포한강차량기지를 방문, 관제실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1일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다룰 당내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기로 했다. 이르면 이번주 내에 김포의 서울 편입을 추진하기 위한 특별법을 발의키로 하는 등 속도전에 나섰다. 내년 총선의 수도권 승부수로 판단하고 본격적으로 판을 키우기로 한 것이다. ‘편입이 아니라 행정구역 정상화’ 등의 논리로 ‘메가서울’을 띄우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을 들어 야당의 비판에 맞섰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당대표 직속으로 김포 서울 편입 관련 TF를 만든다”며 “그 분야에 특화된 사람들이 모여 적극적으로 진행하고자 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다루는 주제가 김포를 넘어 메가서울로 넓어지면 TF가 아니라 특별위원회 형태가 될 가능성도 있다. TF가 꾸려지면 빠른 시일 안에 김포의 서울 편입을 내용으로 한 특별법을 의원입법으로 발의할 계획이다. TF 단장은 국토교통부 관료 출신이자 경기도당위원장인 송석준 의원이 맡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일찌감치 수도권 전역을 대상으로 빅데이터·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여론 분석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엔 김포의 서울 편입을 옹호하는 주장이 잇따랐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오신환 혁신위원(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은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행정권과 생활권이 불일치해 서울 주변 도시 주민들의 불편이 이루 말할 수 없다”며 “특히 오세훈 시장이 추진하는 ‘그레이트 한강 사업’과 관련해서도 서울이 김포를 편입하게 된다면 해양도시, 글로벌도시로 외부로 뻗쳐나갈 토대와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편입을 처음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홍철호 국민의힘 김포을 당협위원장은 MBC 라디오에서 ‘편입 후 김포에 쓰레기 매립지가 들어설 것’이란 전망에 대해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받아줄 수 없다’고 하면 못 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일종 의원은 YTN 라디오에 나와 내년 총선을 겨냥한 포퓰리즘이란 야권의 주장에 대해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대통령은 세종시 (행정수도) 카드를 안 꺼냈나. 민주당은 할 말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포를 넘어 메가서울을 띄우는 움직임도 활발했다. 서울 양천갑 당협위원장인 조수진 최고위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광명시 주민들이 광명의 행정구역이 서울이 되는 것은 편입이 아니라 행정구역 정상화라는 말씀을 주셨다”며 김포에 이어 광명의 서울시 편입을 주장했다. 박수영 의원은 SNS에 “김동연 경기지사의 ‘경기북도 분도론’은 세계적인 트렌드에 맞지 않고 도시 발전에 저해가 되지만 메가서울은 고급인력의 집중, IT(정보통신) 인프라 및 교통·통신 인프라 구비, 거대한 소비시장 등에서 월등한 장점을 갖는다”고 적었다.

여당 내부에선 비판도 나온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SNS에 “대구·경북을 통합해 대구특별시로 만드는 등 지방 시·도를 통합해 메가시티로 만드는 것은 지방화 시대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바람직할지 모르나 대통령께서 지방화 시대 국토균형발전을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삼는 마당에 이미 메가시티가 된 서울을 더욱 비대화시키고 수도권 집중 심화만 초래하는 서울 확대 정책이 맞나”라며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CBS 라디오에 출연해 “김포 시민들 입장에서 숙원 사업은 5호선, 9호선 연장인데 서울시로 편입되게 되면 이게 광역전철이 아니라 도시철도가 된다”며 “그러면 연장 사업이 (오히려) 되게 어려워진다”고 주장했다. 광역철도는 국비 70%, 지방비 30%로 예산을 대지만 서울시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달리 총사업비의 40%까지만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경기와 접한 지역의 여당 당협위원장들은 서울 표심 하락을 우려하며 신중론을 주장했다.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의 이승환 서울 중랑을 당협위원장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김포는 서울과 ‘윈윈’이지만 구리, 광명, 하남은 뜬금없다”면서 “구리를 서울에 편입하면, 중랑구는 서울이라는 부동산의 심리적 마지노선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그는 “구리 쪽 (표심) 얻자고 서울 외곽 주민들의 마음을 잃으면 더 큰 것을 잃을 수 있다”며 “좀 더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명확한 당론을 밝히지 않은 채 여론을 살피는 모습이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김포 서울 편입 추진은 “일단 던지고 본 포퓰리즘”이라면서도 “전체적인 행정대개혁을 여당과 협의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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