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살 멈춰라” 이스라엘에 등 돌리는 남미···단교 선언에 대사 소환도

선명수 기자 2023. 11. 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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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이스라엘과 외교 단절 선언
콜롬비아·칠레, 주이스라엘 자국 대사 소환
룰라 브라질 대통령 “제발 학살 멈춰라”
3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데이르 알 발라에서 한 남성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숨진 희생자 시신 앞에서 울고 있다. AP연합뉴스

‘하마스 소탕’을 목표로 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하자 남미 국가들이 이스라엘 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다. 볼리비아는 이스라엘과 단교를 선언했고, 칠레와 콜롬비아는 주이스라엘 자국 대사를 소환했다.

볼리비아 정부는 31일(현지시간) “우리는 이스라엘에 공식 서신을 보내 외교 관계를 끊겠다는 결정을 알렸다”고 밝혔다. 프레디 마마니 마차카 볼리비아 외무부 차관은 기자회견을 열어 “볼리비아는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적이고 불균형적인 군사 행동을 규탄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단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마리아 넬라 프라다 대통령실 장관도 “민간인 수천여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강제 이주를 초래한 공격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며 가자지구에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볼리비아 정부는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복원한 지 3년 만에 단교 결정을 내렸다. 볼리비아는 에보 모랄레스 전 정부 시절인 2009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문제 삼으며 이스라엘과 외교를 단절했지만, 모랄레스 전 대통령 하야 후 우파 정권이 들어서자 2020년 외교관계를 복원한 바 있다.

좌파 성향의 루이스 아르세 대통령이 이끄는 볼리비아 정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돌입 이후 이스라엘에 비판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다.

루이스 아르세 볼리비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콜롬비아와 칠레, 브라질 등 다른 남미 국가들도 일제히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국민 학살”을 비판하며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주이스라엘 자국 대사를 불러들였다고 밝혔다. 앞서 페트로 대통령은 가자지구를 공격하는 이스라엘을 ‘나치’에 비유, 이스라엘과 외교 갈등을 빚은 바 있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저지르고 있는 “용납할 수 없는 국제인도법 위반”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텔아비브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했다고 밝혔다. 보리치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8000명 넘는 민간인 희생자가 나왔다며 이스라엘군의 군사작전이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한 집단적 처벌”이라고 비판했다.

멕시코와 브라질 등 다른 남미 국가들도 거듭 이스라엘을 군사작전을 비판하며 휴전을 촉구했다. 가자지구 공격을 “이스라엘 총리의 광기”라고 비판했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이스라엘군의 자빌리아 난민 캠프 공습으로 사상자가 속출하자 엑스(옛 트위터)에 “우리는 사상 처음으로 사망자의 대부분이 어린이인 전쟁을 목격하고 있다”며 “멈춰라. 제발 멈춰라!”라고 썼다.

지난 7일 개전 이후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선 최소 8525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 하마스의 공격으로 숨진 이스라엘인은 1405명으로 집계됐다.

3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한 아이가 공습으로 숨진 가족의 시신 앞에서 울고 있다. AP연합뉴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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