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국소리문화의전당, 주차장 집단 감금…불법 증거 수집도

50여 분 동안 주차장에서 벌벌 떤 피해자
불법 증거 수집 논란…"컴퓨터 고치다 우연히 발견"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우리 직원들 그럴 리 없어"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 3명이 주차장서 피해자를 공동으로 감금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의 책상에 숨겨져 있던 MP3를 절취해 파일을 조사하는 등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내 '2차 가해'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라북도인권위원회(이하 전북인권위)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사무처장에 대해 2차 가해로 '경고'를 K 차장과 L 과장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가해자 3명은 전북인권위의 결정에 '이의제기'를 예고한 가운데 지난달 31일 오후 5시쯤 약 1시간가량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내 주차장에서 사무처장 등 6명이 피해자 A씨를 감금한 사실이 확인됐다.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사무처장은 차에 탑승해 이동하려는 A씨에게 손가락질을 한 후 경찰에게 "확인을 하고 보내라"며 고성을 질렀다.

경찰은 수차례 '길을 비켜야 한다'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제지했음에도 I 과장은 피해자가 탑승한 차량 앞을 서성이며 차량 출입을 막아 세웠다.

특히 K 차장은 A씨가 주차장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자신의 차로 가로막기까지 했다. 나머지 직원 3명 역시 피해자 차 앞을 막아 세우고 일부는 경찰의 제지를 비웃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런 감금 소동은 지난달 31일 오후 5시부터 5시 53분까지 이어졌고, 경찰의 거듭된 만류에서야 피해자는 주차장 밖으로 나설 수 있었다.

지난달 31일 오후 4시 11분쯤. 경찰은 전주시 소재의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측으로부터 '도청 장치가 의심된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직장 내 직원 A씨를 지목해 경찰에 신고한 이유는 A씨의 달력 안에 있던 MP3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경찰에 신고한 날은 A씨가 휴가로 자리를 비운 상황이다. 앞서 A씨는 달력 밑부분 틈 사이에 MP3를 넣어둔 후 퇴근했다.

A씨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휴가 중 경영팀 직원으로부터 'MP3를 발견했으니, 확인을 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곧바로 회사로 찾아갔고, 직원들에게 둘러싸여 추궁받았다"며 "동의하지 않았음에도 파일을 열어봤다"고 덧붙였다. 실제 A씨는 부재중으로 MP3의 전원을 켠 이력도 없었다.

부재중인 A씨의 자리에서 MP3를 절취해 이후 경찰에 신고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컴퓨터를 고치다 우연히 발견했다"는 해명을 내놨다.

하지만 A씨의 MP3는 달력 속 깊숙하게 자리했던 점 등 전문가들은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불법적인 요소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우선 절도를 기본으로 비밀 침해 등의 추가 혐의가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도내 한 변호사는 "2명 이상이 공동하여 특정한 방에 가두거나 자동차를 이동하지 못하게 한 경우 공동 감금 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는 "경찰이 온 것만 알 뿐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며 "우리 직원들이 그럴 리가 없다"고 말했다. A씨 역시 2020년 5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 부서에 입사한 직원이다.

정광수 전라북도노동권익센터장은 "요즘 같은 세상에 보기 드문 '집단 린치'다"며 "2차 가해로 인해 피해자의 건강 상태가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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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CBS 김대한 기자 kimabout@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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