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씻을 물도, 생리대도 없어 약으로 버틴다"…가자지구 여성들 고충 전해져

김수연 기자 2023. 11. 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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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이 끝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팔레스타인 여성들 중 상당수가 부작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생리지연제를 복용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31일(현지시간) 카타르 매체인 알자지라의 보도에 따르면, 전쟁 상황에 놓인 이 여성들은 부작용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약을 복용하고 있다.

가자지구의 심리학자이자 사회 복지사인 네빈 아드난에 따르면, 여성은 일반적으로 생리 전후 며칠 동안 기분 변화, 하복부 및 허리 통증 등 심리적, 신체적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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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여성들. AFP뉴스1 제공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이 끝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팔레스타인 여성들 중 상당수가 부작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생리지연제를 복용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31일(현지시간) 카타르 매체인 알자지라의 보도에 따르면, 전쟁 상황에 놓인 이 여성들은 부작용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약을 복용하고 있다.

41세 여성 살마는 2주전 가자시티 텔 알하와에 있는 집을 떠나 가자 중심부 데이르 엘발라 난민 캠프촌에 있는 친척 집에 머물고 있다. 그는 전쟁으로 인한 두려움, 불편함, 우울증 때문에 월경 주기가 엉망이 됐다.

그는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나는 이번 달에 생리를 두번 했다"고 말했다. 살마에 따르면 아직까지 영업을 하고 있는 소수의 상점과 약국에는 생리대가 충분하지 않다. 한편, 수십 명의 친척과 집을 공유하는 상황에 물 부족까지 겹쳐 화장실 사용도 제한되고, 샤워도 겨우 며칠에 한 번 할까말까다.

지난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봉쇄해 약국과 상점의 위생용품 공급이 줄었다. 게다가 가자지구 주요 도로까지 폭격받아 창고에서 가자 내 약국으로 제품 운송도 어려워졌다.

생리대를 구하기 어려워진 여성들은 생리지연제를 찾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상황적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으나 약을 복용하기 전에는 의사와 상의할 것을 당부했다.

가자지구의 심리학자이자 사회 복지사인 네빈 아드난에 따르면, 여성은 일반적으로 생리 전후 며칠 동안 기분 변화, 하복부 및 허리 통증 등 심리적, 신체적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 그런데 전쟁 같은 상황과 이주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여성의 신체와 호르몬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생리와 관련한 증세가 심해질 수 있다.  

집을 떠나와 가족과 함께 칸 유니스 서쪽의 유엔학교(보호소)에서 지내고 있는 사미라 알 사디(55)는 몇 달 전에 첫 생리를 한 15세 딸이 걱정이다.

사적인 공간이 없는 보호소인데다가 씻을 물도 생리대도 제공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딸의 건강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몰라 생리지연제 구입을 망설이고 있다. 

가족과 함께 보호소에 머물고 있는 루바 세이프(35)는 "사생활 보호가 없고, 욕실에 수돗물이 나오지 않으며, 필요한 것을 찾기 위해 밖으로 쉽게 나갈 수도 없다"면서 “계속 겪는 극심한 두려움과 잠 부족, 담요 부족으로 겪는 추위에 생리통으로까지 시달리니 견딜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네 자녀를 키우느라 바쁜 그는 결국 오빠에게 약을 구해달라고 부탁했고 오빠는 여러 약국을 뒤진 끝에 약을 구해왔다.

루바는 “다른 여성들이 내게 이 약을 달라고 부탁한다. 그들 중 한 명은 자신의 인생에서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이 약의 부작용을 알고 있지만 이 약은 우리 주변에 있는 미사일, 죽음, 파괴보다 더 해로울 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수연 온라인 뉴스 기자 ksy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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