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경동건설 정순규씨 4주기…"더 이상 일하다 죽는 사람 없어야"

이현동 기자 2023. 11. 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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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구의 한 건축 현장에서 추락사한 노동자 고(故) 정순규 씨의 유가족이 국가와 지역사회를 향해 산업재해 사망사고의 고리를 끊어달라고 다시 한번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 사고에 대한 명백한 진상을 밝혀내기 위해 평생 싸우겠다. 아울러 부산,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일하다가 죽는 노동자가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산재 사망자들의 아픔·슬픔을 극복하는 길은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국가와 사회가 나서 거듭된 산재 사망사고의 악순환을 끊어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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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정순규 씨의 장녀 정승남 씨가 추모미사에서 발언문을 읽고 있다.(정순규 씨 유가족 제공)

(부산=뉴스1) 이현동 기자 = 부산 남구의 한 건축 현장에서 추락사한 노동자 고(故) 정순규 씨의 유가족이 국가와 지역사회를 향해 산업재해 사망사고의 고리를 끊어달라고 다시 한번 촉구했다.

천주교 부산교구 노동사목·천주교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오후 6시 부산가톨릭센터에서 ‘경동건설 정순규 노동자 4주기 및 부산지역 산재사망노동자 사회적 참사 희생자 추모 미사’를 가졌다고 1일 밝혔다.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등진 정 씨를 기리며 동시에 산재로 인한 사망사고가 없는 사회를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자는 취지다.

이날 미사에는 고 김용균·이선호 노동자의 유가족과 방송산업의 노동 실태와 부조리를 고발하고 세상을 떠난 고 이한빛 PD의 유가족, 세월호 참사 희생자 고 임경빈 군의 유가족, 강은미 국회의원(정의당·비례대표), 부산시민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정 씨는 지난 2019년 10월 30일 문현동의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옹벽 벽체 콘크리트 면고르기 작업을 하던 중 추락해 숨졌다.

그런데 사고 당시 인근에 목격자나 CCTV·차량 블랙박스가 없었던 데다 경동건설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등이 사고 상황을 두고 다른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고의 진상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다.

이날 미사에서 정 씨의 장녀인 정승남 씨는 “명백한 가해자가 있음에도 우리 가족은 스스로 원망하고 후회하며 지난 4년을 보냈다”며 “사고 이후 시간이 4년이나 흘렀음에도 경동건설은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았다. 처음부터 사죄는 물론 진상조사나 책임자처벌을 할 생각조차 없었고 오히려 사건을 조작·은폐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고에 대한 명백한 진상을 밝혀내기 위해 평생 싸우겠다. 아울러 부산,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일하다가 죽는 노동자가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산재 사망자들의 아픔·슬픔을 극복하는 길은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국가와 사회가 나서 거듭된 산재 사망사고의 악순환을 끊어내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 씨 사고와 관련해 경동건설과 하청업체 관계자들은 현장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모두 1·2심에서 징역 또는 금고형의 집행유예, 벌금형을 선고받아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일기도 했다.

lh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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