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기관 따라서 살 걸ㅠㅠ”…올해 개미 수익률 어느 정도길래

2차전지·낙폭과대株 집중
개인투자자 수익률 -22%
반도체 사들인 외국인·기관
SK하이닉스로 수익률 방어

올해 국내 증시에서 주로 2차전지(배터리), 낙폭과대주를 사들인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성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반도체를 집중 매수한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은 손실 폭을 줄이며 수익률 방어에 선방했다.

1일 매일경제신문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투자 주체별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매수 평균단가를 고려한 수익률을 계산한 결과 개인투자자들은 –22.25%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을 19조3678억원어치 사들인 개인투자자들은 4조3099억원의 손실을 봤다.

반면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의 매수 평균단가를 고려한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수익률은 각각 –1.81%, -0.01%로 약보합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 대비 업종별 분산 매수에 나서면서 리스크를 줄인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연중 2차전지 종목 매수에 집중했다.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포스코홀딩스로 순매수 규모가 11조1911억원에 달한다. 다만 매수 평균단가를 고려한 포스코홀딩스 투자 수익률은 –13.66%로 저조한 편이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도 각각 1조7604억원, 1조1397억원 사들였는데, 수익률은 –33.81%, -30.13%로 극히 부진했다.

그 밖에 개인투자자들은 포스코퓨처엠(-30.54%), 엘앤에프(-49.45%), 에코프로비엠(-23.48%) 등 대부분 2차전지 종목 투자로 큰 손실을 봤다.

한편 개인투자자들은 2차전지 종목 외 한화솔루션, LG생활건강과 같이 낙폭이 과대한 종목들도 비중을 늘렸는데, 손실률이 40%에 육박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쇼핑 목록 상단에 있는 건 반도체였다.

올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각각 13조1498억원, 1조8332억원 순매수했는데, 수익률은 0.34%, 11.57%로 이득을 봤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현대차(1조6731억원), 기아(8551억원), 현대모비스(5072억원) 등 자동차 관련주도 많이 사들였다.

현대차, 기아 투자로 각각 –10.1%, -3.47%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지만, 손실 폭이 크진 않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일하게 담은 2차전지 종목은 에코프로(7713억원)였는데, 손실률은 개인투자자와 달리 –8.08%에 불과했다.

기관투자자들도 연중 SK하이닉스 주식을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총 1조3323억원 순매수했는데, 수익률은 11.52%다. 기관투자자들은 주로 금융주, 통신주 등 경기방어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꾸려 손실을 줄일 수 있었다.

특히 현대엘리베이(3135억원), SK텔레콤(2439억원) 투자를 통해선 각각 8.19%, 2.92%의 수익을 보기도 했다.

한편 기관투자자 순매수 순위 상위에선 소위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도 포착되지만, 이를 순수하게 기관투자자가 사들인 종목으로 해석하긴 어렵다.

ETF에 호가를 공급하는 유동성공급자(LP)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잡힌 수급이 기관투자자 순매수, 순매도로 잡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