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진혁의 나이슈캐치] ‘심판 불신+솜방망이 처벌’ 겨우 잔여 시즌 배정 정지, K리그 흥행 방해 ‘환장의 콜라보’
[스포탈코리아] 반진혁 기자= 나이슈캐치. 잘 잡았다는 의미의 나이스 캐치에서 영감을 얻은 영어 단어 nice, issue, catch의 변형 합성어다. ‘좋은 이슈를 포착했다’ 정도로 풀이할 수 있다. 주목받는 이슈를 중점적으로 조명하고 더 자세히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K리그의 흥행을 방해하는 환장의 콜라보가 있다. 심판과 솜방망이 처벌이다.
K리그의 심판 관리 주체는 최근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대한축구협회로 바뀌었다. 효율적인 운영을 약속했지만, 변하는 건 없었다. 오히려 오심 논란만 증폭됐다.
판정 논란이 있을 때면 공개적으로 심판평가소위원회를 열지만, 판정 존증, 오심 인정, 담당 심판의 징계에 그쳤다. 눈 가리고 아웅이었다.
이외에 해당 심판에 대한 징계 등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책임을 지는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는 2014년부터 리스펙트 캠페인을 시행하고 있다. 선수, 지도자의 권리와 가치를 존중해 모두가 만족하는 축구를 만들자는 취지다. 주체에는 경기의 중재 역할을 하는 심판도 포함이 되어 있다.
모두가 만족하는 축구를 위해 시행하고 있는 리스펙트 캠페인이지만, 심판에 대해서는 일방적이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심판을 향한 불신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번 시즌도 전북현대-포항스틸러스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35라운드 경기에서 일이 터졌다.
포항의 수비수 김용환이 통증을 호소하면서 그라운드 밖으로 나가 치료에 집중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교체 카드를 꺼냈다.
포항은 다친 김용환을 빼고 같은 포지션 신광훈 투입을 계획했다. 하지만, 스태프의 실수로 7번 김인성의 교체아웃 의사를 대기심에게 전달한 것이다.
대기심은 포항의 요청대로 7번 김인성을 빼고 17번 신광훈을 투입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포항의 김인성은 그라운드 밖으로 나가지 않고 계속 경기를 소화했다. 자신이 교체 대상이라는 걸 몰랐던 것이다.
포항은 교체아웃 된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신광훈이 그라운드를 밟았고 6분 동안 공식 기록으로 교체된 선수 없이 12명이 뛰게 되는 촌극을 만든 것이다.
전북은 이상함을 감지했고 곧바로 대기심에게 항의했다. 대기심은 주심에게 상황 전달을 했다.
상황을 전달받은 주심은 포항의 7번 김인성의 아웃을 지시했고 김승대가 그라운드에 투입됐다.
이후 김용환도 공식적으로 교체아웃 처리가 됐다. 착오로 인해 교체 카드를 불필요하게 2장이나 사용한 것이다.
포항의 실수가 명백했다. 대기심에게 전달하는 교체 신청 용지에는 정확히 ‘7 김인성’이라고 부정할 수 없게 정확히 쓰여있다.
포항의 실수와 함께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주심과 대기심에게도 솜방망이가 아닌 철퇴에 가까운 처벌이 내려져야 하는 상황이다.
포항의 실수가 명백하며 주심과 대기심은 전북이 항의하기 전까지 자신들의 잘못된 판단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전북 측의 항의가 없었더라면 주심은 계속 알아차리지 못하고 경기를 진행했을 가능성이 존재했기에 일벌백계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K리그 규정 제20조 2항에 따르면 공식 경기에 무자격 선수가 출장한 것이 경기 중 또는 경기 후 발각되어 경기 종료 후 48시간 이내에 상대 클럽으로부터 이의가 제기된 경우, 무자격 선수가 출장한 클럽이 0-3으로 패한 것으로 간주한다. 다만, 경기 중 무자격 선수가 출장한 것이 발각될 경우, 해당 선수를 퇴장시키고 경기는 속행한다.
주심은 규정에 따라 김인성에게 퇴장을 주지도 않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을 이어가며 심판으로서 자격이 충분한지에 대한 의문이 들게 할 정도였다.
포항의 역대급 실수로 벌어진 촌극과 심판의 무지함으로 몰수패 가능성이 거론되는 중이다.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가 입장을 밝혔는데 “전북-포항 경기에서 발생한 교체 절차 준수 위반(경기규칙 3조 3항)과 관련해 해당 경기를 주재한 심판원 6명 전원을 잔여 시즌 배정을 정지시키는 등 엄중한 행정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엄중한 행정조치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징계는 고작 잔여 시즌 배정 정지다. K리그1 기준으로 3경기만 남았다. 다음 시즌 조용히 여론이 수그러들면 심판진은 그라운드를 누빌 수도 있다.
너무 과한 지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것이 심판이 만든 이미지이고 결과다.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가 발표한 내용 중 눈에 띄는 부분이다.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는 “경기를 주재하면서 해당 규칙의 이행 실패에 대한 책임이 더 큰 주심과 대기심에 대해서는 내년 각각 K리그1 및 K리그2 심판 등재와 관련해 해당 심판을 한 단계 강등시키는 사안을 안건으로 회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제서야 안건으로 회부 한다니, 그러면 지금까지는 잘못이 명백한 주심과 대기심을 향해서는 솜방망이 처벌로 끝냈다는 해석을 할 수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이후 K리그의 흥행 분위기가 고조되는 중이다. 지난 10월 유료 관중이 집계된 후 2018년부터 K리그 단일 시즌에서 처음으로 200만명이라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심판은 변한 게 없다. 불신과 솜방망이 처벌이 K리그의 흥행을 방해하는 환장의 콜라보라는 이미지를 언제 벗을 텐가?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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