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났는데도 이렇게 인기 없다고?…금 ETF 오히려 자금 빠져

강정아 기자 2023. 11. 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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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 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전될 수 있다는 전망에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치솟고 있다.

금값 상승으로 금에 투자하는 금 상장지수펀드(ETF)도 올랐다.

국내 투자자들은 10월 한 달간 금 ETF를 순매도(매도액이 매수액보다 많은 것)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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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선물 온스당 2000달러 돌파했는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 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전될 수 있다는 전망에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치솟고 있다. 그러나 국내 투자자 사이에선 과거 불안한 시기에 금에 투자하려던 수요가 많아졌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금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 것이다.

그래픽=정서희

하마스가 10월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한 후로 금값은 10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10월 30일 금 현물은 1g당 8만6820원에 거래를 마치며 2014년 KRX 금시장 개장 후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31일에도 1g당 8만6410원을 기록, 공격 직전인 6일 종가 대비 상승률이 7%에 달했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도 금 선물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다. 12월물 금 선물 가격은 최근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했다.

금값 상승으로 금에 투자하는 금 상장지수펀드(ETF)도 올랐다. 이 기간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 ETF는 18%가량 올랐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골드선물(H)’ ETF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골드선물(H)’ ETF도 각각 9%대 상승했다. 금 ETF 중 유일한 현물 상품인 ‘ACE KRX금현물’ ETF는 7%대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각각 5.23%, 8.10%씩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그런데 전쟁 불안 등으로 금값은 이렇게 올랐는데 금에 투자하려는 수요는 전 같지 않은 모습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10월 한 달간 금 ETF를 순매도(매도액이 매수액보다 많은 것)했다. 9월 한 달 30억원 규모로 금 ETF를 사들였던 것과 다른 양상이다. 개인은 10월 6~31일 ‘KODEX 골드선물(H)’ ETF를 20억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 ETF도 6억원, ‘TIGER 골드선물(H)’ ETF도 2억4300만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향후 금값이 더 오를지, 떨어질지 전망은 엇갈린다. 금 ETF 상품 매수를 자제하라는 의견도 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단기간 금 가격이 크게 올랐는데, 향후 중동 정세가 안정되면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금 가격이 급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 가격 강세는 5.0%에 육박한 명목금리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안전자산 선호에 기인한다”며 “단기 금값 상승세에 올라탄 추격 매수는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 가격이 내년 1분기까지 하락세를 보이다 2분기부터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하마스 간 분쟁은 연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금 가격 약세를 유발한다”고 분석했다. 백 연구원은 금값이 내년 1분기까지 완만한 하락 추세를 보이다 내년 3분기 미국의 금리 인하 국면을 앞두고 2분기부터 반등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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