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허' 박민성 "'나 메셀라' 넘버 일등 배우? 목숨 건 보람 있어"[문화人터뷰]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나 메셀라'는 킬링 넘버잖아요. 관객들의 기대만큼 충족시켜줘야죠."
배우 박민성은 뮤지컬 '벤허'에서 '나 메셀라' 곡을 가장 잘 부르는 배우로 손꼽힌다. 주인공 벤허의 곡보다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의 귓가에 더 맴도는 대표곡이다. 특히 절정에 이르는 '나 메셀라~'를 14초 동안 한 호흡으로 시원하게 내지르는 박민성의 커튼콜 영상이 유명하다.
최근 서울 강남구 EMK뮤지컬컴퍼니 사옥에서 만난 그는 "관객들 반응이 좋아서 나름 목숨 걸고 사점을 넘기면서 한 보람이 있다"고 웃었다.
그는 지난 2017년 초연부터 이번 세 번째 시즌까지 내리 참여했다. 벤허의 어린 시절 친구이지만 권력을 좇아 그를 배신하는 '메셀라' 역으로 함께하고 있다.
세 번째 출연인 만큼 이번 시즌엔 좀 더 욕심을 냈다. '나 메셀라' 넘버를 커튼콜뿐만 아니라 본 공연에서도 한 호흡으로 부르고 있는 것. 폭발적인 가창력을 보여야 하는 클라이맥스에서 혹여나 실수가 있을까 기존엔 한 호흡으로 부르지 않도록 연출의 당부가 있었다.
"재연 때까지는 말을 들었어요.(웃음) 하지만 이번 삼연에선 '실패하면 죽는 거야'라는 마음으로 첫 공연부터 한 호흡으로 부르고 있어요. '이걸 못 부르면 내일은 없다'는 마음가짐이죠. 발전된 모습을 기대하는 관객들도 있을 거고, 저도 뭔가 보여주고 싶어서 '레벨업'했다는 느낌으로 도전했어요."
초연 당시 첫 공연날 기억은 여전하다. 이번 삼연의 첫 공연날도 마치 그때와 같았다. "'나 메셀라'를 부르는데 너무 힘을 줘서 (초연 때처럼) 오른쪽 엉덩이에 쥐가 났다"고 웃었다.
"에너지를 끌어올려서 객석에 어떻게든 전달해야겠다는 일념으로 하다 보니 그랬던 것 같아요. 너무 감사하게도 객석에서 그 공연 통틀어 가장 큰 박수와 환호가 나와서 울 뻔 했죠. 관객들이 보내주는 사랑과 에너지에 내가 열심히 무대에서 노래랑 싸워서 이겼구나 싶었어요. 스스로에게 박한 편인데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싶은 순간이에요."
벤허와 대척점에 있는 역할이지만, 마냥 악역으로만 보이진 않는다. "메셀라는 성공을 위한 욕망이 컸던 것 같아요. 누구나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잖아요. 자기가 성공해서 돌아왔는데, 상관에게 사고가 났잖아요. 일부러 누명을 씌워 벤허 집안을 몰락시키려 했던 것보다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해요. 결국 벤허와의 약속도 다 지키잖아요."
분량은 비록 적지만 존재감은 적지 않다. 이번에 새 프로덕션으로 공연을 올리며 속도감 있게 매만졌고 메셀라 대사도 일부 압축됐다. "벤허와의 관계성을 설명하던 대사를 쳐냈다"며 "메셀라는 무대에 나오지 않을 때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때문에 등장했을 때 존재감이 커 보이는 건 확실히 있다"고 했다.
사실 이번에도 함께할 수 있을진 확신하지 못했다. 그래서 공연 한 회 한 회가 더 소중하다. 그는 "매 공연 메셀라의 삶으로 살고 죽는다는 생각이다. 그만큼 애착이 크다"고 했다. 극 중 상의 탈의를 위한 몸 관리는 물론 생생한 검술신을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2007년 뮤지컬 '그리스'로 데뷔한 박민성은 '프랑켄슈타인', '노트르담 드 파리', '삼총사', '영웅본색'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동해왔다. 대극장은 물론 '홀연했던 사나이', '시데레우스', '와일드 그레이' 등 중·소극장 무대에도 꾸준히 올랐고 '벙커 트릴로지' 등 연극에도 출연했다.
중학생이 된 아들 박이든도 아역 배우로 활동하며 뮤지컬의 길을 걷고 있다. 아버지로선 힘든 길임을 알기에 복잡한 마음이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에 쉽게 말리진 못하고 있다.
"어리지만 집요하게 노력하고 성과물을 보이는 걸 보면 대단해요. 나는 저렇게까지 해본 적 있나 배울 때도 있죠. 나중에 어려움을 겪고 좌절하진 않을까 걱정되는데, 그래도 같은 무대에 서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어느새 데뷔 16년, 마흔을 넘기며 그도 배우로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살 한살 먹으면서 막연하게 앞만 바라보기엔 많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배우로서 갈림길에 있는 중요한 시기에요. 언제까지 무대 생활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죠. 다양한 기회도 잡고 싶지만, 여전히 무대가 좋고 아직 해보고 싶은 게 많아요.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역할도 한번 더 하고 싶고, 데뷔할 때부터 꿈꿨던 '지킬 앤 하이드'도 해보고 싶어요. 계속 도전하며 숙제를 하나씩 풀어야겠죠."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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