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자료 활용 목적 제주도민 인식조사 알고보니 '엉터리'

제주CBS 이인 기자 2023. 11. 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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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훈 제주도정의 핵심 현안에 대한 도민 여론을 파악하고 정책 추진 기본자료로 활용하겠다며 실시한 도민 인식조사가 사실상 긍정 답변만을 유도한 엉터리 조사여서 논란이다.

조사내용은 제주도 추진정책 관심도와 거주지역 만족도, 도정운영 전반 평가와 인식, 오영훈 도정 핵심 정책에 대한 평가 등이었다.

이때문에 주요 정책 추진에 기본자료로 활용하겠다는 도민 인식조사가 하나같이 긍정 답변을 유도하는 질문들이어서 하나마나한 조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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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행정체제개편 등 도민 80%~90% 긍정평가 발표
장점만 부각하고 단점이나 갈등 사안은 빼 긍정답변 유도
전경. 제주도청 제공


오영훈 제주도정의 핵심 현안에 대한 도민 여론을 파악하고 정책 추진 기본자료로 활용하겠다며 실시한 도민 인식조사가 사실상 긍정 답변만을 유도한 엉터리 조사여서 논란이다.

제주도는 1일 도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지난 9월 20일부터 사흘간 오피니언라이브에 의뢰해 도민 1천 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내용은 제주도 추진정책 관심도와 거주지역 만족도, 도정운영 전반 평가와 인식, 오영훈 도정 핵심 정책에 대한 평가 등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오영훈 도정에 대한 평가는 긍정이 62.2%, 부정은 37.8%였다.

그런데 오영훈 제주지사가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거나 현재 추진하고 있는 주요 정책들에 대해 도민들의 긍정 평가는 80%에서 90%를 오갔다.

정책별로 보면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은 긍정이 83.1%였고, 상장기업 20개 육성과 유치는 87.1%, 15분도시 제주조성은 85.2%,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 기반 조성은 87%, 제주형 생애주기별 통합 돌봄체제 구축은 91% 등으로 긍정 평가가 압도적이었다.

문제는 인식조사의 질문 자체가 사실상 긍정답변을 유도했다는 점에 있다.

제주형 행정체제개편의 경우 '특별자치도의 위상에 걸맞게 도민의 자기결정권을 강화하고 도민주권을 실현할 수 있도록 현재의 행 정체제를 도민공론화 및 주민투표를 통해 제주형 행정체제로 새롭게 개편하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었다.

또 상장기업 20개 유치와 관련해선 '제주의 경제발전을 위해 청정바이오·스마트관광산업·그린에너지산업 등 도내 성장잠재력이 있는 기업을 집중 육성해 상장 기반을 조성하고, 스마트그린산업단지에 성장유망기업을 유치해 상장기업 20개를  육성 및 유치하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질문했다.

15분도시 조성에 대해선 '도민이 도보, 자전거, 대중교통 등을 이용해 15분 내에 개인생활 편의, 교육, 돌봄, 건강, 여가 등이 가능한 도시를 조성하려는 이른바 15분 도시 프로젝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내용이었다.

대부분의 질문이 해당 정책을 시행할 경우의 기대효과만 나열돼 있을 뿐 추진 과정에서 어떤 갈등이 있고 단점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최근 발표한 제주 곶자왈 관련 조사에서도 곶자왈 보호지역을 가치와 특성에 따라 3개로 구분해 차등적으로 관리하는 계획이 어떤지 물었더니 도민의 96.8%가 찬성한 것과 같은 방식이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제주도 곶자왈 보전 및 관리 조례 개정안'이 상위법 충돌 소지와 곶자왈 보호지역 기준의 명확성 부족 논란 등으로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에서 심사보류됐다는 등의 부정적 내용은 쏙 뺐다.  

논란 부분은 빼고 곶자왈 보호를 위해 차등 관리하는 걸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어떤 도민이 반대한다고 답하겠느냐는 것이다.

이때문에 주요 정책 추진에 기본자료로 활용하겠다는 도민 인식조사가 하나같이 긍정 답변을 유도하는 질문들이어서 하나마나한 조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브리핑에서 제주도는 도정 정책에 대한 취지를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그 취지가 사실상 장점만을 부각하고 단점이나 갈등 사안은 뺀 것이어서 정책 자료로 활용할 수 없다는 기자들의 반박만 이어졌다.

결국 2천만 원이 투입된 도민 인식조사가 도민 1천 명을 대상으로 사실상 오영훈 도정의 주요 정책을 홍보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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