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어린이 전용식 출사표… 김홍국 회장 "딸에게 좋은 라면 먹이고파"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1일 서울 신사동 CGV청담씨네시티에서 열린 하림산업 '푸디버디'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시식용으로 제공된 빨강라면.

"저도 딸아이한테 라면 먹으면 안 된다면서 실랑이하던 짜증스러운 시간이 있었고, 그때부터 좋은 라면을 만들어야겠다는 꿈이 생겼다. " 김홍국 하림 회장이 어린이 전용식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MGS와 향미제를 쓴 타사 제품들은 '가짜맛'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자녀들이 마음껏 먹어도 되는 음식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내놓았다.

김 회장은 1일 서울 신사동 CGV청담씨네시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하림산업의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를 공개했다. 푸디버디는 김 회장이 하림산업에서 육아를 하고 있는 직원들과 함께 직접 연구개발해 만든 브랜드로, 우선 즉석밥 3종, 라면 4종, 국물요리 5종, 볶음밥 5종, 튀김요리 5종, 핫도그 2종 등 신제품 24종을 먼저 선보였다. 쌀가루를 활용한 면제품 출시도 계획 중이다.

김 회장은 라면에 얽힌 막내 딸과의 일화를 언급하며 "MGS와 향미제로 가짜맛을 만드는 것보다 비용은 훨씬 올라가지만 우리도 이젠 진짜맛을 가진 진정한 식품을 먹을 때가 됐다"고 말했다.

앞서 김 회장은 아토피를 앓았던 막내 딸을 위해 2021년 첨가물이 없는 '더미식 장인라면'을 선보인 바 있다. 그는 "대부분의 엄마들이 자녀들한테 라면이 해로우니 스프를 빼고 먹으라고 한다더라"며 "기존 라면 제품들이 닭고기를 넣는게 아니라 닭고기 향을 넣고 MSG를 넣어 비용은 저렴한데 사실 영양은 별로 없고 맛도 인위적이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도 딸아이한테 라면 먹으면 안 된다면서 승강이하던 짜증스러운 시간이 있었고, 그때부터 좋은 라면을 만들어야겠다는 꿈이 생겼다"며 "자연의 신선한 식재료를 쓰고, 향미제와 인공조미료로 가짜맛을 내는게 아니라 자연의 신선한 식재료, 진짜 재료로 제대로 된 맛으로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민의 결과물로 나온 이번 신제품을 소개하며 "이젠 마음 놓고 제대로 먹어도 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푸디버디 제품은 고기와 사골, 향신 채소 등을 넣어 각 자연재료 자체에서 우러나오는 풍미와 향으로 감칠맛을 끌어올렸다. MSG는 첨가하지 않았고, 나트륨은 성인식과 비교해 20% 이상 줄였다. 라면의 경우 기존 제품의 나트륨 수치(1640㎎)보다 훨씬 낮은 수준(빨강라면 1080㎎, 하양라면 1050㎎)이다. 회사측은 100% 국내산 유기농 쌀과 국내상 생채소, 한우, 국내산 생계육·생돈육, 고흥 미역 등을 썼다고 소개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빨강라면, 팝콘치킨, 미니 핫도그, 버터 장조림 볶음밥 등으로 구성된 '푸디버디 어린이식 만찬'으로 시식이 진행됐다.

시식 도중 김 회장은 또 다시 무대로 올라와 "라면 맛이 괜찮냐? 저도 아침에 하양라면 먹고 왔다. 오후엔 빨강라면을 먹을 거다"면서 "우리는 스프 만들 때 소뼈를 80도에서 20시간 고아 국물을 농축시켜 스프를 액상으로 만든다. 진짜 고깃국물을 만들어서 부모들의 걱정을 덜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품은 현재 온라인에서 판매 중이며, 할인점과 편의점, 백화점 등에서도 판매될 예정이다. 라면의 경우 한봉지에 1700원이다.

푸디버디의 수출 계획은 아직 없으며, 하림산업은 국내 시장에 집중해 브랜드를 알려 내년 매출 3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주 타깃층은 4~8세 유아식 시장이다.김수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