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자 지끈지끈 어질…심뇌혈관만큼 위태로운 '눈'

박정렬 기자 2023. 11. 1.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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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으로 기온 차가 큰 환절기는 혈압 관리에 신경 써야 할 때다.

온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혈관이 좁아지고 혈압이 상승하면 심뇌혈관질환 등 치명적인 질환으로 자칫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눈 속 압력이 오르면 눈 안쪽의 시신경이 눌리고 반대로 안압이 심하게 떨어지면 눈이 쪼그라들면서 맥락막 등 중요한 조직이 안구 벽에서 떨어져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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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의 신의료인]


아침저녁으로 기온 차가 큰 환절기는 혈압 관리에 신경 써야 할 때다. 온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혈관이 좁아지고 혈압이 상승하면 심뇌혈관질환 등 치명적인 질환으로 자칫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하지만, 날이 추워질 때 혈압처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할 눈 속 압력(안압)은 잘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실명을 부르는 녹내장을 포함해 알 수 없는 두통, 어지럼증도 알고 보면 안압 때문일 수 있다.

혈압이 항상 정상 수치여야 몸에 이상이 없듯 안압도 10∼21㎜Hg 정도가 정상 범위에 해당한다. 우리 눈은 공처럼 둥근데, 공에 바람이 차야 일정한 형태와 압력을 유지하듯 눈은 자체적으로 만드는 방수(눈의 물)가 지속해서 생기고 빠지며 압력을 유지한다. 안압은 방수가 너무 많으면 높아지고 적으면 줄어든다. 눈 속 압력이 오르면 눈 안쪽의 시신경이 눌리고 반대로 안압이 심하게 떨어지면 눈이 쪼그라들면서 맥락막 등 중요한 조직이 안구 벽에서 떨어져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추운 겨울 안압 변화와 연관성이 있는 '눈병'은 녹내장이다. 안압이 오르며 시신경 손상으로 시야가 좁아지고, 심한 경우 실명까지 할 수 있는 안(眼)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서서히 진행해 본인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이라 불리는데, 가을~겨울은 계절적으로 안압이 높아지는 때인데다 실내활동 증가로 인한 동공 커짐이 맞물려 위험요인이 있는 경우 갑자기 방수가 빠지는 부분(전방각)이 좁아져 '급성 폐쇄각 녹내장'이 나타날 수 있다. 공기가 주입되기만 하는 공처럼, 눈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차기만 해 압력이 급증하는 것이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안과 이시형 교수는 "녹내장은 크게 개방각·폐쇄각 녹내장으로 나뉘는데 개방각은 안압이 급격히 오르지 않아 안압이 높아도 말기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는 반면, 폐쇄각 녹내장은 급격한 안압 상승으로 인한 안구통증과 시력 저하, 두통과 구토로 응급실에 실려 오는 사례도 많다"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급성 폐쇄각 녹내장은 남성보다 여성이, 백내장이 있는 환자에게 잘 발생한다. 중년 이후 여성이 특히 주의해야 한다는 의미다.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 만성질환자나 흡연, 음주하는 경우도 혈액순환이 방해받아 급격한 안압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안압을 일정하게 관리하려면 일상생활에서 무거운 짐을 갑자기 들거나 물구나무서기, 고중량의 근력운동과 같이 안압을 높이는 운동은 자제해야 한다. 어두운 곳에서 밤늦게 스마트폰을 하는 습관도 동공을 키워 방수 배출을 막을 수 있어 위험하다. 목을 조이는 터틀넥이나 허리가 꽉 조이는 바지도 안압을 높일 수 있어 옷을 선택할 때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 교수는 "특히 이미 안압이 다소 높은 녹내장 환자는 생활 습관 개선에 신경을 써야 한다"며 "야외에서 걷기,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면 안압을 일부 떨어트리는 데 도움이 돼 눈 건강에도 이롭다"고 조언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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