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심장 이식’ 두번째 환자도 6주만에 사망…이유는 역시나 ‘이것’

고재원 기자(ko.jaewon@mk.co.kr) 2023. 11. 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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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간 건강했지만…거부반응에 끝내 숨져
지난해 첫번째 이식환자도 두달만에 사망
유전자 조작 돼지심장을 이식받은 로렌스 포세트 씨. [사진=미국 메릴랜드대 의대]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심장을 이식받은 환자가 이식 후 약 6주 만에 목숨을 잃었다. 인간 면역체계의 거부반응 때문이다. 이 환자는 사상 두번째로 유전자 조작 돼지심장을 이식받은 환자였다. 첫번째 환자 역시 이식 후 두 달 만에 사망한 바 있다.

미국 메릴랜드대 의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유전자 조작 돼지심장을 이식받은 미 해군 참전용사 로렌스 포세트 씨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포세트 씨는 지난 9월 14일 심부전 말기로 메릴랜드대 의대를 찾았다. 사람 심장 이식 수술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수술을 진행하지 못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포세트 씨는 대신 유전자 조작 돼지심장을 이식하기로 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종이식을 위한 긴급 허가를 내줬고, 9월 20일 유전자 조작 돼지심장을 이식받았다.

한동안 그는 인간 면역체계의 거부반응 없이 꾸준히 생존해왔다. 다리 근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사이클링 같은 물리치료를 받았으며 아내인 앤 포세트 씨와 카드 게임을 하기도 했다. 수술을 집도한 바틀리 그리피스 미국 메릴랜드대 의대 교수는 당시 “포세트씨를 돌보는 의사들이 심장 기능이 훌륭하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심장에 거부 반응 징후가 포착됐다. 그러면서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 돼지심장이 아닌 사람 장기와 관련된 이식 수술에서도 가장 문제로 꼽히는 것이 거부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이종 이식이라고 불리는 동물과 사람 간 장기 이식 시도는 수십 년째 이어오고 있으나 계속 실패하고 있다. 사람의 면역 체계가 외부 조직을 공격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이런 거부반응을 없애려는 시도를 이어오고 있다. 여러 동물 중 돼지가 선택된 것은 사람과 가장 비슷한 크기의 장기를 가지고 있어서다.

하지만 이번 두번째 시도 역시 실패했다. 첫번째 환자는 지난해 1월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바 있다. 메릴랜드대 의대 연구팀이 이식을 진행한 것으로 당시 환자는 두 달 만에 사망했다. 거부 반응은 보이지 않았으며 돼지에 폐렴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DNA가 몸 안에서 발견됐다.

연구팀은 이번 두번째 환자의 사망 원인을 정확히 밝히기 위한 추가 연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연구팀은 “포세트 씨는 이종이식 분야를 발전시키는 데 공헌을 한 과학자”라며 “심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포세트 씨의 아내인 앤 포세트 씨는 연구팀이 발표한 성명에서 “남편은 연구팀을 신뢰하며 이 여정을 시작했으며 이렇게 오래 살아남을 것이라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연구팀과 의사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이종 이식 분야가 발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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