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의 중심’ 광주 이정효 감독 “2위 목표…좁은 축구판에 사명감 느껴”
그 중심엔 사령탑인 이정효 감독이 있다. 부임 첫해 팀의 승격을 이루고, K리그1에서도 광주의 반전 드라마를 쓰며 한국 축구에서 가장 뜨거운 감독으로 거듭났다.
이런 이 감독도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언제나 위를 바라본다. 이 감독은 지난달 26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을 시작할 때 선수들에게 3위를 하자고 했다. 선수들도 웃었다”면서도 “경기를 치르며 과정에 집중하다 보니 선수들도 믿고 노력했다. 성과도 따라 파이널 라운드를 3위로 시작했는데, 가시권에 있는 포항을 잡고 2위로 시즌을 마무리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리그 일정이 3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3위 광주(승점 57·16승 9무 10패)와 2위 포항(승점 60·15승 15무 5패)의 승점 차는 3에 불과하다.
광주의 팬들도 구단의 화끈한 공격 축구를 좋아한다. 재미와 성적을 함께 챙기면서 ‘야구의 도시’ 광주에도 축구 붐이 일고 있다. 홈경기가 열릴 때마다 매진 사례가 속출한다. 이 감독은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많아졌다. 이기고 있는 후반 추가 시간에도 ‘한 골 더’를 외칠 정도로 광주의 축구를 좋아해 주신다”며 “팬들의 성원에 자부심을 느낀다. 공격적으로 더 좋은 축구를 하기 위한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웃었다.
이 감독은 리그 내내 직설적인 인터뷰와 과감한 경기 운영 등으로 ‘K-모리뉴(K리그의 조제 모리뉴 감독)’라는 별명이 따라 다녔다. 그는 “승부욕이 강한 평소 성격이다”면서도 “전쟁에 나가 싸우는 데 우리 편이 살고, 상대가 죽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선수와 구단을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프로팀 감독 2년 차에 스타로 떠오른 이 감독은 지도자로서의 목표는 뭘까. 그는 무엇보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꼽았다. 대표팀보다는 클럽팀을 선호하는 이유다. 일부 축구팬들이 한국 축구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이 감독을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로 꼽기도 하지만 그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이 감독은 “매일 선수들과 운동장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경기가 있을 때 잠깐 모여 떠나는 대표팀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수 생활 때는 한계를 느꼈지만, 감독으로 선수들을 지도하니 성장에 한계가 없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 선수들을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을까 고민이 큽니다, 많은 선수가 성장해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그러면 한국 축구의 수준도 높아지지 않을까요. 일본은 앞으로 월드컵 우승을 향해 달린다고 하는데, 한국도 조별리그 통과가 아닌 우승을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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