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2034 월드컵 개최 '사실상' 확정… '겨울 개최+스포츠 워싱' 우려

[스포탈코리아] 주대은 기자= 2034년 월드컵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릴 전망이다.

지난 1일(한국 시간) FIFA 잔니 인판티노 회장은 SNS를 통해 “지구에서 가장 위대한 쇼(월드컵)는 2026년 북아메리카(캐나다, 멕시코, 미국)에서 열린다. 그다음은 아프리카(모로코)와 유럽(포르투갈-스페인) 그리고 남아메리카(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에서 2개의 에디션으로 열린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2034년 월드컵은 아시아”라며 “3개 대회가 5대륙, 10개국이 개최에 참여한다. 축구를 진정으로 글로벌하게 만들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회장이 언급한 아시아는 사우디아라비아다.

원래 2034 월드컵은 공동 개최 의사를 표한 호주·인도네시아, 사우디의 2파전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지난달 인도네시아가 돌연 사우디 지지를 선언했다. 이어서 호주도 대회 유치를 포기했다.

지난 31일(한국 시간) 호주축구협회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월드컵을 개최할 기회를 모색했다. 모든 요소를 고려했을 때 개최하지 않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월드컵 최종 개최국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한다”라고 발표했다.

물론 아직 사우디의 월드컵 개최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FIFA가 제시한 2034년 월드컵 개최 의향서 제출 기한은 이달 30일까지지만, 사우디가 유일한 개최 희망국으로 남았다. 사실상 사우디 개최 확정인 셈이다.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34년 월드컵이 사우디에서 열린다면 무더위를 피해 11~12월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에도 월드컵이 시즌 중에 열리며 각 리그 일정에 혼란을 야기했다.

‘스포츠 워싱’에 대한 걱정도 있다. ‘스포츠 워싱’이란 스포츠를 통한 이미지 세탁을 뜻한다. 사우디가 축구 등 스포츠를 통해 여성 인권과 언론 탄압 등 문제를 가린다는 것이다.

여러 국제 인권 단체는 “인권 정책에 대해 명확히 하고, 심각한 인권 문제가 확실히 해결되지 않는다면 중단해야 한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인판티노 회장은 “축구는 다른 스포츠와 다르게 세계를 하나로 만들고 있다. 월드컵은 화합과 포용의 메시지를 위한 완벽한 쇼케이스다. 다양한 문화가 어떻게 함께하고 서로를 배우고 이해할 수 있는지 중요한 그림을 제공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점점 분열되고 공격적인 세상을 살아가면서 세계 스포츠를 선도하는 축구과 다른 것과 다르게 단결된다는 것을 다시 보여준다. 우리 모두는 이 화합의 행사가 필요하다. 다가오는 월드컵은 이 점에서 독특한 힘을 제공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우디는 최근 어마어마한 금액을 쏟아부으며 세계 최고의 스타들을 자국 리그에 영입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네이마르 등이 대표적이다.

아직 스타 선수로 인한 효과가 극적이진 않다. 스포츠 매체 ‘스포츠바이블’은 지난 23일(한국 시간) “스티븐 제라드 감독이 이끄는 사우디 알 에티파크는 단 696명의 팬들 앞에서 패배했다”라고 전했다.

축구 역사상 찾아보지 못했던 규모의 ‘오일 머니’로 유럽을 위협하고 있는 사우디. 당장이라도 유럽 축구를 따라잡을 기세로 돈을 쏟아붓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월드컵 개최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세계 축구 중심지로 빠르게 올라설 수도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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