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9.00인데 노 블론+승리요정…공룡들 34세 클로저 어쨌든 끝낸다 ‘무조건 하이파이브’[PO]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쨌든 끝낸다.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결정전서 1⅓이닝 3피안타 1볼넷 3실점,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3차전서 3이닝 3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1볼넷 2실점,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 1~2차전서 1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1볼넷 1실점.
6경기서 6이닝 11피안타 6실점, 평균자책점 9.00에 피안타율 0.379. 이 정도면 선발이든 셋업맨이든 마무리든 낙제점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마무리투수는 6경기 모두 팀이 승리를 확정한 순간 마운드에 있었다. 네 차례 세이브 상황서 단 한 번의 블론세이브 없이 4세이브를 챙겼다.
NC 다이노스 이용찬(34)의 이번 포스트시즌 행보는 2000년대 초반 베테랑 마무리 구대성이 연상될 정도다. 분명 안타를 많이 맞고 위기에 빠지는데, 심지어 실점도 많았는데 한 번도 대량실점을 하지 않았다. 볼넷이 3개밖에 없었고, 포크볼이란 확실한 주무기도 있다.
실투가 잦지만, 소위 말하는 볼질은 없다. 그리고 이번 포스트시즌 6경기서 3개의 실책밖에 없는 야수진의 도움도 적절히 받는다. 정규시즌 통산 157세이브 마무리답게 위기를 극복하는 노하우를 알고 있다. 절체절명의 위기서 젊은 포수 김형준(24)을 실질적으로 리드하며 경기를 끝낸다.
이용찬을 제외하면 NC 불펜에 베테랑은 거의 없다. 강인권 감독은 포스트시즌 경험이 일천한 셋업맨들에게 익숙지 않은 마무리를 맡겨 불펜이 전체적으로 위태로워지는 것보다. 이용찬이 좀 불안해도 결국 해결해줄 확률이 높다고 판단한 듯하다. 지금까지 강인권 감독의 이용찬 카드 고수는 적중이다.
지난 6경기만 한정하면 이용찬은 공룡들의 승리요정. 늘 마지막 순간엔 이용찬이 마운드에서 동료 야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분명 많이 얻어맞았지만, 이용찬이 없었다면 NC가 한국시리즈 진출을 꿈꾸는 순간을 갖지도 못했을 것이다. 아울러 1988년 해태의 포스트시즌 최다 9연승을 넘어설 기회 역시 갖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 KT로선 이용찬을 무너뜨리지 못하면 시즌을 접어야 한다. 반면 2일 3차전서 이용찬을 무너뜨리고 승리하면 그만큼 NC에 내상을 안기게 된다. 벼랑 끝에서 갖는 원정 2연전이지만 일거에 분위기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그만큼 NC로선 앞으로 이용찬의 투구내용이 중요하다. 이번 가을야구 6경기 모두 나와서 거사를 체력이 다소 떨어질 가능성은 있다. 흥미로운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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