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서민 두툼하게 지원하려니 날 탄핵시킨다고 해…그래도 할 것”

구민주 기자 2023. 11. 1.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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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북카페서 ‘민생 타운홀’ 회의…“(탄핵)하려면 하시라 했다”
민주당, 전날 “尹, 국민 고통 외면…변한 게 없다”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주부, 회사원, 소상공인 등 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일 내년도 예산과 관련해 "어려운 서민들을 두툼하게 지원해주는 쪽으로 예산을 좀 재배치시키면 (반대 쪽에서) '내년 선거 때 보자' '탄핵시킨다'고 아우성"이라며 "제가 (탄핵)' 하려면 하십시오. 그렇지만 여기에는 써야 됩니다'라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마포구 한 북카페에서 주재한 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 모두 발언에서 "재정을 더 늘리면 물가 때문에 또 서민들이 죽는다"고 정부의 긴축 재정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 같이 말했다.

'민생 타운홀' 방식으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는 주부, 회사원, 소상공인 등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를 가진 국민 6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후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민생 현장에 파고들어 살아있는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들으라고 지시했다"며 청년, 주부, 노인 등 일반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타운홀 미팅 추진을 예고한 바 있다.

이날 윤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수행하다 보니 참 쉽지 않다"며 "왜냐하면 결국은 돈이 드는데 예산을 막 늘릴 수는 없다. 결국은 돈이 드는데 정부 재정 지출이 팍팍 늘어나면 물가가 오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불요불급한 것을 줄이고 정말 어려운 서민들이 절규하는 분야에다 (예산을) 재배치시켜야 하는데, (정부 지원금을) 받아오던 사람들은 죽기 살기로 저항하고 대통령 퇴진 운동을 한다"고 토로했다.

윤 대통령은 또 "(반대 측에선) '내년 선거 때 보자. 아주 탄핵시킨다'는 이야기까지 막 나온다"며 여기에 대한 자신의 답변은 '(탄핵) 하려면 하십시오. 그렇지만 여기에는 써야 합니다'였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요새 같은 정치 과잉 시대에 어떻게 보면 서민들은 희생자일 수도 있다"며 "누구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대통령인 제 책임 또 우리 정부의 책임이란 확고한 인식을 갖고 오늘 잘 경청하고 국정에 제대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윤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더불어민주당은 정부를 향해 "경제 위기를 온몸으로 견뎌야 하는 국민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영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윤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들은 후 "당면한 경제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이나 국민들의 고단한 삶에 대한 공감, 실질적인 대안은 찾아볼 수 없는 '맹탕 연설'"이라며 이 같이 비판했다.

윤 원내대변인은 "민생을 챙기겠다던 대통령은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었다"며 "대통령은 건전 재정을 앞세운 지출 구조조정이라고 변명하지만, 지역을 살리는 예산, R&D(연구개발)를 비롯해 미래를 준비하는 예산 등 필수 예산 삭감은 공약 파기 수준의 '묻지마' 삭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은 마포 자영업자의 절규를 듣고 지난 2021년 6월 정치 입문을 선언하게 됐다면서 "오늘 여기를 다시 와 보니 저로 하여금 초심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마포는 2021년 3월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윤 대통령이 정치 입문을 선언한 계기가 된 곳"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그해 6월 대선 출마 선언문에서 "도대체 언제까지 버텨야 하는 것이냐. 국가는 왜 희생만을 요구하는 것이냐"고 묻던 마포 자영업자의 발언을 소개한 바 있다. 같은 해 9월 국민의힘 예비후보 시절에는 코로나19로 사정이 어려워져 극단적 선택을 한 마포구 한 맥줏집 사장을 추모하는 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는 국민의힘 유의동 정책위의장,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들에게 오늘 제기된 민생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속도감 있게 마련해 추진하라고 지시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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