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즌 만에 친정팀 돌아온 OK금융그룹 송희채 “수비면 수비, 공격이면 공격...맡겨진 역할에 최선을 다 하겠다”
경기대 3인방은 프로 2년차였던 2014~2015시즌 로버트랜디 시몬과 함께 V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거머쥐며 자신들의 잠재력을 유감없이 증명했다. 2015~2016시즌엔 V리그 2연패에 성공했다.
2017~2018시즌까지 OK금융그룹에서 뛴 송희채는 첫 FA 자격을 얻은 뒤 삼성화재로 이적해 두 시즌을 뛰었고, 2021~2022, 2022~2023시즌엔 우리카드로 트레이드되어 활약했다.
2023~2024시즌을 앞두고 송희채는 또 다시 이적을 하게 됐다. 공교롭게도 트레이드 파트너가 과거 OK금융그룹의 V리그 2연패를 함께 이룩했던 절친한 친구 사이인 송명근이었다. 우리카드와 OK금융그룹이 트레이드를 단행하면서 송희채는 다섯 시즌 만에 친정팀인 OK금융그룹으로 돌아왔다. OK금융그룹에 수비력이 좋은 아웃사이드 히터의 부재가 컸던지라 오기노 마사지 신임 감독은 송희채를 통해 팀 리시브 안정을 꾀하려는 의도가 보이는 트레이드였다.
송희채는 이날 아찔한 순간도 경험했다. 5세트 13-14로 뒤지던 상황에서 전광인의 리시브를 받아올렸는데, 이 리시브가 세터 곽명우가 아닌 현대캐피탈 코트로 바로 넘어간 것. 다이렉트 킬 한 방이면 경기가 끝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현대캐피탈 아흐메드의 다이렉트 킬은 OK금융그룹 코트가 아닌 네트에 꽂히고 말았다. 상대의 결정적인 범실로 듀스 접전에 돌입한 OK금융그룹은 상대 허수봉의 터치넷과 세터 이현승의 토스 범실로 5세트를 17-15로 잡아내며 시즌 3승(1패)째를 거둘 수 있었다.
트레이드 파트너가 송명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땐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송희채는 “‘은퇴할 때까지 (송)명근이랑 같이 뛰진 못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절친한 친구가 트레이드 파트너라는 사실이 그저 웃겼던 것 같기도 하다”라면서도 “그래도 서로의 팀에게 필요해서 한 트레이드니까 서로에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오기노 감독님께서 자신이 원하는 배구를 이것저것 많이 가르쳐 주시고 있다. 제게 중요한 역할을 맡겨주셔서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 생활 내내 공격보다는 리시브 등의 살림꾼 역할에 충실했던 송희채지만, 지금 팀 상황에선 공격적인 면에서도 역할을 해줘야 하는 상황이다. 어느덧 30대가 된 송희채에겐 다소 버거울 수도 있다. 그는 “공격적인 역할을 더 맡으면 힘든 건 사실이긴 하다. 그래도 공격을 많이 하면 흥도 더 올라오는 것도 있다. 오랜만에 공격적 역할이 많이 맡겨진 것을 즐기고 있다”라면서 “앞으로 어떤 포메이션으로 팀이 운영될지는 모르겠지만, 수비에 치중하라면 수비에 치중하고, 공격적인 역할을 더 해달라고 하면 더 해내겠다. 무슨 역할이든 잘 해내는 선수가 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안산=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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