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키나 기사회생, 페굴라 4강&사카리 탈락 확정 [WTA 파이널스]
엘레나 리바키나(카자흐스탄, 4위)가 기사회생하며 처음으로 출전한 WTA 파이널스(총상금 미화 9백만 달러(약 122억 원)) 4강 진출 가능성을 남겨 두었다.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 1위)와의 마지막 승부만을 남겨두고 있다. 제시카 페굴라(미국, 5위)는 2승으로 4강 진출 및 바칼라르 그룹 1위가, 마리아 사카리(그리스, 9위)는 조 최하위로 탈락이 확정됐다.
리바키나는 31일(현지시간) 멕시코 칸쿤, 파라디수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리아 사카리와의 2023 WTA 파이널스 바칼라르 그룹 2차전에서 6-0 6-7(4) 7-6(2) 승리를 거뒀다.
1패를 안고 있던 둘의 벼랑 끝 승부였다. 1세트 컨디션이 훨씬 좋아 보였던 선수는 리바키나였다. 1세트 전체 포인트는 리바키나 25점, 사카리 9점이었다. 사카리는 사발렌카와의 1차전에서처럼 1세트 컨디션이 매우 나빠 보였다. 다시 한번 베이글스코어(6-0) 리바키나가 1세트를 가져갔다.
하지만 리바키나도 평상시의 강점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서브에 강점이 있던 리바키나지만, 에이스는 1개 뿐이었고, 위너도 8개에 그쳤다. 리바키나의 공격력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는 부분은 사카리에게 위안이었다.
2세트부터 리바키나의 위험요소가 보여지기 시작했다. 사카리가 정신을 차린 반면 리바키나의 공격력은 컨디션이 정점일 때보다 무뎠다. 2세트부터는 어느 한 선수 치고 나가지 못하며 시소 게임이 이어졌다. 타이브레이크까지 이어진 2세트는 사카리가 따냈다.
3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리바키나의 집중력이 앞섰다. 리바키나는 사카리의 첫 두 번의 서브권을 모두 백핸드 위너로 브레이크했다(3-0). 본인의 서브권은 모두 지키며 격차가 5-0까지 벌어졌다. 결국 3세트 타이브레이크는 7-2, 리바키나가 가져가며 경기의 승자가 됐다.
리바키나는 승리하기는 했지만, 컨디션을 조금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공격으로 풀어 나가야 하는 리바키나이지만, 이번 대회 공격력은 정점이었을 때보다 못하다.
제시카 페굴라 (사진=WTA 파이널스 홈페이지)
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하프코리안' 제시카 페굴라가 아리나 사발렌카를 6-4 6-3으로 꺾고 2승으로 4강 진출 및 바칼라르 그룹 1위를 확정지었다.
사발렌카를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알고 있던 페굴라였다. 페굴라는 사발렌카의 맹폭을 견디면서 순간적으로 네트를 점령하는 빈도를 높였다. 복식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보이고 있는 그녀답게 페굴라는 네트 점령 후 사발렌카의 공격을 순간적으로 차단하는 센스를 자주 선보였다. 사발렌카의 완벽한 패싱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조금 더 압박감을 주면서 결국 사발렌카의 실수를 유도해냈다.
베이스라인에서도 버티기 전략이 통했다. 페굴라는 사발렌카의 서브 게임에서 최대한 버텼다. 상대 코트로 넘겨 주고 버티기만 하면 사발렌카가 알아서 실수해줬다. 사발렌카의 이날 경기 언포스드에러는 29개로, 패하는 경기에서는 여전히 실수가 많은 모습이 그대로 재현됐다.
반면 페굴라는 14개의 위너를 기록하는데 그쳤으나, 언포스드에러를 12개로 최소화했다. 사발렌카에 비해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승리를 확정할 수 있었다.
2020년 웨스턴&서던오픈 16강에서 열린 첫 맞대결에서 승리한 이후, 사발렌카에게 4연패를 당하고 있던 페굴라였는데 이번 승리로 연패를 끊어내며 상대전적 격차도 조금 좁혔다(페굴라 기준 2승 4패). 또한 코리아오픈부터 시작한 WTA 대회 단식 경기 연승 기록을 7로 늘렸다.
바칼라르 그룹 남아 있는 경기는 리바키나와 사발렌카, 페굴라와 사카리의 대결이다. 1승 1패를 기록 중인 리바키나와 사발렌카이기 때문에 이 경기의 승자가 무조건 4강에 오른다. 그리고 어떤 선수가 승리할지라도 이번 대회 조별 예선에서 페굴라에게 패했기 때문에 승자승 원칙에 따라 페굴라가 조 1위를 확정했다.
사카리는 페굴라와의 경기에서 승리할 지라도 조 최하위가 확정된 가운데 최소한의 명예회복을 노려야 한다.
한편 리바키나와 사카리의 경기 1세트에서 또 한번 6-0 베이글스코어가 나왔다. 이번 대회 3일차 경기 만에 4번째 베이글 스코어다. 전신 대회(WTA 투어 챔피언십 등)을 포함해 21세기에 WTA 파이널스 단식에서 4번의 베이글스코어가 나온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역대 최다 기록은 1991년에 나온 6회로, 당시 활약했던 선수는 모니카 셀레스, 슈테피 그라프,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 등이다.
2023 WTA 파이널스 31일(현지시간) 3일차 경기 결과
단식 (Bacalar Group)
페굴라(2승) 6-4 6-3 사발렌카(1승1패)
리바키나(1승1패) 6-0 6-7(4) 7-6(2) 사카리(2패)
복식 (Mahahual Group)
베라 즈보나레바-로라 지그문트(1승) 6-3 6-7(6) [10-5]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카테리나 시니아코바(1패)
복식 (Maya Ka'an Group)
스톰 헌터-엘리제 메르텐스(1승) 7-5 2-0 (연기) 니콜 멜리차르 마르티네스-엘렌 페레즈
2023 WTA 파이널스 1일(현지시간) 4일차 경기 일정
복식 | 베라 즈보나레바-로라 지그문트(1승) vs 가브레일 다브로스키-에린 루틀리프(1승)
복식 | 스톰 헌터-엘리제 메르텐스(1승) 7-5 2-0 (연기) 니콜 멜리차르 마르티네스-엘렌 페레즈
단식 | 이가 시비옹테크(1승) vs 코코 고프(1승)
단식 | 온스 자베르(1패) vs 마르케타 본드로우쇼바(1패)
복식 | 코코 고프-제시카 페굴라(1패) vs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카테리나 시니아코바(1패)
글= 박성진 기자(alfonso@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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