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140㎞ 구속 저하에 '화들짝'…레전드 야구인 2세의 겨울, 사령탑은 "나한테 죽었어" [인터뷰]

김영록 2023. 11. 1.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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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한테 죽었어."

김 감독은 "이제 나한테 죽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폭풍 다이어트에 돌입한 뒤론 한결 나아진 모습이었다.

데뷔 때만 해도 150㎞를 넘나드는 직구의 소유자로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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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임한 진승현. 김영록 기자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제 나한테 죽었어."

새 사령탑과 선수단의 첫 만남. 에이스와 4번타자부터 신인까지 함께한 자리였다.

김태형 신임 감독의 눈에 유독 띈 한 선수가 있었다. 아버지의 얼굴을 빼다박은 20세 투수. 레전드 포수 진갑용(KIA 수석코치)의 아들 진승현이다.

김 감독은 "이제 나한테 죽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는 젊은 선수들을 향해 "난 개인 행동에는 강하게 대처한다. 선수들도 알아서 각오하길 바란다"고 말하는가 하면, "올해 잘했다고 해서 내년에도 잘할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일침을 던지기도 했다.

2023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5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렸다. 롯데 진승현이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울산=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9.05/

진승현에겐 굴곡진 한 해였다. 시즌 전부터 배영수-김현욱 코치의 강훈련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폭풍 다이어트에 돌입한 뒤론 한결 나아진 모습이었다. 올시즌 불펜으로만 24경기 27⅔이닝을 소화하며 2승2패1홀드 평균자책점 5.86을 기록했다. 지난해(10경기 평균자책점 9.00)에 비하면 크게 도약했다. 시즌 막판에는 김상수와 구승민이 부상으로 빠진 자리를 메우며 필승조 역할까지 수행했다.

하지만 팀이 마지막 5강 희망을 붙들고 분투하던 9월말부터는 2군에 머물렀다. 피로 누적이라는 구단의 판단. 지난해 대비 1군 경험은 늘었지만, 스스로는 만족하지 못한 시즌이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무엇보다 구속 저하가 문제였다. 김해에서 만난 진승현은 "많이 아쉽다. 구속이 작년보다 많이 떨어졌다. 제구도 초반엔 괜찮았는데, 후반 가니까 체력이 떨어져서…왔다갔다한 한 해였다."고 답했다.

데뷔 때만 해도 150㎞를 넘나드는 직구의 소유자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올시즌 직구 평균 구속은 140㎞ 안팎을 맴돌았다. 오히려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가 호평을 받았다.

반면 20구만 넘어가도 지치는 모습은 단점으로 지적됐다. 다양한 구종을 지니고 있어 선발감으로 평가됐고, 2군에서도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5이닝 70구까지 소화했음을 감안하면 1군에서의 모습이 아쉬운 부분이다.

김태형 롯데 신임 감독.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아버지 진 코치와 김 감독은 OB(현 두산) 시절 함께 뛴 사이다. 김 감독이 "워낙 어릴 때부터 봐온 사이"라며 반가워한 반면, 진승현은 "명장이시라는 것만 알고 있다"며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나한테 죽었어'의 의미에 대해서는 "엄청 운동 많이 시키실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전미르가 입단하면서 경북고 직속 선배로서의 존재감도 보여줘야하는 입장. 진승현은 고교 시절처럼 90㎏대 중반의 체중을 되찾기 위해 시즌 내내 샐러드와 닭가슴살 위주의 식이요법을 하며 다이어트에 전념했다. 가장 힘든 점에 대해 "야식을 참는 것"이란 답이 돌아왔다.

올겨울에도 다이어트를 이어갈 예정이다. 진승현은 "살을 더 뺐다가, 시즌 중에 좀 먹어야할 것 같다. 올겨울은 최대한 공이 많이 던지는게 목표다. 감독님께 실력으로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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