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출근 없이 월급, 자녀는 근거 없이 용역비… 회계법인 부당 행위 적발

금융감독원은 A회계법인의 인사·자금관리·보상체계 등에 대한 감사인 감리 결과, 소속 회계사들이 배우자나 특수관계자에게 근거 없이 급여, 용역비를 지급하는 등 부당 운영 행위를 발견했다고 1일 밝혔다.

금감원의 잠정 감리 결과에 따르면 A회계법인의 일부 회계사들은 배우자를 회계법인 직원으로 채용하도록 한 뒤 급여와 상여금 등을 줬다. 채용된 배우자는 다른 직원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급여를 받으면서도 출근하지 않았다. 출근이나 업무 수행 여부를 확인하는 내부통제는 없었다.

일러스트=손민균

A회계법인의 회계사 자신이나 특수관계자가 임원으로 재직 중인 거래처에 실질적인 용역 거래 없이 용역 수수료 명목으로 비용을 지급한 사례도 적발됐다. 거래처는 회계사 배우자가 운영하는 음식점이나 동생 소유의 애플리케이션 개발회사 등과 같이 용역과 무관한 업종이었다. 전환사채 공정가치 평가와 같이 회계법인이 할 수 있는 업무를 특수관계인 거래처에 하청을 줬는데, 정작 거래처에 수행할 전문 인력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

또다른 A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는 가족에게 용역을 제공하지 않고도 용역비를 줬다. 관련 업무 경험이 없는 자녀에게 회계실사 업무 보조 명목으로 용역비를 내줬고, 고령의 부모에게 청소 용역을 이유로 비용을 지급했다. 하지만 관련 근로 계약서나 업무 수행을 입증할 자료는 제시하지 못했다.

금감원은 회계 부정행위를 적발해야 하는 공인회계사가 오히려 부당한 행위를 했다는 점에서 도덕성의 심각한 훼손 사례라고 꼬집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A회계법인을 관련 법규 및 절차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며 “부당한 행위와 관련해 수사 기관에 통보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주권상장법인 감사인 등록 회계법인을 대상으로 부당 운영 행위를 지속해서 점검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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