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롱도르 22위에겐 당연한 결과! 김민재, AFC 올해의 국제선수상 수상...손흥민 이어 역대 한국 선수 2번째
[포포투=오종헌]
최근 발롱도르 22위에 랭크됐던 김민재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국제 선수상을 수상했다.
AFC 사무국 1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김민재는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하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고, 현재 바이에른 뮌헨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에 올해의 국제 선수 선수상을 수상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민재는 브라이튼의 주전 공격수로 뛰고 있는 미토마 카오루(일본)와 포르투에서 활약 중인 메흐디 타레미(이란)를 제치고 이 상을 받았다. 앞서 한국은 지난 2017년과 2017년, 그리고 2019년에 손흥민이 3차례 수상 경험이 있고 김민재가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영예를 안았다.
지난 몇 년 사이 세계 최정상급 수비수로 우뚝 선 김민재다. 김민재는 2021-22시즌을 앞두고 베이징 궈안(중국)을 떠나 튀르키예 리그의 페네르바체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 첫 발을 들였다.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찬 김민재는 매 경기 뛰어난 존재감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에 많은 팀들이 관심을 드러냈고, 결국 입단 1년 만에 나폴리로 이적하게 됐다.
당시 나폴리는 칼리두 쿨리발리의 대체자를 찾고 있었다. 이에 김민재를 영입했지만 처음에는 의심의 시선도 존재했다. 쿨리발리는 수 년 동안 나폴리의 핵심 센터백으로 군림하며 이탈리아 세리에A 정상급 선수로 분류됐다. 그런 쿨리발리의 대체자가 유럽 진출 2년차에 빅리그 경험도 없었던 김민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민재는 곧바로 자신을 영입한 나폴리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시즌 초반부터 핵심 수비수로 맹활약을 펼친 김민재는 의문부호를 칭찬으로 바꿨다. 그리고 김민재가 후방을 든든하게 버텨준 나폴리는 마침내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1989-90시즌 이후 무려 33년 만에 세리에A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김민재도 데뷔 시즌 리그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세리에A 사무국은 엄청난 임팩트에 보여준 김민재에게 베스트 수비수 상을 수여했다. 자연스럽게 가치는 폭등했다.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페네르바체 입단 당시 650만 유로(약 93억 원)였던 김민재의 몸값은 6,000만 유로(약 861억 원)까지 상승했다.
이적설도 발생했다. 김민재의 계약 안에는 올여름 7월 1일부터 2주 동안 유효한 바이아웃이 있었다. 이는 해외 구단 한정으로 유효했고 바이아웃도 존재했다. 금액은 5,000만 유로(약 718억 원) 수준. 이 정도 금액을 감당할 수 있는 자본력을 갖춘 팀들이 영입 후보로 떠올랐다.
처음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연결됐다. 맨유는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와 라파엘 바란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센터백을 원했다. 하지만 구단 인수, 해리 매과이어의 잔류 의지 등 여러 이유가 겹쳐 김민재 이적설은 차츰 줄어들었다.
대신 뮌헨이 유력한 행선지로 급부상했다. 뮌헨 역시 올여름 수비진 변화 가능성이 있었다. 뤼카 에르난데스와 벵자맹 파바르가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싶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뤼카의 파리 생제르맹(PSG)행이 유력해지자 뮌헨 역시 김민재 영입에 박차를 가했다. 이미 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6월 말부터 "뮌헨은 김민재와 개인 합의를 마쳤다"며 이적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물론 그 사이 변수는 있었다. 김민재는 6월 중순부터 기초 군사훈련을 받아야 했다. 훈련소 수료 전까지는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마침내 독일 '스카이 스포츠'가 7월 초 "김민재는 지난 주 한국에서 메디컬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뮌헨은 나폴리에 5,000만 유로의 바이아웃을 지불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오피셜이 나왔다. 당시 뮌헨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뮌헨은 김민재와 계약을 맺었다. 그의 계약 기간은 2028년 6월 30일까지이며 등번호 3번을 달고 뛸 예정이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민재는 "뮌헨은 모든 축구선수들의 꿈 같은 클럽이다. 앞으로 펼쳐질 모든 것들이 기대된다. 여기서 계속 발전할 것이다. 구단과 대화를 하면서 나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다. 첫 번째 목표는 많은 경기에 뛰는 것이고, 그 다음 가능한 한 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싶다"고 입단 소감을 밝힌 바 있다.
곧바로 뮌헨의 프리시즌 훈련에 합류한 김민재는 아시아 투어에서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가와사키 프론텔레(일본)와의 경기에서 첫 선을 보인 김민재는 이후 리버풀을 상대로도 다시 선발로 나서 세르주 그나브리의 골을 도왔다.
현재 김민재는 뮌헨의 주전 센터백을 뛰고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 9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리그가 시작되기 전 RB라이프치히와의 독일 슈퍼컵에서 후반 교체로 투입되며 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꾸준하게 선발로 나서고 있다.
그 사이 혹평을 받은 적도 있다. 뮌헨은 지난 6라운드 라이프치히전에서 2-2로 비겼다. 당시 토마스 투헬 감독은김민재의 움직임을 지적하며 "계획을 실행하고 공간을 찾는 데 시간이 걸렸다. 실수도 많았다. 수비적으로 엉성한 부분도 있었다. 김민재가 일대일로 나갈 이유가 전혀 없었다. 우파메카노도 김민재를 지키지 않고 뛰어나가면서 공간을 내줬다. 우리가 원하는 것과 반대되는 행동이었다"고 언급했다.
독일의 레전드 로타어 마테우스 역시 "김민재는 아직 우리가 기대했던 모습에는 미치지 못했다. 뮌헨 수비의 불안 요소로 남을 수도 있다. 그는 하루빨리 분데스리가에 익숙해져야 한다. 김민재를 영입한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지 기대에 부응하진 못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김민재는 일주일 사이에 다시 한번 자신의 기량을 입증했다. 김민재는 뮌헨과 프라이부르크의 경기에서 선발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3-0 완승에 힘을 보탰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 기준 평점 7.9점으로 양 팀 통틀어 세 번째 평점을 받았다. 수비진 중에서는 가장 높았다. 인터셉트 4회, 태클 2회 성공, 제공권 승리 100%, 패스 성공률 92%, 키패스 1회 등 수비력과 빌드업도 모두 준수했다.
이에 김민재는 독일 '키커' 선정 분데스리가 7라운드 베스트11에 포함됐다. 또한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크트', '후스코어드닷컴' 등도 김민재를 베스트11에 올렸다. 불과 일주일 만에 의심의 시선, 비판을 잠재우고 뛰어난 활약을 인정 받은 것. 지금까지 리그 9경기 모두 선발로 뛰며 탄탄한 입지를 자랑하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역시 3경기 전부 선발 출전했다.
페네르바체를 거쳐 나폴리, 그리고 뮌헨까지 매 시즌 팀을 옮기는 상황 속에서도 순항 중이다. 이에 힘입어 최근 발표된 2023 발롱도르에서도 최종 순위 22위에 랭크됐다. 발롱도르 시상식은 지난달 31일에 열렸다. 1위는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우승한 리오넬 메시가 차지했다.
김민재는 22위로 2019년 손흥민과 같은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역대 최고 순위는 지난해 손흥민의 11위다. 김민재의 순위도 큰 의미가 있었다. 이번 최종 후보 30인 명단 안에 포함된 센터백 중 가장 높았다. 다른 후보는 후벵 디아스와 요수코 그바르디올이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현재 맨체스터 시티에서 함께 뛰고 있다.
우선 디아스의 경우 지난 시즌 맨시티가 트레블을 달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센터백이다. 2020년 여름 맨시티에 입단한 그는 조금씩 입지를 넓혔고 이내 핵심 수비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PL) 26경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2경기, FA컵 3경기를 소화했고, UCL과 FA컵의 경우 결승전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바르디올은 크로아티아 출신으로 2002년생으로 지난 시즌 RB라이프치히의 주전 센터백으로 뛰며 맹활약을 펼쳤다. 또한 코뼈에 금이 가 특별 제작한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참가했던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7경기를 소화하며 크로아티아가 3위에 오르는 데 기여했다. 김민재가 22위였고 그바르디올이 25위로 그 다음이었다. 디아스는 30위로 가장 낮았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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