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Trade] 하든, 터커, 할리우드 입성 ... 바툼, 커빙턴, 필라델피아로
‘The Beard’ 제임스 하든(가드, 196cm, 100kg)이 그토록 바라던 할리우드로 향한다.
『ESPN』의 애드리언 워즈내로우스키 기자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가 하든을 LA 클리퍼스로 트레이드한다고 전했다.
필라델피아는 하든을 필두로 P.J. 터커(포워드, 196cm, 111kg), 필립 페트루세프(센터, 211cm, 102kg)를 클리퍼스로 보낸다.
클리퍼스는 마커스 모리스 시니어(포워드, 203cm, 99kg), 니콜라스 바툼(가드-포워드, 203cm, 104kg), 로버트 커빙턴(포워드, 201cm, 95kg), 케년 마틴 주니어(포워드, 198cm, 98kg), 2028 1라운드 지명권, 2024 2라운드 지명권, 2029 2라운드 지명권을 넘기기로 합의했다.
# 트레이드 개요
클립스 get 제임스 하든, P.J. 터커, 필립 페트루세프
식서스 get 마커스 모리스 시니어, 니콜라스 바툼, 로버트 커빙턴, K.J. 마틴, 2028 1라운드 티켓, 2024 2라운드 티켓, 2029 2라운드 티켓, 교환권리(from 오클라호마시티)
추가로, 클리퍼스는 2027 1라운드 티켓을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로 보내는 대신 오클라호마시티는 2026 1라운드 티켓(보호)을 보내기로 했다. 오클라호마시티가 보유한 가장 낮은 순번의 지명권이 필라델피아로 향한다.
클리퍼스는 왜?
클리퍼스가 큰 출혈 없이 리그 정상급 가드를 품었다. 테런스 맨을 보내지 않고도 하든을 품었다. 1라운드 티켓 지출도 많지 않았다. 2028 1라운드 티켓과 지명권 교환권리를 내줬다. 교환권리는 오클라호마시티로 향하며, 오클라호마시티가 보유한 지명권을 보내기로 했다. 사실상 다자간 거래를 만들어내면서 출혈은 적고, 더 강한 전력을 꾸렸다.
이번 트레이드로 만기계약자를 모두 정리했다. 모리스, 바툼, 커빙턴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주요 전력이다. 가치가 크지 않은 마틴까지 정리했다. 바툼을 내준 것은 다소 뼈아프지만, 마틴을 제외한 이들 모두 30대 초중반의 노장 선수들이다. 설사 트레이드가 없었다 하더라도 이들 모두와 함께 할 가능성은 적었다. 이에 의미 있는 거래를 끌어냈다.
클리퍼스는 키식스맨으로 활용할 노먼 파월을 지켰다. 파월을 데리고 있으면서 두터운 선수층을 좀 더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물론, 파월은 다년 간 계약이 되어 있어 클리퍼스의 지출 규모는 여전히 많을 전망이다. 그러나 폴 조지, 카와이 레너드와 최대 다가오는 2024-2025 시즌까지 계약되어 있으며, 이들과 함께 한다면 파월을 데리고 있는 것이 전력 구성에 용이하다.
하든이 이번 시즌 이후에도 함께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은 것으로 고려하면, 파월을 남긴 것은 추후 클리퍼스가 우승 도전에 나설 주춧돌이 될 수 있다. 이미 3~4년 후 1라운드 지명권이 없는 것을 고려하면, 이번 구성으로 다년간 우승 도전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에 힘을 주면서 장기간 전력을 다질 여지도 잘 마련했다.
내준 선수의 면면을 보면 핵심 전력으로 한계가 있는 이들이다. 바툼과 커빙턴은 시즌 초반에 불과하긴 하나 이번 시즌 슛이 잘 들어가지 않고 있다. 모리스는 지난 시즌부터 전반적인 경기력에 아쉬움을 보였다. 반면 하든이라는 특급 가드를 데려오면서도 맨을 지켰다. 맨이 BIG3의 뒤를 받칠 수 있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성공적인 거래를 끌어냈다.
무엇보다, 클리퍼스는 이번 트레이드로 막강한 BIG3를 구축했다. 레너드-조지-하든으로 이어지는 막강한 전력을 갖췄다. 여기에 이들을 도울 전력도 여전하다. 파월이 이들의 뒤를 받칠 수 있으며, 러셀 웨스트브룩, 이비차 주바치, 메이슨 플럼리도 있다. 안쪽과 수비에서 보탬이 될 수 있는 터커까지 있어 탄탄한 선수층을 자랑하고 있다.
오히려 이전 클리퍼스가 다소 포워드와 스윙맨이 지나치게 편중된 구성이었다면, 현재의 클리퍼스는 포지션에 맞춰 균형이 잘 잡혀 있다. 백코트에도 하든이 공격을 이끌고, 웨스트브룩이 활력을 끌어올린다면 최상이다. 본즈 하일랜드와 파월이 뒤를 받치는 만큼, 부상자 발생에 대비할 수 있으며, 탄탄한 로테이션을 통해 막강한 전력을 꾸리게 됐다.
이번 BIG3 규합이 기대되는 이유는 하든이 프라이머리 볼핸들러로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하든은 이미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에서 사실상 완전한 포인트가드로 나섰다. 휴스턴 로케츠에서 뛸 때도 실질적으로 공격 전개를 도맡았다. 이를 고려하면 조지와 레너드가 포진한 클리퍼스에 엄청난 추진체와 날개를 동시에 달게 되는 셈이다.
지난 시즌 그는 필라델피아에서 58경기에 나섰다. 경기당 36.8분을 소화하며 21점(.441 .385 .867) 6.1리바운드 10.7어시스트 1.2스틸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 타이리스 맥시의 안착을 도우면서 조엘 엠비드와 맥시의 공격 시도에 밑거름이 됐다. 클리퍼스에서는 레너드와 조지의 공격을 도와줄 수 있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더군다나 하든은 상대 수비를 적어도 한 명 이상을 끌고 다닐 수 있다. 이미 레너드와 조지가 같이 뛰는 것도 상대에게 큰 부담이다. 여기에 하든이 가세하면서 상대 수비진이 안게 되는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누구하나 손쉽게 비워둘 수 없기 때문. 모두가 공을 잘 지키고 위치와 거리를 가리지 않고 득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든의 합류가 여러모로 긍정적이다.
원투펀치의 부담도 줄어든다. 동시에 이들의 부상 공백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그간 클리퍼스는 지나칠 정도로 이들의 부상으로 인해 높은 곳을 향하지 못했다. 지난 2021년에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서부컨퍼런스파이널에 진출했을 때도 레너드가 부상으로 뛰지 못했다. 심지어 둘 다 부상으로 빠져 제대로 막강한 원투펀치와 다져진 선수층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만약 조지나 레너드가 이번에도 부상으로 약 한 달이나 혹은 두 달 동안 자리를 비운다고 하더라도 하든과 기존 전력으로 버틸 여지가 있다. 이를 우려해 고나리에 나설 수도 있다. 레너드는 관리를 받아야 하는 것이 입증됐다. 조지도 불운하게 부상과 마주한 적이 많았다. 하든을 적극 활용한다면 코트 위에서 이들의 부하를 줄이고, 삼각편대의 안착도 능히 노릴 수 있다.
터커의 가세도 빼놓을 수 없다. 30대 후반이 되면서 더는 예전과 같은 존재감을 발휘할 수 없다. 그러나 제한된 시간만 기용이 된다면 제 몫은 능히 해낼 수 있다. 터커는 상황에 따라 센터와 포워드를 오갈 수 있다. 코너에서 3점슛까지 잘 던질 수 있어 클리퍼스가 유사시나 승부처에 코트를 넓게 쓰는데 활용될 수도 있다. 주바치나 플럼리가 없는 부분을 채워줄 수 있다.
대신 지출 규모는 좀 더 늘었다. 보낸 선수의 몸값 총합보다 데려온 선수의 몸값 총액이 좀 더 많다. 그러나 클리퍼스의 이번 시즌 연봉 총액은 이미 2억 달러를 넘어섰다. 단순 지출은 물론 사치세까지 고려하면 지출 규모는 훨씬 더 커진다. 그러나 이미 지출이 많은 데다 확실한 카드를 더했기에 클리퍼스 입장에서 재정 관리에 큰 차이가 없는 셈이 된다.
『ESPN』의 바비 막스 기자는 하든이 이번 트레이드에 트레이드 보너스를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하든은 기존 계약기간(2년 6,860만 달러) 중에 트레이드가 될 시, 구단으로부터 510만 달러를 받는 것을 포기했다. 흔히 알려진 트레이드키커이며, 하든이 트레이드를 요청했기에 해당 금액을 수령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이해된다.
세븐티식서스는 왜?
필라델피아가 드디어 하든과 결별했다. 이번 여름에 하든은 중국에서 행사 도중 필라델피아의 데럴 모리 사장에 대한 불만을 서슴없이 드러냈다. 동시에 그와 함께 할 뜻이 없음을 공식적으로 밝혔고,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그러나 그가 트레이드를 요청한 데다 클리퍼스행을 바라면서 협상이 쉽지 않았다. 필라델피아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필라델피아 경영진도 하든을 손쉽게 보내줄 의사가 없었다. 하든을 보내야 한다면 이에 걸맞은 전력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 협상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하든의 거래 요청 이후 잠시 협상에 나서는 듯 했으나 구체적인 대화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필라델피아의 기준점이 높았기 때문. 그나마 트레이닝캠프 시작 전에 재차 논의될 것으로 보였으나 이마저도 틀어졌다.
캠프 시작 이후 거래가 시작되지 않은 것은 물론 심지어 시즌이 개막했음에도 하든 트레이드는 없었다. 하든은 캠프 첫 날에 잠시 모습을 드러냈지만, 이후 구단에 공식적으로 합류하지 않았다. 프리시즌을 시작했음에도 자리를 비웠다. 가족의 병중으로 공식적인 요청을 통한 것이기에 징계나 문제가 될 사안은 없었다.
그러나 여전히 필라델피아에서 뛰고 싶지 않은 그를 데리고 있는 것도 부담이었다. 하든은 여전히 트레이드를 바란다는 의사를 거듭 전했다. 그나마 필라델피아는 클리퍼스와 본격적인 대화에 나섰을 때, 맨을 요구하는 등 필라델피아는 절대로 뜻을 굽힐 의사를 보이지 않았다. 시즌이 개막했음에도 하든 트레이드에 대한 기본적인 조건을 꾸준히 요구했다.
이번 여름에 필라델피아는 올스타급 전력은 물론 1라운드 티켓을 바랐다. 비록 이번 거래로 스타급 전력 확보에는 실패했으나 엠비드와 맥시를 도와줄 조력자 다수를 품었다. 지난 시즌에 맥시가 차기 올스타감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이번 시즌에는 확실한 핵심 전력이 됐다. 잠재력을 갖춘 맥시의 성장이 확인이 된 이상 필라델피아도 분위기 수습을 위해 거래를 단행했다.
모리스는 당장 큰 힘이 되기 어려울 수 있다. 지난 시즌부터 경기력이 다소 온전치 않았기 때문. 그러나 커빙턴과 바툼은 수비를 다지고, 프런트코트 전력을 두텁게 하는데 도움이 될 만하다. 터커까지 내보내면서 포지션 정리도 단행했다. 토바이어스 해리스가 이전처럼 파워포워드로 나서면 된다. 커빙턴이 주전으로 뛰고, 바툼이 이들의 뒤를 받칠 것으로 예상된다.
맥시의 도약이 확인된 이상 필라델피아도 하든에게 지나치게 매달릴 이유가 없었다. 동시에 중첩된 포워드 전력을 정리하면서 수비력을 더했다. 터커도 좋은 전력이긴 하나 어느덧 백전노장 대열에 들어섰기 때문. 그러나 커빙턴과 바툼은 당장 수비는 물론 전술의 범용성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모리스도 새로운 팀에서 다시금 동기부여에 나설 만하다.
바툼은 이번 시즌 세 경기에 나섰다. 경기당 18분을 소화하며 2.7점(.375 .286 .---) 2.3리바운드 1.7어시스트 1스틸 1.3블록을 기록했다. 출전시간이 많지 않음에도 다방면에서 두루 활약했으며, 기록에서 드러나지 않는 기여도가 결코 적지 않다. 필라델피아에서 좀 더 전천후 백업으로 기용이 될 전망이다.
커빙턴도 마찬가지. 이번 시즌 세 경기에서 평균 23분을 뛰며 3점(.333 .250 .500) 2.7리바운드 2.3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수비에 일가견이 있는 그는 가드부터 포워드까지 두루 수비할 수 있다. 그는 지난 2014-2015 시즌부터 2018-2019 시즌 중반까지 필라델피아에 몸담은 바 있다. 필라델피아가 강도 높은 재건에 돌입할 때 주전으로 자리했다.
모리스는 이번 시즌에 아직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 필요 이상으로 클리퍼스의 터란 루 감독의 신임을 얻었던 그는 지난 시즌 막판부터 주요 전력에서 제외가 됐다. 이번 시즌에는 아직 코트를 밟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는 65경기에서 경기당 28.1분 동안 11.2점(.426 .364 .782) 4리바운드 1.8어시스트를 올린 바 있다.
전반적으로 필라델피아가 받은 전력의 면면이 온전치 않은 측면이 있다. 주전급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하는 커빙턴과 바툼은 이번 시즌 슛 성공률이 높지 않다. 아직 시즌 초반에 불과하지만, 슛이 잘 들어가지 않았다. 수비를 비롯한 기록 외적인 부분에서 이바지할 수 있는 바가 많으나 하든이라는 특급 전력을 내주고 받은 것을 고려하면 아쉬울 수 있다.
이번에 필라델피아의 지휘봉을 잡은 닉 널스 감독이 바툼과 커빙턴을 얼마나 잘 활용할 지가 중요하다. 또한, 모리스가 지난 시즌의 부진과 이번 시즌 미출전을 뒤로 하고 보탬이 된다면, 트레이드의 명암을 좀 더 바꿀 만하다. 하든을 보낸 것을 고려하면 좋은 거래는 아닐 수 있다. 그러나 팀분위기를 추슬러야 했기에 속히 추진해야 했다. 필라델피아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사진 제공 = NBA Media Central
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considerate2@bask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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