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제 없이 혈구 3차원 고속촬영”

KAIST 오왕열 교수팀 기술 개발
이동중 혈구 초당 1450장 이미징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복잡한 혈관 구조 안에서 흐르는 혈구를 고속으로 영상화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KAIST는 기계공학과/KI헬스사이언스연구소 오왕열(사진) 교수 연구팀이 이 같은 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형광 조영제와 같은 외부 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넓은 3차원 영역에 복잡하게 분포돼 있는 다양한 혈관 내에 흐르는 혈구를 직접 고속으로 이미징 할 수 있어 주목 받고 있다. 초당 1450장의 이미지 획득이 가능하다.

오 교수 연구팀은 흐르는 혈구의 특성을 이용해 고안한 영상 처리 방법 개발을 통해 현미경 이미지로부터 흐르는 혈구만을 영상화하는 데 성공했다.

또 공간적으로 상관성이 없는 조명을 사용해 스페클 노이즈(반점 잡음)에 의해 혈구가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을 막았다. 속도가 빠르면서도 각 픽셀이 한 번에 획득할 수 있는 광량이 큰 카메라를 사용해 고속으로 생체 내 깊은 곳에 있는 흐르는 혈구까지 이미징 할 수 있게 했다.

오 교수는 “다양한 혈관 안의 혈류 속도, 단위 시간 당 흐르는 혈구 개수 등은 생체를 이용한 바이오메디컬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정보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많은 연구가 집중돼 왔다”며 “혈관 안에 다양한 속도로 흐르는 혈구를 직접 이미징 할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그런 영상 기기나 방법이 존재하지 않아 혈류 속도와 관련 있는 도플러 신호 등을 측정해 속도를 추산하거나, 혈장 혹은 일부 혈구를 형광 염색해 형광 현미경으로 이미징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새로 개발한 기술은 형광 조영제와 같은 아무런 물질을 생체에 주사하지 않고도, 여러 혈관 안에 흐르는 혈구만을 고속으로 직접 영상화할 수 있다”며 “사용이 매우 편리할 뿐 아니라 정확한 혈류역학 정보를 바로 얻어낼 수 있어, 연구 현장에서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강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KAIST 김경환 학생과 박현상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융합연구분야 선도 저널인 스몰(Small) 10월호에 게재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박세정 기자

sjpar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