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교실에서 직접 만든 게임…교육의 도구로 활용된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게임이 교육의 방해 요소라는 부정적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발상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교실 곳곳에서 학생들이 직접 만든 창작물로 게임의 교육적 활용 가능성을 입증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학생 우수 창작물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는 교육박람회와 시상식이 열려 현장을 살펴봤다.
학생들이 직접 만든 게임과 영상으로 교육의 가치 배운다
지난 10월 21일과 22일 이틀간, 경기미래교육캠퍼스(파주)에서 링크(LINK, Learning festa for Insightful New Kids) 페스타가 열렸다. 올해로 3회째 개최되는 이 행사는 현직 교사들이 직접 로봇과 소프트웨어, 게임 등 기술과 교육의 접목을 연구해 개발한 교구재로 미래 교육 청사진을 제시한 교육 박람회다. 초등컴퓨팅교사협회(ATC)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 한국로봇산업진흥원,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광운대학교가 주관했으며,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게임제작사 넥슨코리아·넥슨재단이 후원했다.
교사들이 에듀테크 기업과 협업해 개발한 소프트웨어와 AI 기반 로봇 교육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체험존을 비롯해 교육마술과 교육연극, 브릭으로 배우는 진로교육, 영어 뮤지컬, 자녀들을 위한 올바른 게임이용 교육 특강 등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다채로운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 가운데 코딩 교육을 이수한 학생들이 직접 만든 게임 중 우수작을 선발해 전시한 ‘교실 속 게임 리터러시 체험존’이 눈길을 끌었다.
교실 속 게임 리터러시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 초등컴퓨팅교사협회가 게임제작사 ‘넥슨’과 함께 게임 ‘메이플스토리 월드’를 기반으로 개발한 코딩교육 플랫폼으로 진행하는 교육 수업이다. 지난 5월부터 오는 11월까지 전국 초중고 1250학급, 3만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코딩 교육이 진행되며, 현재까지 2만5000여명의 학생이 블록 형식의 비쥬얼 프로그래밍 언어를 이용한 코딩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23년 9월 기준)했다.
이날 링크 페스타 관람객들은 교실 속 게임리터러시 체험존에 전시된 게임 속 미션들을 직접 수행하며 축제를 즐겼다. 이 게임들은 교실 속 게임리터러시를 통해 코딩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생들이 직접 만들었으며, 우수 게임을 선발하는 ‘2023 제1회 온라인 학생 게임창작 대회, ALL-PG’ 본상 수상작들이다. 모두가 함께하는 게임 프로그래밍(ALL-PG)을 주제로 지난 7월부터 대회에 도전한 전국 128학급 2126명이 창작한 게임 중 ▲기획 및 스토리 구성 ▲조작 및 편의성 ▲기술 및 구성력 ▲작품 완성도 ▲창의성을 심사 기준으로 고점을 받은 총 7팀의 창작물이 본상 수상작으로 선정, 링크 페스타 현장에서 관람객을 만났다.
최고상인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 2팀 (초등 1팀, 중등 1팀)은 링크 페스타 행사 당일에 선정됐다.
체험존에서 관람객이 어느 수상작에 더 호응하는지를 살피는 ‘호응도 가산점’이 최종 평가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행사 후 호응도를 종합해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이 선정됐으며, 이들에게는 100만원의 상금과 50만원의 지도교사 연구비가 지급된다.
선정 결과 ▲연천왕산초등학교(팀명 : 함빛들, 지도교사 : 오단비)와 ▲토현중학교(팀명 : 독수리 오형제, 지도교사 : 임현수)가 ‘2023 제1회 온라인 학생 게임창작 대회, ALL-PG’ 최고상인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을 수상했다.
먼저 초등 부문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을 수상한 경기 연천왕산초등학교 학생들은 ‘함빛들’이라는 팀을 구성해 코딩 교육 플랫폼으로 친구와 협동심을 기를 수 있는 ‘잃어버린 친구를 찾아줘!’ 게임을 만들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게임은 갈등이 생겨 뿔뿔이 흩어진 반 친구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풀고 미션을 해결하며 빠른 시간 안에 맵에서 탈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초등 부문 함빛들 팀을 지도한 오단비 교사(연천왕산초등학교 6학년 담임)는 “4개월간 게임을 만들면서 아이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고, 특히 코딩 교육으로 게임을 창조하는 아이들의 응용력이 돋보였다”며 “현재 코딩 교육 플랫폼(메이플스토리월드 에듀케이션)의 작동 방식이 다수가 모여 협동하는 것이 아닌 따로 따로 결과물을 모아 종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모든 학생이 동시에 작업할 수 있도록 개선하면, 더 많은 피드백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중등 부문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을 수상한 부산 토현중학교 학생들은 ‘독수리 오형제’라는 팀을 구성, ‘학생의 입장에서 만드는 시뮬레이션 게임’을 창작해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이 게임은 학생이 직접 게임 속 등장인물로 나와 여러 인물과 상호작용하며, 다양한 사건들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중등 부문 독수리 오형제 팀의 구성원인 부산 토현중학교 학생들은 “게임을 실행하기만 하다가 실제로 만들어 보니, 제작자들이 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오래 노력하고 협력하는지 알 수 있었다”며 “오랜 시간이 걸려 만든 게임을 직접 사람들이 즐기는 모습을 보니 보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교실 속 게임 리터러시 교육 사례 및 게임문화 조성을 위한 방안을 창의적인 영상으로 만들어낸 학생들을 위한 시간, ‘학생 영상 콘텐츠 공모전’ 시상식도 이어졌다.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전국 초중고 학생들이 총 104편의 영상을 제출, 이 중에서 심사를 거쳐 총 16편의 본선 진출작이 선정됐다. ▲완성도 ▲창의성 ▲주제와 내용의 연관성 ▲대중성을 기준으로 심사한 결과,▲경북 구미 사곡초등학교(작품 : ‘AOG’, 지도교사 : 차주혁)와 ▲경남 진주 경해여자고등학교(작품 : ‘힘숨친 폼 미쳤다’, 지도교사 : 김경환) 2팀이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인 탑크리에이터상을 수상했다.
경북 구미 사곡초등학교 작품인 ‘AOG(Advantages Of Game)’는 e스포츠가 아시안 게임 종목으로 채택될 만큼 중요한 영역으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는 점을 개선하고자, 게임의 장점을 알리는 내용으로 제작된 영상이다. 게임 속 세계는 또 하나의 세상이며, 이를 통해 다양한 영역을 간접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부각한 내용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경남 진주 경해여자고등학교 작품인 ‘힘숨친, 폼 미쳤다!’는 학교에서 게임을 통해 교우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한 영상을 1인칭 시점을 활용해 표현했다. 이 과정에서 인기곡인 영탁의 ‘폼 미쳤다’를 일부 장면에 사용해 친밀성과 접근성을 높여 고점을 받았다.
공모전을 주관한 초등컴퓨팅교사협회 강성현 협회장은 “학생들이 직접 만든 게임과 영상 창작물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어려운 작업을 거쳤을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순위와 상관없이 작품 하나하나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학생이 자신이 만든 게임을 해달라며 적극성을 보이는 모습에서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앞으로도 게임이 교육에 활용될 수 있다는 사례를 창작물로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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