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2034 월드컵 유치 ‘무혈입성’

허종호 기자 2023. 11. 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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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2034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유치전에서 '무혈입성'하게 됐다.

1일 오전(한국시간) FIFA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전날 마감한 2034년 월드컵 유치 신청에서 단독으로 접수했다.

FIFA는 지난달 4일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국가의 2034년 월드컵 유치 신청을 요청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곧바로 절차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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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개최포기로 사실상 확정
한·일-카타르 이어 亞 3번째
인권단체“스포츠 워싱”비난
FIFA회장“서방 비판 위선적”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왼쪽)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EPA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가 2034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유치전에서 ‘무혈입성’하게 됐다.

1일 오전(한국시간) FIFA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전날 마감한 2034년 월드컵 유치 신청에서 단독으로 접수했다. FIFA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자격 평가 서류를 분석, 해당 요건을 충족하면 2024년 4분기에 예정된 FIFA 총회에서 개최지를 확정할 예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2034년 월드컵을 유치하면 2002년 한국과 일본, 2022년 카타르에 이어 역대 3번째 아시아 개최국으로 등록된다.

2026년 월드컵은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이상 북미)에서 공동개최한다. 그리고 2030년 월드컵은 모로코(아프리카)와 스페인, 포르투갈(이상 유럽)이 공동으로 열고 월드컵 출범 100주년을 기념해 첫 대회가 열린 남미의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에서 1경기씩을 치른다. 이에 따라 2034년 월드컵은 ‘지역 안배’에 따라 북미와 남미, 아프리카, 유럽을 제외한 아시아와 오세아니아로 개최권이 넘어갔다. FIFA는 지난달 4일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국가의 2034년 월드컵 유치 신청을 요청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곧바로 절차에 착수했다. 그런데 사우디아라비아의 월드컵 유치를 놓고 우려의 시선이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인권 및 여성 권리 침해, 동성애 범죄화, 표현 자유 제한 등으로 지속해서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2018년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비판 인사로 유명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살해당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특히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왕세자 겸 총리는 훼손된 평판을 만회하기 위해 스포츠를 이용하는 소위 ‘스포츠워싱’을 펼친다고 비판을 받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사우디 프로리그 강화를 위해 유럽축구 스타선수를 대대적으로 영입했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유나이티드 인수했으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들을 데려와 설립한 LIV 골프인비테이셔널을 출범시켰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34년 월드컵 개최를 위해 최소 4만석 규모의 경기장을 적어도 14개 보유해야 한다. 2027년 AFC 아시안컵을 유치한 사우디아라비아는 이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여겨지나, 추가로 건설이 필요하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최근 성명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엔 1340만 명의 이주 노동자가 노동량과 열기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며 노조와 언론의 보호도 받지 못하는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면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경기장, 교통, 숙박 등 개최 인프라를 건설하는 사람들이 공포감을 가질 이유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카타르월드컵 역시 같은 문제에 시달렸다.

그러나 일각에선 스포츠 메가 이벤트를 개최하는 아시아, 특히 중동을 향한 서방의 비판적인 시선을 지적한다. 서방은 카타르월드컵에서도 인권 문제, 동성애 처벌, 이주노동자 처우를 문제로 삼았다. 당시 스위스 출신의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유럽국가가 아프리카 흑인 노예 등에게 자행한 인권유린을 생각하면 서방의 문제 제기는 위선적”이라며 “정말 인권에 관심이 있다면 카타르처럼 많은 노동자가 유럽으로 일하기 위해 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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