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커지는 은행 압박… ‘상생금융 시즌2’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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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은행 종노릇' 발언에 금융권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올해 초 대통령이 '은행은 공공재' '은행 돈 잔치' 등을 언급한 이후 금융당국이 금융사에 '상생금융'을 강하게 압박해 왔는데, 또다시 은행들을 향한 비판적 발언이 나오자 '상생금융 시즌2'가 도래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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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추가 상생 내놓을 듯
속으론 “정부 개입 지나치다”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 종노릇’ 발언에 금융권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올해 초 대통령이 ‘은행은 공공재’ ‘은행 돈 잔치’ 등을 언급한 이후 금융당국이 금융사에 ‘상생금융’을 강하게 압박해 왔는데, 또다시 은행들을 향한 비판적 발언이 나오자 ‘상생금융 시즌2’가 도래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일단 은행권은 조만간 추가 상생금융안을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보고 각 은행 단위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방안 검토에 나섰는데, “정부의 개입이 지나치다”라는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정부가 연일 은행권을 향해 적극적인 서민 금융 지원에 나서 달라고 요청하면서 각 은행들이 역할 분담에 대한 고민에 들어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지침이 아직 명확히 나오진 않았지만, 대통령의 발언을 봐서는 조만간 은행 차원에서 추가 방안을 내놔야 할 것 같다”면서 “곧 당국이나 은행연합회를 통해 구체적인 논의가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은행별로 소상공인·자영업자 이자 경감 등 관련 지원 방안 등의 자체적인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권에선 상생금융 시즌2가 이미 시작된 분위기라고 입을 모은다. 윤 대통령이 지난 2월 “은행은 공공재적 시스템” “은행의 돈 잔치(성과급)로 국민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하라” 등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이후, 은행권은 차주의 원금·이자 감면, 2금융권의 고금리 대출 대환, 수수료 면제 등 상생금융에 나선 바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내놓은 금융권의 상생금융 대책 규모는 총 1조1479억 원으로 8월 말까지 집행된 실적은 47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은행들은 표면적으로는 금융당국이 세부방침을 정하는 대로 서민 금융 지원 등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속내는 불편하다는 반응이다. 글로벌 시장 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발언은 시장 구조를 왜곡시키는 지나친 관치라는 지적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이 흑자를 냈다고 사회에 환원하면, 적자를 볼 때는 정부가 보전해 주는 것이냐”며 “연말부터는 은행들도 실적이 하락세에 접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있는데, 은행들도 부담이 크다”고 반문했다.
상생금융의 공적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온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초 은행권이 너무 많은 이익을 거두고 있다는 비판이 있어서 가산금리를 최대한 낮춰 마진을 줄이도록 노력했는데, 이제는 가계대출을 키웠다고 야단을 맞고 있다”며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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