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모처럼 메모리 가격 반등…"4분기 흐름 바뀐다"
범용 제품 수요 회복 지연에도, 고부가 판매 늘린 결과
4분기 들어 메모리 시장 완연한 '봄'…실적 개선 기대감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삼성전자의 지난 3분기(7~9월) 메모리 제품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며, 메모리 사업의 연내 흑자 전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수요 회복 지연 상황에서도 공격적인 감산과 고성능 메모리 판매 확대로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을 반전시켰다는 평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D램 사업이 4분기 흑자 전환을 예고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경쟁사보다 먼저 낸드 제품도 조기 가격 상승에 성공했다. 이 때문에 메모리칩 업황이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3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평균판매단가(ASP)는 전 분기 대비 상승세로 돌아섰다.
삼성전자는 전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3분기 D램 ASP가 한 자릿수 중반(퍼센트) 정도, 낸드의 경우 ASP는 3분기 한 자릿수 초반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를 감안하면 D램 가격은 5% 안팎, 낸드플래시 가격은 2~3% 정도 상승한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메모리칩의 ASP가 전 분기 대비 오른 것은 지난해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가격 상승세는 ▲HBM(고대역폭메모리) ▲DDR5 ▲LPDDR5x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일부 제품 판매단가 인상 영향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공급 과잉 우려가 컸던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글로벌 메모리 업계 빅3 중 가장 먼저 납품 가격이 바닥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아직 레거시(구형) 메모리 제품의 수요 회복은 더딘 상황이지만, 메모리 업계가 감산을 통해 재고 축소 노력을 지속 중인 만큼 메모리 업황의 전반적인 흐름이 기존과 달리 긍정적으로 바뀔 것으로 본다.
특히 제품 가격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고객사들이 미리 재고 확보에 나서려는 움직임까지 확인되고 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메모리 업황 저점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면서 부품 재고를 확보하기 위한 고객사 문의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재고 부담 지속에도…D램·낸드가격, 상승세 완연
삼성전자의 3분기 말 기준 재고자산은 55조2560억원으로, 지난 2분기 말 55조5048억원보다 0.4% 감소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에도 의미 있는 규모의 재고자산 평가손실 충당금을 추가로 쌓았다고 밝혔다.
이 평가충당금은 창고에 쌓인 재고자산의 가치를 평가한 결과, 제조원가 아래로 떨어졌을 때 이를 회계상 손실로 기록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2조766억원, 2분기 5365억원의 충당금을 쌓은 데 이어 3분기에도 작지 않은 규모의 손실을 쌓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오는 4분기 이후 메모리 가격이 본격적으로 반등을 시작하면, 실적 개선과 동시에 이 재고자산 평가손실은 환입이 이뤄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인 'DDR4 1Gx8 2133MHz' 고정거래가격은 지난달 31일 기준 1.5달러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15.4% 증가했다.
고정거래 가격은 메모리 업체들이 고객사에 대량 납품할 때 가격으로 주기별로 가격 협상을 벌여 결정한다. 이 제품의 고정거래가격이 상승한 것은 지난 2021년 7월30일 이후 2년3개월 만이다. 낸드 메모리카드·USB용 범용 제품 '128Gb 16Gx8 MLC'도 지난달 고정거래가격이 전월 대비 1.59% 올랐다. D램과 마찬가지로 2년3개월 만에 상승세다.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 적자 탈출 언제쯤
이미 D램 사업의 경우, 재고평가손실 등의 변수가 있지만 이번 4분기(10~12월) 흑자 전환이 가능할 수 있다. 이후에도 HBM, DDR5 등 고성능 제품 판매 비중이 확대되며 흑자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아직 흑자 전환까지 시일이 걸릴 수 있지만, 4분기에도 제품 가격이 큰 폭 인상되며 적자 규모를 줄여나갈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3분기 2조4336억원 영업이익을 올리며 '조 단위' 이익 회복에 성공한 데 이어, 4분기 영업이익도 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본다. 이어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도 내년 2분기 중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는 기대가 들린다.
김록호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IT 수요 회복을 언급하긴 어렵지만, 업계 전반적인 재고 축소로 인해 D램과 낸드 모두 가격 하락이 멈춘 부분은 메모리 업황의 방향성을 보여준다"며 "향후에도 이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돼 메모리 업황의 방향성 및 업체들의 실적 개선 가시성은 충분히 확보됐다"고 말했다.
채민숙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2024년부터 메모리와 선단 파운드리, 첨단패키징의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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