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ERA 15.00 태너, NC 상대 피OPS 0.862 고영표··· 의문부호 속 PO 3차전 선발 대결

심진용 기자 2023. 11. 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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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로 나서는 NC 태너 털리(왼쪽)와 KT 고영표. 정지윤 선임기자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는 NC와 막다른 골목까지 몰린 KT가 2일 창원NC파크에서 2023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을 치른다. NC는 좌완 태너 털리, KT는 국내 에이스 고영표를 선발로 예고했다. 태너도, 고영표도 크고 작은 의문부호가 뒤따른다. 양 팀의 총력전이 예상된다.

NC 태너는 혹독한 가을을 맛보고 있다. 앞서 2차례 포스트시즌 등판에서 모두 난타를 당했다. 지난 19일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4이닝 5실점, 25일 SSG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2이닝 5실점을 했다. 정규시즌 11차례 등판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던졌던 그가 포스트시즌에서는 2경기 연속 조기 강판을 당했다. 도합 6이닝 10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이 15.00이다.

슬라이더가 제 위력을 내지 못하고 있다. 와일드카드전 피안타 6개 중 4개가 슬라이더였고, 그중 3개가 장타였다. 준플레이오프에선 어쩔 수 없이 직구 비중을 늘렸지만, 역시 통하지 않았다. 최정에게 던진 141㎞ 직구가 만루홈런으로 연결됐다.

태너가 KT 타선을 버텨내려면 결국 슬라이더가 살아야 한다. 강인권 NC 감독은 “슬라이더가 정타를 계속 맞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희망적인 요소를 찾자면, 좌투수인 태너가 시즌 중에는 오히려 우타자 상대로 성적이 더 좋았다는 점이다. 우타자 상대 피OPS 0.586, 좌타자 상대 0.656을 기록했다. KT 타선이 우타 일색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기분 나쁘지 않은 숫자다.

NC는 3차전까지 이기면 2020년 한국시리즈 3연승까지 더해 포스트시즌 10연승으로 신기록을 세운다. 1987~1988시즌 해태가 세운 9연승 기록을 뛰어넘는다. 2000년 현대가 기록한 단일 포스트시즌 7연승 기록과도 어깨를 나란히 한다. 한국시리즈에서 LG와 힘싸움을 벌이기 위해서라도 플레이오프 3연승으로 최대한 체력을 아끼고 싶은 NC다.

KT 고영표는 정규시즌 NC 상대로 4차례 등판해 2승 1패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했다. 2승을 올렸지만, 지표가 좋지는 않다. 피안타율이 0.343, 피OPS가 0.862다. 고영표가 올 시즌 가장 고전했던 팀 중 하나가 NC다. 박민우에게 13타수 9안타, 박건우에게 13타수 8안타를 맞았다.

그럼에도 고영표가 NC 상대로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건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 덕분이었다. 고비마다 땅볼을 유도하며 병살타 등으로 실점을 막았다. 지난 8월 12일 NC전이 대표적인 사례다. 안타 13개를 맞고, 삼진은 1개밖에 잡지 못했지만 7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플러스(QS+·7이닝 3자책 이하) 피칭을 했다. 병살타 2개로 위기를 면했다.

다만 고영표의 땅볼 유도 능력이 빛을 보기 위해서는 수비의 도움 또한 뒷받침돼야 한다. 지난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KT 내야진은 실책 3개로 흔들렸다.

팀의 운명을 짊어진 고영표가 승리해야 할 ‘특별한 이유’도 있다. 이날은 지난해 얻은 아들 차민군의 첫 생일이다. 고영표는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던지겠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불펜 싸움에서는 KT가 일단 우위로 보인다. NC 필승조 김영규, 류진욱의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 김영규는 플레이오프 2차전 접전에서 마운드 위에 오르지도 못했다. 강인권 감독은 “구속 저하가 눈에 보여서, 어떻게든 김영규는 등판시키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KT는 손동현이 눈에 띈다. 이강철 KT 감독이 “공이 좋다”고 칭찬한 투수다. 불펜 핵심 박영현도 여전하다. 손동현과 박영현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각각 2이닝씩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마무리 김재윤은 1차례 등판도 하지 않았다. 잔뜩 힘을 비축한 채 3차전을 준비하고 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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