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변동성 2배 추종 ETF도 출시…FT "한국 개인 투자자 급증"
미국 자산운용사들이 테슬라, 엔비디아 등 단일 종목으로 구성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지수 수익률을 몇 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이를 최대한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각광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개별 기업 이름만 붙여 투자 범위를 좁힌 레버리지 ETF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모닝스타 데이터에 따르면 작년에 단일 주식 추종 ETF가 처음 등장한 이후 현재까지 미국에서는 총 17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30개의 단일 종목 ETF가 운영되고 있다. 레버리지 ETF는 단일 종목 ETF보다는 역사가 오래된 상품으로 현재 미국에서 690억달러 규모로 거래되고 있다.
렉스셰어즈, 터틀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지난달 초 테슬라와 엔비디아의 변동성 주식에 베팅할 수 있는 레버리지 ETF 4종을 출시했다. '티렉스 2배 롱 테슬라 ETF'(TSLT)는 테슬라의 당일 등락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테슬라 주가가 상승세를 탈 때 레버리지 효과로 수익률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반면 '티렉스 2배 인버스 테슬라 ETF'(TSLZ)는 하락장에서 2배 수익률을 지급하는 인버스 ETF다. 두 자산운용사는 엔비디아에 대해서도 똑같은 구조의 상품을 선보였다. 터틀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매튜 터틀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날마다 비슷한 상품이 나오고, 거래 규모도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문서에 따르면 해당 상품들은 대형 금융기관과의 스왑(교환) 계약을 통해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확보하고, 목표 수준의 레버리지를 유지하기 위해 매일 장 마감 시간에 리밸런싱(재조정)을 실시할 계획이다. 테슬라와 엔비디아는 올해 가장 주목을 받으면서도 변동성이 큰 주식으로 꼽힌다. 테슬라는 하루에만 10% 이상 급등락한 거래일수가 올들어 속출했고, 엔비디아는 지난 5월 하루에 24%나 급등한 적도 있다.
최근까지 테슬라와 엔비디아 주가를 1.5~1.75배 추종하는 상품들이 인기를 누리자 추종 폭을 조금 더 확대한 상품이 등장한 것이다.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1.5배'(TSLL)에 투자된 총 자산은 올해 초 1억달러를 밑돌았다가 9월에 10억달러를 돌파한 뒤 현재 7억달러 가량에 운용되고 있다. 올해 들어 TSLL 수익률은 115%다. '그라나이트셰어즈 1.5배 롱 엔비디아 ETF'(NVDL)의 자산 규모도 작년 말 출시된 뒤 현재 2억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수익률은 현재까지 300% 가량이다.
일각에서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인기를 끄는 배경에 대해 '포모(FOMO)' 현상을 거론하고 있다. 포모란 홀로 낙오될 것이란 공포 심리를 의미하는 말로, 지난해 말부터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기술주 주가가 치솟음에 따라 상승장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는 매수세가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FT는 "최근 특히 한국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ETF에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SEC의 자문기관은 지난 6월 "레버리지 ETF와 단일 주식 ETF는 기능적으로 전통적인 ETF와 동일한 상품이 아니다"며 "이로 인해 투자자 혼란을 야기하고 배당금과 위험성 등 파생상품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는 자기 주도 투자자들로 인한 불필요한 자본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SEC는 8월 성명에서 "단일 주식 레버리지 ETF는 개별 주식의 가격 변동 효과를 증폭시키기 때문에 이 펀드를 보유하는 투자자는 기초 주식 자체를 보유하는 투자자보다 훨씬 더 큰 변동성과 위험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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