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26㎞ 카트 끌며 4만보”…숨진 코스트코 노동자, 산재 인정

이틀째 폭염특보가 내려진 지난 6월 코스트코 하남점 야외주차장에서 냉방기기 없이 일하던 중 사망한 김동호씨 생전 모습 [사진 = SBS 보도 갈무리]

지난 여름 폭염 속에서 쇼핑카트 관리 업무를 하던 중 쓰러져 숨진 코스트코 노동자 김동호씨(29) 측이 산업재해를 인정받았다.

근로복지공단 성남지사는 김씨에 대해 산재 승인 통지를 했다고 1일 밝혔다.

앞서 김씨는 지난 6월 19일 코스트코 하남점 주차장에서 카트 및 주차관리 업무를 하던 중 갑자기 쓰러졌다. 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안타깝게 숨을 거뒀다.

김씨 유족은 “아들이 오후 12시에 출근해서 1시간 연장근무까지 하면서 오후 10시에 끝났다”면서 “10시까지 4만3000보, 26㎞를 무거운 철책 카트를 끌고 다니면서 작업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당시 주차장에는 별도의 냉방 시설이나 온습도를 체크할 온도계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 유족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등은 김씨가 무더위 속에 무리한 작업에 내몰려 사망했다며 지난 8월 22일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신청을 했다.

사망 당시 병원 측이 발급한 최초 진단서에는 사인이 ‘폐색전증’이었다. 그러나 이후 발급된 최종 사망원인 진단서에는 사인이 ‘폐색전증 및 온열에 의한 과도한 탈수’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동희 노무사는 “적절한 인력배치, 휴게시간 보장 등 노동자에 대한 기본적 조치가 있었다면 사망은 막을 수 있었다”면서 “코스트코 코리아가 유족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숨진 김씨와는 별개로 이번 사고에 중대재해처벌법 등 관련 법규 위반사항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