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2034 월드컵 개최 사실상 확정…‘스포츠 워싱’ 우려

이준희 2023. 11. 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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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가 2034 월드컵 개최국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1일(한국시각)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시아에서 2034년 월드컵이 열릴 예정"이라며 "건설적인 대화와 광범위한 협의를 거쳐 6개 대륙 연맹이 모두 참여하는 국제축구연맹 평의회를 통해 유치국이 결정됐다"고 했다.

2034년에 열릴 월드컵 개최에 유치 의향을 밝힌 국가 중 유일하게 남은 후보가 사우디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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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카타르 이어 중동서 두번째
2022 카타르월드컵 트로피. 로이터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가 2034 월드컵 개최국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1일(한국시각)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시아에서 2034년 월드컵이 열릴 예정”이라며 “건설적인 대화와 광범위한 협의를 거쳐 6개 대륙 연맹이 모두 참여하는 국제축구연맹 평의회를 통해 유치국이 결정됐다”고 했다.

인판티노 회장이 언급한 아시아는 사우디를 의미한다. 2034년에 열릴 월드컵 개최에 유치 의향을 밝힌 국가 중 유일하게 남은 후보가 사우디이기 때문이다. 이로써 2022 카타르월드컵에 이어 중동 국가가 12년 만에 다시 월드컵을 열게 됐다. 아시아에선 세 번째 개최다.

우려도 있다. 사우디는 카타르와 마찬가지로 각종 인권 문제로 비판을 받는 곳이다. 특히 사우디는 최근 축구·골프를 비롯한 각종 스포츠에 막대한 투자를 하면서 ‘스포츠 워싱’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인권·정치 문제를 스포츠로 덮으려고 시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은 오히려 사우디 쪽에 힘을 실었다. 국제축구연맹은 앞서 2030년 월드컵이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우루과이-아르헨티나-파라과이 등 유럽과 남미에 걸쳐 열릴 것이라고 밝히면서, 2034년 대회는 아시아·오세아니아 국가에서 열겠다고 했다.

발표 직후 사우디는 2034 월드컵 개최 의사를 밝혔다. 오스트레일리아(호주)와 인도네시아 등이 공동 개최를 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유치 신청 마감(10월31일)까지는 일정이 너무 빠듯했다. 월드컵 개최 신청을 위해서는 4만명 이상 수용 가능한 구장 14개가 필요하고, 최소 4개는 기존 구장이어야 한다. 사우디는 2027년 아시안컵 개최를 위해 이미 경기장을 4개 이상 확보했다. 반면 호주와 인도네시아는 축구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했다. 결국 이들은 월드컵 개최를 포기했다.

브라질 축구 스타 네이마르(알힐랄)가 지난 8월 사우디아라비아 알힐랄 입단을 위해 사우디 리야드에 있는 킹칼리드국제공항에 입국하고 있다. 리야드/AP 연합뉴스

사우디에서 월드컵이 열린다면, 축구계 판도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사우디는 이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 네이마르(알힐랄) 등 대형 스타를 영입하며 축구계 큰손으로 떠올랐다. 여기에 월드컵까지 성공적으로 개최한다면, 새로운 축구 중심지로 부상할 수 있다. 단순히 월드컵만 개최했던 카타르와는 상황이 다르다.

동시에 스포츠 워싱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는 영국 가디언에 “국제축구연맹은 개최국이 인권 정책을 어떻게 준수할 것인지 명확히 해야 하고, 심각한 인권 위협이 확실하게 해결되지 않을 경우 입찰 과정을 중단할 준비도 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사우디가 2034년 대회를 개최한다면, 이 대회 역시 카타르 때처럼 겨울에 열릴 가능성이 있다. 카타르월드컵은 무더운 현지 날씨 때문에 11∼12월에 걸쳐 열렸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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