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활용 ‘아이돌봄서비스’, 노인 일자리와 연계한다면 효과 배가”
"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이제 부모만이 아니라 우리사회가 함께 아이를 키운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안동시가 경로당을 이용해 방과 후 아동돌봄서비스 사업을 전국 최초로 시행한 것도 이런 노력 중 하나입니다.”
“청년들이 결혼해 아이 낳고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안동을 만들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권기창 안동시장은 31일 이렇게 답했다.
권 시장이 강조한 ‘아이돌봄서비스’는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비어 있는 경로당에 전문 인력인 돌봄 교사를 파견해 부모 없이 이 시간을 보내야 하는 아이들을 돌봐주는 서비스다. 이를 위해 경로당 시설 개선은 물론 상해보험 가입 등으로 부모들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돌봄 환경도 조성했다.
권 시장은 “안동은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26%가 넘는 초고령사회다. 경로당을 활용해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지 않고 안전한 돌봄이 가능하고 노인일자리와 연계한다면 효과는 배가 될 것”이라며 “현재 시범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만큼 부족한 점 등을 보완해 더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동시가 내세운 목표인 ‘아이 낳고 키우고 싶은 안동’을 만들기 위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있나
“출산과 양육의 사회적 지원 강화를 위해 아이를 낳은 가정에 출산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조례에 근거해 첫째아이 때는 10만원, 둘째 아이는 20만원, 셋째 아이 이상의 경우 매월 30만원씩 2년간 지급하고 있다. 또 아이가 태어난 것을 축하하는 마음으로 50만원, 출산 후 1년 이상 안동시에서 살 경우 첫돌을 축하하는 마음을 담아 50만원을 더 드리고 있다. 셋째 이상 아이의 경우는 다자녀로 분류해 건강보험료도 지원하고 있다. 반가운 소식은 내년부터 둘째아이부터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이 확대된다는 점이다. 둘째 이상의 자녀도 다자녀로 인정해주도록 다자녀 지원 조례가 개정돼 내년부터는 적용돼 건강보험료 지원 혜택을 보는 가정이 더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안동맘(MOM) 출산꾸러미 지원 사업을 통해 지역에 6개월 이상 주소를 둔 가정에서 둘째아이 이상을 출산하면 유축기, 유아 이불세트, 보행기, 카시트 등 15만 원 상당의 출산용품을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자녀가 많은 수록 물 사용도 많을 수밖에 없어 이에 대한 지원도 하고 있다. 다자녀 상수도요금 감면 혜택을 출산가정까지 확대해 자녀가 만 24개월이 될 때까지 가정용 상수도 요금을 월 15㎥까지 전액 감면하고 있다. 아이를 갖고 싶어도 힘이 드는 ‘난임 부부 시술비 지원 사업’도 하고 있다. 체외수정과 인공수정 시술비, 약제비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난해부터는 정부지원 횟수를 모두 사용한 이들을 대상으로 다섯 차례 시술 비용을 추가 지원하고 있다.”
-아이 키우기 편한 안동을 위한 다양한 공약을 내놨다. 임기 2년차인데 얼마나 실천하고 있는가.
“보육교사 1인당 아동비율 낮추기, 어린이 24시간 돌봄 서비스 추진 등을 공약했다. 우선 ‘보육교사 1인당 아동비율 낮추기’는 ‘만 0세 반’ 보육교사가 담당하는 아동 수를 줄일 수 있도록 이들에 대한 인건비를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12개월이 안된 아이들의 경우 다른 나이 대에 비해 개인별 발달차가 크고, 집중 돌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만 0세 반’의 보육교사 1명이 담당하는 아이를 3명에서 2명으로 줄일 수 있도록 올해 1월부터 신규 채용하는 보육교사에 대한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는 경북도내에서 안동이 처음으로 시작한 사업이다. 보육교사를 늘려 이들의 업무 부담을 줄여주면 부모는 아이들이 보다 안전하게 보육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돌이 안 지난 아이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 ‘어린이 24시간 돌봄 서비스’는 맞벌이 등으로 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황이 생기는 경우 아이돌보미가 집으로 찾아가 돌봐주는 서비스다. 만 12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24시간 중 원하는 시간에 신청하면 상시 또는 일시적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돌봄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이 낳는 것을 걱정하지 않기 위해서는 젊은 부모에게 양질의 일자리도 필요하다. 이에 대한 대책은
“청년들이 안동에 정착해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정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런 것들이 직접적인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가시적인 성과를 낸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당장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천천히 한걸음씩 앞으로 나가고 있다. 이미 예비창업자와 스타트업, 1인 창조기업의 사업화를 지원해 다양한 분야의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지역 주력 산업인 바이오·백신·헴프(대마) 산업 육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역소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 특화산업 인재 양성, 작지만 강한 지역 기업 육성을 목표로 안동형 일자리사업을 추진했다. 그 결과 기존에 있던 기업과 창업 기업 356사를 지원해 인력 양성 832명, 지역기업 인턴프로그램 지원 156명, 청년 취업과 창업 251건의 성과를 냈다. 또 올해 3월에는
국토교통부 신규 국가산업단지에 안동 바이오 생명 국가산업단지가 후보지로 선정됐고, 보건복지부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 후보지에도 확정돼 글로벌 바이오산업 중심 도시로 나아갈 새 동력을 얻었다. 그런 바탕을 토대로 백신산업 전문 인력 양성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관련 기업 유치와 인재 양성에 더 힘을 쏟으면 좋을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중앙정부 권한 중 안동시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우리 안동 시민들의 염원인 ‘국립의과대학 유치’가 가장 우선이다. 수도권과 지방의 의료불평등은 심각한 상황이다. 국립의과대학은 지역 의료 불평등 해소와 시민들의 건강권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아이를 낳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강하게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의사 수, 공공병원 설치률 모두 전국 평균 이하인 의료취약지에 국립의과대학은 모든 시민들의 염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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