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패권 시대 우리말] ⑬풀어드립니다…5G·6G·오픈랜
[편집자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기상 재해 등 과학기술과 관련된 이슈가 지속적으로 불거지고 있습니다. 우주개발, 양자컴퓨팅, 챗GPT 등 첨단 과학기술도 어느새 피부로 체감할 정도로 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국가전략기술을 선정하고 과학기술 중심의 패권 경쟁을 선도하겠다고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알려지는 다양한 전문용어는 국민들이 편하게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어렵습니다. 동아사이언스는 국어문화원연합회와 수년째 과학기술, 의학 용어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를 높이는 방안을 찾는 기획을 진행했습니다. 올해는 정부가 의지를 보이고 있는 국가전략기술 관련 용어들을 들여다보고 국민들의 세금이 투입되는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기획을 진행합니다.
차세대 통신 육성은 정부의 ‘12대 국가전략기술’ 프로젝트의 하나다. 좀 더 빠른 속도와 넓은 대역폭으로 더욱 속도감 있게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게 되면, 데이터 처리 효율과 에너지 효율 등을 높일 수 있다. 사물인터넷(loT), 스마트시티, 원격의료, 자율주행 등 응용 분야에도 반드시 필요한 기술로 국내 경제 성장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 디지털 격차 감소 등의 효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정부가 육성하고자 하는 차세대 통신 세부 중점 기술은 다음과 같다.
● 5G 고도화
2019년 국내 통신업계는 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5G’를 선보였다. 하지만 5G 속도가 소비자들의 기대에 못 미치면서 정부는 5G 전국망 고도화 사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실현하려면 5G 이동통신 기지국을 늘리고 주요 시설망 구축 작업을 통해 수신환경을 향상시키는 인프라 개선이 선행적으로 시행돼야 한다.
실내 접속이 원활하도록 인빌딩 수신 환경을 개선하는 서비스 품질 향상 작업 등도 진행해야 한다. 대역폭을 넓혀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하고, 데이터 보안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도 과제다. 무선통신은 전력 소모가 큰 만큼 인공지능(AI) 등을 이용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찾고 관련 네트워크 관리 기술을 육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 6G
2030년쯤 상용화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5G 다음 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다. 6G는 지상 기지국 구축과 함께 저궤도 위성 등 인공위성을 기지국으로 활용하게 된다. 이는 해상, 항공, 오지 등 이동통신 서비스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거나 불가한 지역에서의 통신을 가능케 한다.
이동통신에 광범위한 AI를 적용해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환경 또한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5G 대비 10배 이상의 빠른 속도와 종단간 지연 시간 감소, 보안기술 강화, 에너지 효율 증가 등이 실현될 것으로 예상되며 전 세계 주요 국가 및 기업들이 이미 연구를 시작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적극적인 육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스마트 공장, 의료, 자동차 산업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초정밀 센싱 기능과 통신을 결합한 기술 개발 또한 필요하다.
● 오픈랜
오픈랜은 ‘개방형 무선 접속망’을 의미한다. 랜(무선 접속망)은 제조사마다 자체 규격으로 장치를 연동하고 있어 제조사가 다른 장치끼리는 호환이 불가능하다. 오픈랜이 실현되면 기지국 장비 간 연동 프로토콜과 인터페이스 규격 표준화로 서로 다른 기지국 장비끼리도 연동이 가능해진다. 이는 기존 랜의 폐쇄성을 탈피해 여러 제조사 장비를 조합해 네트워크를 최적화하고, 제조사 간 경쟁으로 서비스 시장이 더욱 다채롭게 성장할 수 있는 전략이 된다.
● 고효율 5G·6G 통신부품
5G와 6G의 네트워크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여러 혁신적인 통신부품들이 필요하다. 이러한 부품들을 통해 데이터를 보다 안정적으로 전송하고 연결 밀도를 높이고 지연 시간은 줄이고 에너지 효율은 높일 수 있다.
기존의 안테나 기술은 스마트폰과 기지국에서 강하게 신호를 전달할 수 있는 제어 기술에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전파 진행 경로를 제어하는 기술 등을 통해 보다 넓은 범위에서 안정적으로 연결을 가능케 할 수 있다. 통신 속도는 높이고 전력 소모는 줄이는 반도체 기술, 높은 대역폭과 긴 거리에서 안정적인 통신을 가능케 하는 광통신 기술, 간섭 제거·빔포밍 등을 포함한 더 나은 송수신을 위한 신호 처리 기술, 보안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퀀텀 기술 등을 적용할 수 있는 통신부품들이 성능 향상을 가능케 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육성 필요하다.
● 5G·6G 위성통신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이 적용되면 기존 위성통신 대비 데이터 전송 속도가 크게 향상되며 지구 대부분의 지역에서 고속의 안정적인 통신이 가능해지게 된다. 자연재해 발생 시, 지상 기지국은 손상될 수 있지만 지구 저궤도를 도는 위성은 통신이 유지돼 긴급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다.
지상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의 인터넷 접근성을 높일 수 있으며 지상 기반 통신보다 데이터 보안과 안전성이 높다는 점에서 육성이 필요한 차세대 통신 분야로 꼽히고 있다. 미래에는 비행기 내 대규모 인터넷, 도심교통항공(UAM), 드론, 해상·오지, 재난재해, 미래국방 통신 등 서비스 확장을 위한 지상과 위성의 통합 협력 통신이 필요하다.
김일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이동통신연구본부장은 “통신 네트워크의 경쟁력이 산업의 혁신을 좌우하는 척도가 되면서 기술 선점을 위한 선도국들의 투자가 확대되는 등 국가 간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지속적인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차세대 통신을 육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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