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겨울?' 2034 월드컵, 사우디 아라비아 개최 유력…호주 입찰 포기
[포포투=김환]
사우디 아라비아의 2034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개최가 유력해졌다.
영국 ‘디 애슬레틱’은 1일(한국시간) “사우디 아라비아가 2034 월드컵 개최지로 확정되는 변환점에 있다. 대회 개최에 관심을 표하고 경쟁한 유일한 국가는 호주였다. 그러나 화요일 아침, 호주가 대회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확인됐다. 사우디 아라비아가 이 정도 규모의 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처음이다”라고 전했다.
결국 사우디는 유일한 개최 후보지로 확정됐다. 호주 측은 “우리는 FIFA 월드컵 개최를 위해 입찰 기회를 모색했지만, 모든 요소를 고려한 결과 2034년 월드컵 개최에 입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FIFA는 마감 시한이 지나도록 추가 입찰자가 나오지 않아 사우디를 유일한 개최 후보지로 확정했다. 호주는 2026년 여자 아시안컵과 2029년 클럽 월드컵 개최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드컵 개최는 사우디의 국가적인 목표다. ‘디 애슬레틱’은 “사우디의 국가 목표는 ‘비전 2030’을 중심으로 묶여 있다. 이는 사우디를 세계에 개방하는 독특하고 혁신적인 경제 및 사회 개혁의 청사진으로 설명되며, 사우디는 이를 통해 석유와 가스에서 벗어나 수익 구조를 다각화해 장기적으로 보다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한다는 아이디어를 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우디의 원래 계획은 2030년 월드컵 유치였다. 그러나 이집트 및 그리스와 협력하던 사우디는 FIFA가 2022 카타르 월드컵 이후 8년 이내에 중동 국가에서 월드컵을 개최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2034년 단독 개최를 결정했다”라고 했다.
축구, 즉 스포츠는 사우디가 계획한 국가적 사업의 일환이다. 사우디가 축구를 활용해 수익이 나오는 구멍을 만들려는 의도는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수의 사우디 클럽들은 거액의 계약금과 주급을 약속하며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수집하듯 영입했다. 선수들을 보유한 클럽들도 사우디 구단들의 막대한 제안에 선수들을 넘길 수밖에 없었다. 사우디 리그를 최고의 리그로 만들겠다는 움직임이었다.
사우디축구연맹(SAFF)의 야세르 알 미세할 회장은 “2023 월드컵은 사우디의 발전을 확인하고, 사우디의 문화를 경험하고, 역사의 일부가 되도록 세계를 초청하는 행사다”라고 설명했다.
사우디는 이미 2023 FIFA 클럽 월드컵과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개최지로 확정됐다. 또한 일본, 우즈베키스탄, 인도 등도 AFC 특별 회의에서 사우디의 입찰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디 애슬레틱’도 “사우디는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 아래에서 스포츠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사우디 국부 펀드(PIF)가 프리미어리그(PL)의 뉴캐슬 유나이티드 인수한 것과 LIV 골프 투어를 지원하고, 포뮬러 1(F1) 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계약을 체결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라며 사우디가 스포츠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고 했다.
지아니 인판티노 회장도 2034 월드컵이 사우디에서 열린다고 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복수 매체들의 보도가 나온 뒤 자신의 SNS를 통해 “지구상에서 가장 큰 쇼(월드컵)는 2026년 캐나다, 멕시코, 미국에서 열린다. 다음 두 차례 월드컵은 아프리카(모로코)와 유럽(포르투갈, 스페인)에서 개최되며, 남미(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에서 3경기가 치러진다. 2034년 월드컵은 사우디에서 열린다”라고 했다.
사우디 월드컵 개최가 확정된다면 선수들과 팬들은 지난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다시 한번 겨울 월드컵을 준비해야 한다. 카타르 월드컵은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겨울에 열린 월드컵이었다. 2034 사우디 월드컵은 두 번째 겨울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한 비판이나 논란들도 감수해야 한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이 열리는 시기에 맞춰 선수들이 일정을 소화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많은 선수들이 부상을 당해 월드컵 출전이 좌절되기도 했다. 또한 카타르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인권에 관심이 적은 중동 국가가 노동자들의 인권을 챙기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었다. 중동에서 열리는 두 번째 월드컵이자 역사상 두 번째 겨울 월드컵이 될 수 있는 만큼 사우디는 확실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카타르와 같은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 포포투(https://www.fourfourtw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포포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