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끈끈해진 정의선·구광모 `모빌리티 동맹`… 이번엔 SW 협력

LG전자, 웹OS 공급 협약 체결
현대차, 2024년형 GV80 첫도입
차량 내 엔터 기능 협력 논의

정의선(왼쪽)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2020년 6월 충북 청주시 LG화학 오창공장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LG그룹 제공>

권해영(왼쪽부터) 현대차·기아 상무와 은석현 LG전자 부사장, 토니 아치봉 유튜브 글로벌 프로덕트 파트너십 총괄 매니징 디렉터가 3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 투 캘리포니아 플라자에서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고객경험 제공을 위한 협력을 논의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LG전자 제공.

미래 모빌리티에 그룹의 미래를 걸고 있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이번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손을 잡았다.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고 있는 두 그룹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전장부품에 이어 소프트웨어까지 전방위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현대차와 LG전자는 2024년형 제네시스 GV80과 GV80 쿠페 신모델에 차량용 웹OS 콘텐츠 플랫폼을 적용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급하는 협약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현대차와 LG전자, 유튜브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 투 캘리포니아 플라자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웹OS는 2억대에 달하는 LG 스마트 TV를 구동하는 운영체제다. 세 회사는 유튜브 전용 앱을 차량용 웹OS에 접목해 차량 내 최적화된 시청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신형 GV80의 경우 내비게이션 화면은 물론 후석 스마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에서도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유튜브를 시청할 수 있게 된다. 후석 스마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의 경우 운행 중에도 상시 시청이 가능하다.

권해영 현대차·기아 상무는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차 안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은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기반의 기술적 발전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은석현 LG전자 부사장은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전장 솔루션을 계속해서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이번 협력은 현대차그룹과 LG그룹 간의 모빌리티 협력이 한층 더 끈끈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두 그룹은 현재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고 있으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비롯한 다양한 전장부품에서도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으로 현대차의 경우 차량용 소프트웨어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고, LG전자는 웹OS 플랫폼의 장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었다는 점에서 상호 '윈-윈'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최근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왓챠, 웨이브, 'U+모바일tv 등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차 안에서 감상할 수 있는 '시네마' 기능을 적용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유럽 판매 전기차에 삼성SDI의 배터리를 처음 탑재하기로 하는 등 LG뿐 아니라 삼성, SK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과도 모빌리티 협력 관계를 맺는 등 모빌리티 연대를 확장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2020년 5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난 데 이어 같은 해 6월에는 구 회장과도 단독 회동을 했으며, 이후 미래 모빌리티 사업과 관련한 다양한 성과를 만들어 냈다.

한편 맥킨지의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모빌리티 시장은 2017년 4400조원에서 2030년에는 8700조원으로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