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늦추지 마라"···美 산불 키우는 '악마의 바람' 뭐길래

캘리포니아 남부 4000명 대피령
샌타애나 강풍 영향···올가을 첫 피해

[서울경제]

미국 서남부 내륙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이 일명 ‘악마의 바람’으로 불리는 샌타애나 강풍을 타고 확산해 주민 약 4000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3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 카운티 소방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2시 45분께 하일랜즈 도로와 아구앙가 목장 주변에서 화재가 발생해 이날 오후까지 서남쪽으로 확산 중이다.

이 불은 밤새 이어져 이날 오전 5시 45분 기준으로 여의도 면적(2.9㎢)의 3배 정도인 총 2200에이커(8.9㎢) 면적을 태웠다. 이 지역의 건물 3채가 소실됐고, 다른 6채가 일부 파손됐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당국은 피해 지역 주변의 1139가구, 약 4000명에게 대피를 명령했다.

아울러 약 500가구의 1700명에게 추가적인 대피 경고를 발령했다. 대피 경고의 경우 반드시 집에서 나와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피하는 것이 권장된다.

당국은 인근에 있는 고등학교에 임시 대피소를 마련했다.

화재가 발생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 당국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산불은 건조한 기후에서 발생해 강풍을 타고 빠르게 확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통상 미국 서남부에서는 가을이 되면 내륙 산지에서 형성된 고기압이 태평양 연안 방향으로 흘러 내려가면서 건조한 강풍이 분다. 이에 종종 대규모 산불이 일어난다.

이 계절성 돌풍은 ‘샌타애나’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종종 허리케인급 속도로 부는 데다 국지적인 바람 방향을 예측하기가 어려워 '악마의 바람'으로 불리기도 한다.

기상청은 이 지역에 내려진 강풍주의보가 이날 오후 8시께 해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화재 현장에는 300여명의 소방관이 투입돼 진화 작업을 벌이는 중이다.

소방국 대변인 매기 클라인 데 라 로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오늘 우리의 목표는 지상에 있는 수백 명의 소방관뿐만 아니라 우리가 보유한 모든 항공기를 사용하는 것"이라며 "주민들은 계속해서 경계를 늦추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차민주 인턴기자 mj01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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